[엠브레인 리포트] 소비자트렌드 ❹ - 광고
[엠브레인 리포트] 소비자트렌드 ❹ - 광고
  • 이기수 기자
  • 입력 2014-05-19 13:23
  • 승인 2014.05.19 13:23
  • 호수 1046
  • 3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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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아진 PPL(간접광고) 피곤하다

“광고 본 경험이 실제 제품 구매에 영향” 51.3%

[일요서울 | 이기수 기자] 광고의 홍수시대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좋은 슈퍼볼 결승전 광고요금은 10초에 1억원이 넘는다. 그럼에도 1년 전에 예약을 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가격에 상관없이 골든타임에 나가길 원하는 기업이 줄을 서있다는 얘기다.

요즘 드라마나 쇼 프로그램을 시청하다가 유독 눈에 띄는 특정 제품이나 브랜드를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대개는 PPL(간접광고) 광고 상품일 가능성이 크다.

최근 방송법 시행령 개정과 함께 드라마나 영화에 상품이나 브랜드를 노출시키는 PPL광고가 합법적으로 허용되면서, 모자이크나 청테이프를 사용하는 대신 상품을 드러내놓고 보여주는 것이 일반적인 흐름이 되고 있다. 화면상에서 아예 대놓고 상품을 보여주는 것이다.

▲ <뉴시스>

엄청난 제작비 PPL 의존도 심화

PPL은 영어 ‘products in placement'의 줄임말로, 영화나 드라마의 소품으로 등장하는 상품을 뜻한다. PPL 광고는 이러한 소품을 특정 회사의 제품으로 대체함으로써 회사 측에서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높일 수 있고, 영화사 측에서는 영화 제작에 들어가는 협찬금이나 협찬상품을 제공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광고 형태는 브랜드명이나 협찬 업체의 이미지 등을 노출시켜 관객이나 시청자들이 무의식 중에 해당 업체의 제품에 대해 호의적인 이미지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형태를 취한다. 즉 영화나 드라마 속에 자사의 제품을 노출시켜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요즘 웬만한 드라마나 쇼프로그램에는 이런 간접광고가 많게는 수십개씩 따라 붙는다.

특히 시청률 높은 주말 드라마의 경우 주인공들이 입는 옷부터 타고 다니는 자동차, 먹는 음식과 마시는 음료, 주류 등 간접광고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특히 얼마 전 최고의 시청률을 올리며 인기를 누렸던 모 주말 드라마의 경우 특정 레스토랑에서 아예 촬영을 진행하기도 했다. 레스토랑의 실내분위기, 음식, 집기류와 주방전경, 종업원 유니폼, 간판등을 포함한 브랜드 이미지 등이 여과없이 그대로 안방 시청자들에게 전달된 것이다.

PPL 광고는 사실 방송사와 기업의 이해관계가 서로 잘 맞아 떨어져 파생된 상품이다. 방송사와 제작사는 점차 늘어나는 프로그램 제작비를 충당하기 위해 광고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데, PPL광고 수익을 통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보는 프로그램에 자사의 제품과 브랜드가 노출되는 것을 마다할 리 없다. 또한 우리의 일상을 다루다 보면 다양한 제품과 브랜드들이 등장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문제는 상업적인 색채를 띨 수 밖에 없는 PPL 광고로 인해 프로그램 시청과 몰입에 방해를 받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물론 뿌옇게 처리한 모자이크 화면보다야 낫겠지만, 제품홍보를 위해 인위적으로 연출된 장면들은 오히려 거부감을 심어줄 수도 있다.

리서치회사인 ‘엠브레인’ 이 전국의 만 19~49세 성인남녀 9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PPL 광고 인지자의 58.4%가 ‘특정 PPL 제품을 기억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기억에 남아있다’는 응답(38.2%)까지 더한다면 대다수의 기억 속에 PPL제품들의 잔상이 남는 것이다.

PPL광고의 호감도 면에서는 인색하다. 전체의 23.1%만이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PPL광고에 호감이 있다고 응답했는데, 이는 2011년에 조사한 호감도(39.3%)에 비해서 상당히 떨어진 수치다. 결국 광고노출이 빈번해지다 보니 시청자들이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PPL 광고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평가(동의율)면에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지배적이다.

가장 많이 지적한 것은 ‘과도한 PPL 로 인해 드라마나 프로그램 몰입에 방해가 된다’(71.6%) 는 평가고, ‘PPL 광고로 인해 프로그램이 협찬업체의 제품홍보의 장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61.8%) 는 의견과 ‘좋은 PPL 광고로 인식되기 위해서는 되도록 노출이 적어야 한다’(42.6%) 는 지적도 많았다. 이밖에 ‘노골적인 상품 노출광고로 소비자들이 순수하게 내용을 볼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36.4%) 라는 의견도 나왔다.

PPL 호감도 23.1% 피로감 느끼고 있는 듯

PPL 광고를 본 경험이 실제 제품 구매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응답자의 51.3% 가 ‘PPL 광고가 제품구매에 영향을 끼쳤다’ 고 응답해 잦은 광고로 인한 호감도 하락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에게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PPL 광고를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프로그램으로는(중복응답) 드라마/시트콤이 83.8%로 가장 많았고 ▲연예/오락/음악 프로그램이 54.9% ▲극장상영 영화가 32.5% ▲TV 상영 영화 31.1% ▲스포츠뉴스/중계 방송이 16.0% 순으로 조사됐다.

한편 PPL 광고가 산업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인식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TV프로그램 내의 PPL은 해외수출 시 한국 상품과 해당기업의 홍보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응답이 61.8%에 달했다.

o-ing58@ilyoseoul.co.kr

이기수 기자 o-ing58@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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