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이지혜 기자] KBS에 이어 MBC도 “참담하고 부끄럽다”며 스스로 반성하고 나섰다. MBC 보도국 30기 이하 기자 121명은 지난 12일 오전 사내 게시판에 “지난주 MBC 뉴스데스크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을 모욕하고 비난했다. 그들을 훈계하며 조급한 비애국적 세력으로 몰아갔다”며 반성글을 올렸다.
앞서 7일 박상후 MBC 전국부장은 뉴스데스크에서 사망한 잠수부에 관한 보도를 전하며 “조급증에 걸린 우리 사회가 왜 잠수부를 빨리 투입하지 않느냐며 그를 떠민 건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잠수부 사망 책임을 실종자 가족에게 떠넘긴 것으로 해석할 수 있어서 논란이 일었다. 박 전국부장은 지난 8일 KBS 간부들이 합동분향소를 찾았다가 유족들의 항의를 받은 사실을 알고 “뭐 하러 거길 조문가. 차라리 잘됐어. 관심을 가져주지 말아야 돼 그런 X들은”이라고 막말을 한 사실이 알려졌다. 또 지난달 25일에는 김장겸 MBC 보도국장이 실종자 가족들에 대해 “완전 깡패네. 유족 맞아요?”라고 말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같은 MBC보도국 간부들의 막말이 알려지자 MBC 안팎에서 비판이 제기됐다. 결국 MBC 보도 기자들이 사과 성명을 올렸다. 이들은 성명문을 통해 “MBC는 이번 참사에서 보도의 기본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못해 국민들에게 큰 혼란과 불신을 안겨줬다”며 사과했다. 또 “사실을 신성시하는 저널리즘의 기본부터 다시 바로잡겠다. MBC가 언론 본연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맞설 것이며, 기자 정신과 양심을 결코 저버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MBC 간부 측에서는 해당 발언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또 지난 14일 보도국 소속 기자 2명을 경인지사로 발령내며 ‘보복인사’논란에 휩싸였다.
MBC기자회는 “지극히 비상식적인 작금의 인사횡포는 결국 MBC 뉴스의 침몰을 가속화 할 뿐”이라고 반발했으며 MBC노조 역시 “당장 이번 인사 조치를 철회하라”고 나섰다.
언론단체들의 세월호 보도 반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방송3사가 잃어버린 신뢰 회복을 되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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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혜 기자 jhook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