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미니총선’ 7·30 재보선 대진표
김문수·손학규·정동영 ‘잠룡’들 빅매치 관심
여, 서울에만 오세훈·김문수·김황식 등 거론…경기도는 ‘인물난’
야, ‘동작-김포-서대문-수원’ 등 손학규·정동영·김두관 천정배
[일요서울 | 박형남 기자] 현역 국회의원들이 6·4 지방선거에 다수 차출된 가운데 7월 30일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의 판이 커졌다. 지금까지 확정된 선거구는 서울 동작, 경기 김포, 수원 병·정, 충북 충주, 대전 대덕, 부산 해운대·기장갑, 울산 남구을,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광주 광산을으로 총 10곳.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보선이 확정된 경기 평택을, 경기 수원을 2곳을 비롯해 서울 서대문을, 충남 서산·태안, 전남 나주, 전남 순천·곡성 등이 6월 30일까지 당선 무효형을 받는 의원이 나온다면 재보선 지역으로 확정돼 총 16곳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더구나 세월호 침몰 참사로 패색이 짙은 새누리당은 현역 의원 7명까지 대거 차출되면서 과반수 의석(300석 기준 151석)이 무너졌다. 156석에서 149석으로 의석수가 줄었던 것. 게다가 의원직 상실 2명을 제외한 298석을 기준으로 잡아도 과반의석을 넘지 못한다. 따라서 재보선을 통한 과반 의석 확보를 위한 묘수를 찾으려 하고 있다. 반면, 야권은 ‘정권 심판론’을 앞세워 지방선거와 재보선을 계기로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문수 경기지사, 손학규 전 대표 등 거물급 정치인들이 후보군으로 오르내리고 있어 빅 매치 성사 여부가 ‘핫 이슈’로 떠오른 상태다. 7월 재보선 주요 격전지와 물망에 오르내리는 ‘후보’들의 면면을 미리 짚어봤다.
오는 7·30 재보선에서 가장 큰 관심지역으로 일찌감치 급부상한 곳은 서울이다. 서울의 경우 서대문을이 재보선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고, 동작을은 정몽준 의원이 서울시장에 차출되면서 공석이 됐다. 특히 서울이 주목받는 이유는 재보선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지역까지 거물급 인사들의 출마설이 꾸준히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김문수 vs 孫·鄭 동작을
실제 새누리당에선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참여했던 이혜훈 최고위원과 김황식 전 총리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이 최고위원은 1월 동작구로 이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동작을 출마설이 나돌았고, 김 전 총리는 “당에서 예우를 해줘야 한다”는 차원에서 동작을 출마 얘기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거론되고 있다. 차기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김 지사는 국회에 교두보를 확보하는 것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인지도가 높은 오세훈 전 시장은 페루에서 도시환경 자문을 맡아 활동하며 정치권과 거리를 뒀지만 재보선을 통해 정치적 재개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그 지역 역시 서울 동작을이 될 수 있다. 이 외에도 나경원 전 의원도 출마 예상자로 거명되고 있다.
하지만 서울 서대문을이 재보선 지역으로 확정될 경우 동작을을 노리는 김문수 경기지사, 김황식 전 총리 등 거물급 인사들이 동작을에서 서대문을로 유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서울지역에서 펼쳐지는 재보선의 경우 여당에선 거물급 인사들이 대거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작 후보로 거론되는 당사자들은 “지방선거 결과와 선거구도 등을 지켜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으나 무너진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기 위해선 거물급 차출이 불가피하다는 게 여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야권은 여당의 과반 의석을 무너뜨리고 주도권을 잡겠다는 각오다. 때문에 손학규·정동영 상임고문, 김두관 전 지사가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안철수 진영의 금태섭 대변인, 이계안 최고위원이 거론되고 있는 터라 야권에서는 ‘후보 선정’에 고심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다. 야당은 그간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5:5 지분 요구로 잡음이 많았다. 게다가 안철수 의원이 7월 재보선에서 당내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측근 인사를 대거 심어야 한다는 점에서 안철수 진영과 구민주계 간의 공천 갈등이 또 다시 수면위로 올라올 것으로 관측된다.
경기에서는 유정복 전 장관이 인천시장 선거에 차출되면서 공석이 된 김포에서 보궐 선거가 치러진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 캠프에 몸담고 있는 임종석 전 의원과 김두관 전 지사 차출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아직 뚜렷한 후보가 없는 새누리당은 국가인권위원회의 상임 인권위원 유영하 변호사가 거론되고 있다.
또 경기 수원은 지사 선거에 출마한 새누리당 남경필 의원(수원병)과 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 의원(수원정), 그리고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새정치민주연합 신장용 전 의원(수원을) 지역구에서 보궐 선거가 치러진다. 4개 중 3곳에서 보궐선거가 치러져 ‘미니 총선’으로 불린다. 여야로선 수원 지역 재보궐 선거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서울지역 전략공천 얘기가 나오고 있는 손학규 전 지사와 천정배 전 의원이 오르내리고 있고, 새누리당에선 비례대표인 김상민 의원 등이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거론되고 있다.
경기 평택에는 임태희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재보선에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임 전 비서실장은 경기 평택 출마를 위해 적극 나섰던 터다. 그는 “당이 지방선거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ㆍ보궐 선거를 거론하는 것이 조심스럽고 지금은 희망 정도인 단계”라고 말하기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정장선 전 의원이 출마를 고려 중이다. 3선의 정 전 의원이 불출마 선언 후 2년 동안 떠나 있던 자리에 복귀를 위해 보궐선거 출마가 점쳐지는 것. 또 평택출신의 이계안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당내 공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울산에는 김기현 의원이 울산시장으로 차출되면서 재보궐 선거가 치러진다. 남구을에는 박맹우 울산시장이 강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또 충북도지사 후보인 윤진식 의원의 충주시는 이종배 충주시장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두 지역은 현직 시장이 재보선을 위해 사임하면서 ‘국회의원-시장 빅딜’ 이라는 이슈가 논란이 되고 있다.
안철수계 호남 공략
서병수 의원이 부산시장 후보로 선출되면서 공석이 된 부산 해운대·기장갑에는 친박계인 새누리당 김세현 전 미래희망연대 사무총장, 현기환·이종혁 전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이 외에 석동현 전 부산지검장이 자천타천으로 유력한 후보군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의 경우 호남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안철수 진영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안철수 측에서는 이번 지방선거 광역단체장에 광주시장만 후보를 내고 전패했다. 특히 윤장현 광주시장 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당내 공천 갈등이 극대화되면서 “안철수 대표는 당을 떠나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이런 상황에서 당내 기반이 없는 안 의원 측은 호남 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낙연 의원이 전남도지사로 차출되면서 공석이 된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에는 전남도지사 선거에서 패배한 이석형 전 군수과 김효석 전 의원 등 안철수 진영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다. 이 외에 이개호 전 전남도부지사도 손꼽힌다.
또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전남 나주·화순 지역에서는 안철수 진영에선 정기남 전 신당추진단 정무기획분과위원 출마자가 예상된다. 이 외에 전남 순천에서는 안철수계 구승희 변호사가 출마 예상자로 알려진 가운데 이들의 공천 여부도 최대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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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남 기자 7122love@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