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크게 늘었지만 행복하지 않아
소득 크게 늘었지만 행복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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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4-10-25 09:00
  • 승인 2004.10.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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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정신적 풍요와 물적 풍부가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전세계 그 누구보다도 금전욕이 강한 중국인들. 그런데 1949년 신중국의 건국과 더불어 사리사욕을 추구할 수 없는 나라에서 살게 된다. 그렇다면 사회주의 국가 중국의 오늘을 살아가는 중국인들은 과연 금전과 행복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중국의 <상하이 뉴스> 와 <차이나 데일리>가 이와 관련한 보도를 내보낸 바 있어 이들을 중심으로 간단히 알아보도록 한다. 먼저 차이나 데일리지에 의하면 개혁개방이후 약 20년간 중국인들의 소득은 무려 10배 가량 증가했지만 중국인들이 느끼는 행복지수는 별다른 개선이 없는 것 같다고 한다.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 베이징대학의 심리학과 왕뎅펭 교수는 “급변하는 외부 사회 변화에 채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고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에 의하면 많은 중국인들은 스스로를 상품진열대의 상품처럼 느끼고 있으며 자신들도 맥도널드나 코카콜라와 같이 가장 잘 팔리는 상품이 되길 원한다고 한다. 즉 대다수 중국인들은 개혁개방이후 수 없이 접해 온 성공비화속에 자신을 비춰보며 자신들도 그들처럼 돼야 한다는 성공의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생활수준이 10배나 향상된 지금도 자신들의 생활에 만족하지 못한 채 심리적으로 붕 떠있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급격한 변화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도 초래, 중국인들은 중국인 특유의 ‘만만디(慢慢地)’ 전통과는 거리가 먼 새로운 유형의 생활을 보내게 되었다고 한다. 다시 말해 장기적 안목하에 꾸준히 다져나가는 태도보다는 목전의 이익에만 급급, 충동적 행동까지 서슴지 않게 되었다는 것인데 왕교수는 사회적 불확실성이 증대하고 물질숭배사상이 유입되면서 비정상적인 일탈현상이 급증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처벌을 엄하게 하면 할 수록 줄어들기는 커녕 오히려 대담하게 늘기만 하는 부정부패가 그 전형적인 예라는 것이다.

한편 중국인 가운데 사회적 박탈감을 가장 많이 느끼고 있는 계층은 다름아닌 사회주의 중국의 주역이어야 할 농민들이다. 하루에 몇 천만원 짜리 술자리가 계속되고 있는 반면, 다른 한 켠에서는 하루살이도 벅찬 농민들이 생활고로 목숨을 끊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커져만 가는 이들의 불만과 사회에 대한 적개심에 반해 지금의 중국에는 이를 해소시켜 줄만한 마땅한 출구가 없다는 점이다. 우리는 이렇게 느슨해지고 있는 거대한 인간 화약고와 이웃하며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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