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길 카풀 조심하세요”
“귀향길 카풀 조심하세요”
  • 김현진 
  • 입력 2004-10-01 09:00
  • 승인 2004.10.0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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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연휴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귀성길의 교통 체증이다. 더욱이 혼자 귀성길에 오른 사람들에게 긴 여정은 지루하기 짝이 없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혹은 차표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제공되는 ‘카풀 사이트’. 그러나 편리하게 사용되어야 할 이 사이트들이 불법행위의 장이 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제 차는 싼타페구요, 운전은 잘 한답니다. 추석 때 광주 또는 담양에서 서울까지 제 차량으로 같이 가실분은 연락주세요. 참고적으로 저는 신분이 확실하구요, 분담금 또는 차비는 없어도 됩니다. 정말루요.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여성분이면 더 좋구요. 제 핸폰은 xxx-xxx-xxxx입니다. 빨리 연락주세요!!” 대부분 이런 식으로 글을 남긴다.

또 다른 카풀 사이트에 20대 후반이라고 밝힌 남자는 “광주에 함께 갈 여성 구함. 기름값, 숙박비 모든 비용 부담” 이라며 속내를 드러냈다.이런 노골적 표현은 비단 남성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이모(25)양은 카풀 게시판 ‘태워 주세요’난에 “추석 때 부산 가시는 분 함께 가요. 제가 음료수와 간식 쏠게요. 회사원이고요, 몸매를 비롯한 상태 good입니다. 후회 안하실 겁니다”라며 적극적인 글을 남겼다. 2~3년 전부터 인터넷으로 국내 여행 파트너와 바캉스 파트너를 구하던 풍속도가 귀성·귀경길에까지 확산됐다.

지난 설 연휴 때 카풀을 했다는 직장인 이모(23)씨는 “이전에는 고속도로가 막히면 짜증이 났는데, 카풀을 통해 여성과 동행한 덕에 지루하지 않게 고향까지 갈 수 있었다”고 전하는 반면, 부정적인 측면을 지적하는 사람도 많았다. 회사원 한모(28·여)씨는 “한 카풀 사이트의 ‘함께 고향 갈 분’이라는 대화방에서 만난 한 남성의 말투가 수상쩍어 카풀을 포기하고 버스를 타고 내려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모(21·여)씨 역시 “지난 설 연휴 때 카풀을 이용했다가 남자가 하도 치근거려 중간에 내리려고 했는데 고속도로라서 어쩔 수 없었다”며 “그후로 다시는 카풀을 이용하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김현진  kideye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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