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 술시중 등 극단적 퇴폐영업
알몸 술시중 등 극단적 퇴폐영업
  • 김재윤 
  • 입력 2004-09-21 09:00
  • 승인 2004.09.2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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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가에 은밀히 카페 열고 가출 여중생 둘 고용 손님과 즉석 성관계 등 강요여주인, 호객행위 위해 매일밤 동네 서성이다가 수상히 여긴 주민 신고로 덜미주택가도 퇴폐영업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주택가에 비밀 술집을 차려 놓고 각종 변태영업을 일삼던 업주가 경찰에 구속됐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도대체 어떻게 애들을 교육시키느냐”며 “전국이 온통 술집으로 변모하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술집문화’와 ‘매춘문화’에 익숙해져 있다는 얘기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지난 3일, 지난해 12월부터 올 7월까지 약 8개월간에 걸쳐 서울 영등포구 대림 2동 주택가에서 여중생들에게 알몸 술시중 등 각종 퇴폐행위를 시키고 현장에서 성관계까지 갖도록 강요한 혐의로 무허가 유흥업소 업주 등 일당을 검거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구청에서 유흥업소 영업허가를 받지 않은 채 주택으로 위장해 영업을 계속해온 것으로 드러났다.서울 구로경찰서에 따르면 업소 주인 유모(48·여)씨와 동업자 한모(40·여)씨는 주택으로 위장한 소규모 카페를 차려놓고 미성년자를 고용, 성매매를 알선해왔다.또한 브로커 김모(51·남)씨는 유모씨 등 일당에게 미성년자를 소개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는 또 다방이나 유흥업소에 불법으로 여성인력을 공급해왔는데 카페주인 유모씨가 다방을 운영하던 시절부터 여성 공급책으로 알고 지냈던 사이다.유씨 일당이 브로커 김씨로부터 중학생 나모(16)양과 조모(16)양을 소개받은 것은 지난해 12월. 브로커 김씨는 업주 유씨에게 70만원 가량의 빚을 지고 있었다.

이에 여중생들을 소개시켜주는 대가로 부채를 탕감받기로 했다.광명의 모 호프집에서 서빙 아르바이트를 하다 여중생들을 알게 된 김씨는 “한 달에 100만원을 줄테니 술시중만 들면 된다” 며 여중생들을 유혹한 것으로 알려졌다.유씨 일당은 자신들의 정체가 탄로날 것을 감안, 두 여중생들과 모녀지간인 것처럼 행세해왔다. 유동인구가 많은 아침시간 여중생들은 교복을 입고 등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영업행위 역시 은밀하면서도 조직적으로 이루어졌다. 이들은 맨투맨 방식으로 은밀하게 호객행위를 해왔으며 여러 손님을 받기보다는 한, 두 손님에게 거액의 바가지를 씌우는 행태로 영업을 해왔다.‘한 탕’의 대상은 심야에 술에 만취한 남성들이었다. 유씨 일당은 만취한 남성들만을 골라 호객행위를 한 뒤 가게문을 걸어 잠그고 불을 끈 채 은밀하게 영업을 해왔다.

유씨 일당은 여중생들에게 알몸으로 술시중을 들게 하며 퇴폐 행위를 강요했다. 그리고 손님들과는 반드시 성관계를 갖도록 요구했다. 술자리 즉석 성관계는 5만원, 인근 모텔로 이동하는 소위 ‘2차’ 화대는 20만원으로 책정했고 그 중 절반은 상납하도록 했다.또, 유씨 일당은 손님들이 맥주 한 상자(20병)를 시키도록 유도할 때마다 여중생들에게 성과급으로 5만원씩을 주기로 약속했다. 여중생들은 성과급을 벌기 위해 ‘옷벗기 가위바위보’라는 게임을 해왔다. 가위바위보가 어느정도 진행돼 전라의 상태가 되면 여중생들은 자신들과 손님들의 은밀한 곳에 맥주를 들어붓기도 하고 계곡주를 따라준다며 맥주 소비를 유도했다. 맥주는 단가를 높이기 위해 작은 사이즈만을 취급했다.이렇게 해서 벌어들인 수입은 손님 한 사람당 최소 50만원에서 최대 200만원까지. 불경기로 인해 유흥업계가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짭잘한’ 수입이다.

주택가라는 새로운 ‘틈새시장’을 개척해서 성공한 셈이다.그러나 유씨 일당의 비밀영업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야심한 시각 호객행위를 위해 서성이는 유씨를 수상하게 여긴 동네 주민의 신고로 덜미가 잡힌 것이다. 아직 이들이 다른 장소에 ‘분점’을 개설했거나 여중생들의 화대를 갈취한 혐의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불경기로 영업이 어려워진 홍등가 업주들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 주택가까지 진출하고 있어 유씨 일당 이외에 다른 조직이 있는지, 다른 업소가 있는지 추적할 계획” 이라며 “유씨 일당에 대해서도 추가범죄 혐의를 찾기 위해 타 지역까지 수사를 확대해 나갈 계획” 이라고 말했다.

김재윤  yoonihooray@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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