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아들·딸에 며느리까지 특채되기도
석박사·변호사·세무사·의사 전문가 출신
국회 보좌진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높아지자 보좌진을 꿈꾸거나 실제로 도전하려는 젊은이들이 부쩍 늘어났다. 최근 보좌진은 전문직업군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일반기업,금융기관은 물론 공기업,공공기관, 연구원 등의 신분과 정년보장과 함께 상당한 대우를 받는 안정적인 직장을 박차고 보좌진에 도전하고 있다. 경쟁률도 치열하다. 석·박사는 물론 해외유학파, 변호사,노무사,회계사,세무사 등 소위 스펙(Specification의 준말)이 좋은 젊은이들도 몰려들고 있다.
보좌진에 도전하는 사람들의 경력과 직업군도 다양하다. 대학생·대학원생, 직장인에다가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출신, 변호사, 회계사, 언론사 기자 등도 상당하다. 반대로 민간기업으로 스카웃돼 가는 보좌진들도 많다. 그만큼 최근 보좌진이 사회적으로도 인기직업임을 실감한다. 억대 연봉을 제시해 가며 팀장급 혹은 임원급으로 선발해 가는 기업들이 많다. 보좌진 출신 가운데 민간으로 이직한 후 능력을 발휘해 빠르게 임원이 된 경우도 많다. 정책능력에다가 정무·기획능력이 뛰어나고 대인관계가 원만하기 때문이다.
보좌관 출신 가운데는 새로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경우도 많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돼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역사대하드라마 ‘정도전’의 작가도 보좌관 출신이다. 한편 현실정치에 입문하는 보좌진들도 상당하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시장·군수, 지방의회에 후보자로 직접 나서는 보좌관 출신들도 꽤나 많다. 보좌진 출신들이 대통령 선거때는 각 캠프의 핵심참모를 맡아 능력을 발휘했다. 대통령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했거나 청와대 행정관과 비서관, 장관정책보좌관으로 발탁돼 국정운영의 실무부서에서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이처럼 전문직업군으로 자리잡은 보좌진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길이 있는지, 어떤 방법과 절차로 선발하고,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보좌진을 꿈꾸는 사람들은 궁금해 한다. 과거에는 보좌진은 대부분 특채방식이었다. 정치권 주변인사들의 천거를 통해 채용되기 일쑤였다.
총선때 선거를 도와주던 인사나 지구당의 간부, 지역유지의 자녀 혹은 이들이 천거하는 인사들이 보좌진이 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심지어 보좌진들이 친인척들로 채워지던 시절도 있었다.
비록 일부이기는 했으나 아들과 딸 등 자녀는 물론 형제, 친인척, 심지어 며느리까지 보좌진으로 등록하던 때도 있었다. 많은 비판이 뒤따랐다 그러다가 13대 국회시절부터 의원회관과 보좌진의 풍속도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여소야대 정국이 되고나서 국정감사가 부활되고, 청문회와 상임위원회 활동이 본격화되자 당시 학생운동과 민주화운동에 앞장서던 소위 운동권 출신들이 보좌진으로 대거 의원회관에 들어왔다. 가치를 중시하고 사회정의 등을 주창하던 경력때문인지 이전의 보좌진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대단한 열정으로 꼬박 날밤을 세워가며 자료를 분석해 모시는 도하 신문의 지면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보좌진의 역할을 정책중심으로 변화시켜 놓았다. 보좌진의 위상을 바꿔놓은 것이다. 하지만 당시에도 보좌진의 입문루트는 여전히 주변인사들이 천거하는 형식이 주류였다.
하지만 시대가 변해가는 만큼 보좌진의 채용방식도 변해갔다. 지난 2000년, 16대 국회가 들어서면서부터 국회 채용방식도 주변인사의 추천·천거방식이 아닌 공개채용방식이 늘어갔다. 19대 국회시절인 현재는 70-80% 이상이 공개채용 형태로 뽑고 있다. 물론 선거준비나 지역구 민원,조직관리를 맡아서 지역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1-2명의 4급 보좌관, 5급 비서관 등 일부 보좌진은 공채보다는 여전히 지역이나 주변인사의 천거로 채용되는 경우가 많다. 선거때부터 운전겸무를 하는 수행비서도 마찬가지다. 수석보좌관이나 정책업무를 총괄하는 4급 보좌관, 5급 비서관, 정책과 입법실무를 하는 6급 비서 등의 경우에는 대부분이 공채방식으로 채용하는 것이 정착되었다. 회계,일정,행정업무를 맡고 있는 9급 비서의 경우도 공채로 채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만큼 보좌진의 문턱이 낮아졌다는 의미다. 보좌진은 나이제한이 없다. 지역이나 학력,성별 등 각종 차별도 없다. 오직 실력과 평판으로 선발되고, 직위를 유지할 수 있다. 다만 경쟁률이 치열하다보니 젊은이들의 도전이 늘었다. 보좌진 도전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경력직 보좌진의 경우, 실력만큼이나 의원회관내에서 평판도 중요한 채용요건이다.
현재 의원실마다 별정직 4급상당의 보좌관 2명, 5급상당의 비서관 2명에다가 6급,7급,9급 비서 각 1명씩 등 7명의 정식 보좌진을 배정된다. 추가로 인턴비서도 2명씩 배정된다. 개별 의원실마다 직급과 직위에 따라 하는 일과 업무가 다르다. 일부는 의원회관이 아닌 지역구 사무소에 배치돼 근무한다. 모든 보좌진들이 정책업무만 하는 게 아니라 민원도 접수받고, 홍보업무도 하고, 조직관리 등 정무적인 보좌업무한다.
따라서 자신의 능력과 적성, 성향 등에 따라 적절한 해당분야 보좌진을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 행정비서를 희망할 경우 회계업무와 일정관리 등 비서업무를 익히며 준비하는게 필요하다. 민원 및 조직관리를 할 경우 적극적인 성격과 친화력,추진력을 갖추고 있는게 수월하다. 4급 보좌관, 5급 비서관, 6급 비서 등은 의원실마다 사정이 다르겠지만 의정활동 보좌업무 가운데 주로 정책업무을 맡고 있다. 비례대표 의원실과 지역구 출신 의원실과는 보좌진 역할에 있어 다소 차이가 있다.
보좌진 공개채용은 수시로 채용공고가 난다. 주로 총선이 끝나고 국회 원구성이 되기 직전까지 2-3개월간에 집중적으로 채용된다다. 임기 4년간 상임위원회가 변경되거나 보좌진에 공석이 발생할 경우 수시로 채용공고가 뜬다. 국회 홈페이지(www.assembly.go.kr) 알릴마당 ‘의원실 채용코너’에 공고가 올라온다. 보좌진에서 여비서,인턴까지 공개채용 모집공고를 게시한다. 공고문이 뜨면 통상 1,500명 전후가 조회하고 있다. 그만큼 수요가 많다는 것이다. 직급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최소 50대, 최대 100대 1 이상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응모자격 요건으로는 공무원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 보좌진은 별정직 공무원 신분이기 때문이다. 외국어 능력보다는 경제·재정·법률분야의 지식이 많은게 유리하다. 정책보좌를 하는 보좌진의 경우 작문실력,법제능력,정책분석,예산결산 분석능력을 갖추고 있는게 좋다. 어느정도의 기초지식 정도만 있어도 가능하다. 정책능력이 없다면 수행비서나 정무보좌진, 인턴 등을 준비하거나 경험하는게 좋다. 필기시험 절차는 거의 없다. 간혹 특정한 현안이나 주제를 주고 간단한 리포트 정도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작문실력 및 정책능력 여부를 판단위한 것으로 짐작된다.
현재 장기근속중인 보좌진들도 채용공고를 보고 응시해 서류전형과 면접과정을 거쳐 채용된다. 보좌진에 도전하려는 사람은 평상시 꾸준히 글쓰기와 신문읽기를 하는 게 좋다. 갑자기 작문실력과 법제능력, 정책분석, 예산결산분석 능력이 향상될 수는 없다. 지식과 경험을 쌓아야 한다. 통상적으로 서류전형과 면접과정을 통해 선발하기 때문에 가장 모집공고문에서 요구하는 것은 이력서와 자개소개서다. 깔끔하게 작성하는 게 중요하다.
이력서에는 학력과 경력, 자격증, 컴퓨터와 외국어 수준, 가족관계 등이 한눈에 잘 들어올 정도로 정리하는게 좋다. 연락처와 이메일은 필수다. 짧은 경력까지 포함해 지나치게 너무 장황하게 늘어놓는 것은 좋지 않다.
자기소개서 작성도 중요하다. 왜 보좌진이 되려고 하는지 지원동기, 보좌진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자신의 강점과 능력, 포부 등도 깔끔하게 정리해 두는게 좋다. 작문실력을 간접적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최근 보좌진이 되려는 젊은이들이 늘어만큼 경쟁률도 함께 치열해져 의원실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4급보좌관, 5급 비서관의 경우 경력자를 우대하는 경향이 많다. 따라서 보좌진 경험이 없는 경우 하급직인 6·7·9급 비서나 인턴직에 응모해 어느 정도라도 경험을 쌓는게 좋다. 그 이후에 상급직위에 승급을 노리거나 도전해 보는게 좋다. 몇번의 응모에 실패해 낙담하기 보다는 현직 보좌진이나 선후배들에게 조언을 듣는 것도 필요하다. (계속)
<김현목 보좌관>

김현목 보좌관 ily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