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출 됐을뿐 구조작업 독점한 것 아냐”
“차출 됐을뿐 구조작업 독점한 것 아냐”
  • 오두환 기자
  • 입력 2014-05-12 09:56
  • 승인 2014.05.12 09:56
  • 호수 1045
  • 1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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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딘 인양작업 포기 선언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세월호 구조작업의 중심축이었던 언딘이 구조작업이 끝나면 인양작업에는 손대지 않고 현장에서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언딘은 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후 청해진해운과 세월호 구난.구호 용역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서상으로는 불가항력적이거나 쌍방이 합의한 경우에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언딘은 국민들을 비롯해 언론에서 언딘에 대한 불신이 큰 만큼 더 이상 오해받을 행보를 보이지 않겠다는 의미다. 또 언딘은 구조업체가 아니라고 말하면서 그동안 구조업무를 위해 차출됐을 뿐 구조작업을 독점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언딘 측 관계자는 “청해진해운과 계약한 구호·구난 업무에는 구조가 포함되지 않는 상황이고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것도 확실하지 않다”며 “인양을 하면 보험금을 확실히 받을 수 있지만 ‘희생자를 돈으로 본다’는 오해를 불식시키려 인양을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또 “국민이 (언딘을) 믿지 못하는 상황이고 언론들도 정부가 아닌 우리에게 구조가 잘못됐다며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 있다”면서 “이는 전시로 치면 책임자인 사령관 대신 소집된 병사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는 행위와 같다”고 말했다.


일부 언론에서 제기한 구호 업무에 시신을 수습하는 구조작업이 포함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언딘 측 관계자는 “우리가 계약한 부분은 구호·구난 업무인데 여기서 말하는 '구호'는 선박이나 선박 관련 장비에 관한 것이다”라며 “구조업무는 정부가 실비만 지급을 할뿐이고 구난업무에 대해서는 보험사에서 심사를 거친 뒤에야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지 결정이 난다”고 말했다.


하지만 언딘이 세월호 인양작업에서 손을 떼더라도 이들을 향한 곱지 않은 시선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미 ‘구조작업 독점’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어려운 상황인데다가 이제 와서 인양작업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것은 오히려 책임 회피로 보이기 때문이다.


언딘이 인양작업 참여를 포기하면서 침몰한 세월호의 인양은 정부가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범정부사고대책본부 측은 인양을 하는 경우 수색과 구조의 한 방편으로 이뤄질 것이고 이 경우 선체 인양은 정부가 주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잠수 수색을 통해 실종자를 모두 찾지 못하면 선체 인양을 정부 주도로 하겠다는 뜻이다.


정부는 이미 네덜란드의 구조·구난업체인 'SMIT'사와 기술 자문 용역을 받기로 했기 때문에 인양작업을 외국 업체에 전담시킬 가능성도 있다.
한편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언딘 인양 포기 선언과 관련 외부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무근이라는 뜻을 밝혔다.
freeore@ilyoseoul.co.kr 

오두환 기자 freeor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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