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정치팀]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요구한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은 이루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유가족들이 요구한 KBS 사장 사과와 보도국장 인사조치는 받아들여졌다.
박 대통령은 9일 청와대 앞에 모인 유가족들에게 청와대 정무수석 2명을 보내 가족들의 이야기를 청취하는 선에서 상황을 마무리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박 대통령 지시에 따라 박준우 정무수석비서관과 이정현 홍보수석비서관은 이날 오전 9시 20분부터 1시간 40분 동안 유가족 대표들과 만나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두 수석비서관 외 주광덕 정무비서관, 박동훈 행정자치비서관이 배석했고, 유족 측에서는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부위원장과 유경근 대변인, 대책위측 변호사, 안산이 지역구인 전해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 4명이 참석했다.
또한 민 대변인은 유가족들이 길환영 KBS 사장의 사과와 김시곤 KBS 보도국장의 인사조치, 대통령과의 면담 등 3가지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청와대 수석과 면담 이후 KBS 김시곤 국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사의를 표했다. 그는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서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것은 아니다"라고 8일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민 대변인은 나아가 "박 대통령은 진도, 안산 등 현장방문마다 실종자 가족들의 의견을 들었고 적극적인 검토를 지시해서 반영해 왔다"며 "오늘도 가족들의 요청이 있어서 이례적으로 두 명의 수석을 가족들에게 보내서 말씀을 듣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과 유가족의 면담 여부에 대해 민 대변인은 "관련된 답변을 이미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박 대통령은 이번 사고와 관련한 여러 조치를 준비하고 있고 조만간 발표를 하게 될 것"이라며 "가족들께서 또 다른 의견이 있어서 전달해 주신다면 그것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길 KBS사장은 이날 오후 3시 30분께 유가족들을 찾아와 "보도국장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여러분 마음에 깊은 상처를 드린 부분에 대해서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사과했다. 유가족들은 길 사장의 사과를 받아들이기로 하고 안산 분향소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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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