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는 지난 3일 오후 브리핑에서 “사고 당시 상왕십리역 승강장 진입 직전에 설치된 신호기 중 2개가 데이터 오류로 신호를 잘못 표시해 열차 자동정지 장치(ATS)가 작동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신호기는 ‘정지→정지→주의’순서로 바뀌어야 하지만 사고 당시 ‘정지→진행→진행’순서로 바뀌었다.
ATS는 신호기와 연동돼 자동적으로 제동이 되지만 신호기가 고장나면서 제동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로 인해 시속 68km로 역내에 진입하던 사고 열차가 120m 앞에 정차중인 앞 열차를 뒤늦게 발견하고 비상제동을 걸었지만 시속 15km속도로 앞 열차에 추돌한 것으로 보인다.
시는 신호기 이상에 대해 “사고 당일 오전 3시10분부터 해당 신호운영 기록장치에서 오류가 발생했다”고 확인했다.
현재 서울메트로의 전동차 등 모든 기기들은 도착점검을 매일 시행하고 있다. 또 3일 주기로 일상검사, 2개월 주기로 월상검사 등도 실시하고 있다.
서울메트로 측은 “매일 점검했는데 이상은 없었다”라며 “ATS는 정상적으로 작동됐지만 규정속도로 운행하다 갑자기 정차하다보니 열차 간 제동거리가 모자랐다”고 해명했다.
이에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지난 2일부터 신호기 오작동에 대한 원인규명에 나섰다. 경찰은 지난 3일 서울메트로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또한 시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지하철 1~9호선 전 노선에 대한 특별 합동점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번 사고로 인한 부상자는 모두 249명으로 집계됐다. 대부분 경미한 타박상을 입고 간단한 치료를 받은 뒤 귀가했지만 53명은 11개 병원으로 분산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수술이 필요한 중상자는 7명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시는 “부상자 치료비 전액을 지원하고 다시 병원을 찾을 시에도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지혜 기자 jhook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