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증권·보험 모두 동참 인력감축의 끝은…
은행·증권·보험 모두 동참 인력감축의 끝은…
  • 김나영 기자
  • 입력 2014-05-02 10:49
  • 승인 2014.05.02 10:49
  • 호수 1044
  • 2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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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구조조정 도미노

대부분은 희망퇴직으로 진행…타 계열사 전출도
삼성·한화 금융사 축소 두드러져…우리금융도 주목

[일요서울 | 김나영 기자] 현재 금융권에서 구조조정 바람이 가장 거센 곳은 증권업계다. 그것도 1, 2차로 물밀듯 진행되는 양상에 여의도가 숨죽인 듯한 모습이다. 은행권은 외국계를 중심으로 덩치를 줄이고 있으며 매각을 앞둔 우리은행도 좌불안석이다. 보험업계는 손해보험보다 생명보험 쪽에 칼바람이 부는 모양새다. 대규모 인력조정의 회오리가 몰아치는 금융권을 각각 나눠 살펴봤다.

먼저 증권업계는 구조조정 1차였던 지난해의 경우 KTB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의 칼바람으로 한 해를 정리했다. KTB증권은 2008년 출범 이후 처음으로 실시한 구조조정에서 전체의 30%인 150여 명을 줄였다. 또 한화투자증권은 주진형 사장이 취임사를 통해 대대적인 감원을 예고한 만큼 화제가 됐다.

결국 한화투자증권은 1600여 명 중 350여 명을 줄이고 남아있는 직원들의 급여를 10% 삭감하는 안을 택했다. 이외에도 골든브릿지증권, SK증권, 유화증권, HMC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등이 지난해 직원 수를 8~19%가량 줄였다.

다음 2차인 올해는 삼성증권을 필두로 하나대투증권, 우리투자증권, NH농협증권, 대신증권에 이르기까지 현재진행형이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점포 일부를 통폐합하고 임직원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예상 희망퇴직 인원은 300여 명으로 전체의 11%에 해당한다.

특히 리테일 부문은 타 부문에 비해 크게 줄어들면서 해당 부문의 분위기가 침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내부에서는 일회성 구조조정이 아닌 반복성 구조조정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추가적인 인력감축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나대투증권도 삼성증권의 뒤를 이었다. 6년 만에 실시되는 인력감축은 전체의 10%인 180여 명 선으로 예상된다. 또 우리투자증권도 NH농협증권과의 합병을 앞두고 대규모 구조조정설이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더불어 대신증권도 1962년 창립 이래 첫 구조조정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의 경우에는 씨티은행의 인력감축이 두드러진다. 씨티은행은 지난달 전국 영업점 190곳 중 56곳을 통폐합한다고 밝히면서 노사 대립에 직면했다. 점포 조정에 이어 임직원 역시 650여 명가량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협의 덜 된 경우 노사 갈등 심화돼

그간 씨티은행은 국내 영업점 수를 지속적으로 줄여왔다. 2004년 씨티은행이 한미은행을 인수할 당시 영업점 수는 238개였다. 하지만 현재는 190개로 이번 통폐합이 끝나면 134개로 대폭 쪼그라든다. 10년간 무려 100여 개가 줄어든 셈이다.

같은 외국계인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도 올해 초 200명 규모의 명예퇴직을 실시하고 향후 영업점 수를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매각을 앞둔 우리은행 역시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무풍지대로 분류되던 보험업계에도 한파가 부는 추세다. 생명보험업계 탑인 삼성생명의 1000명 감원은 타 생보사들의 위기의식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전체 중 15%가량 감축되는 인원의 절반은 자회사인 삼성생명서비스로 이동되며 일부는 타 삼성계열사로도 전출된다.

기존 대한생명으로 생보업계 2위를 달리던 한화생명 역시 인력감축의 칼을 빼들었다. 한화생명은 희망퇴직 신청 인원이 모자라 추가 접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사측이 계획한 인원은 전체의 10%선인 500명이었지만 겨우 70명 지원에 그쳤기 때문이다.

다행히 손해보험사들의 경우에는 사정이 조금 낫다. 60명을 줄인 한화손해보험 등 소폭의 인원감축을 제외하면 아직까지는 크게 변화가 없는 분위기다. 주요 손보사들은 현재까지 구체적인 인원감축을 계획한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옛 IMF 사태나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같이 특수한 상황이 아닌데도 금융권 전반에서의 인력감축 이 이어지는 것은 다소 이례적인 일”이라며 “이대로라면 전방위적인 구조조정 상반기에 그치지 않고 하반기까지 소폭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nykim@ilyoseoul.co.kr
 

김나영 기자 nykim@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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