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 <연극열전5>의 첫 번째 작품 연극 <사랑별곡>이 지난 2일부터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화려한 서막을 열었다. 연극 <사랑별곡>은 충남 서산의 한 시골 장터를 배경으로 삶의 고단함을 안고 사는 40대부터 죽음과 마주한 80대까지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삶을 통해 한국 특유의 ‘정’(精)과 ‘한’(恨)을 뭉클한 감동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2007년 파파프로덕션 창작희곡 공모전 대상 수상작 <마누래 꽃동산>(원제)으로 2010년 초연 무대를 선보인 <사랑별곡>은 깊어진 세월과 죽음 앞에서 마주한 미련, 미안함, 용서를 거친 사투리로 담담하게 표현, 죽음마저 삶으로 끌어안는 삶의 통찰력을 선사하며 초연 당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이번 작품에는 최근 ‘꽃보다 할배’로 젊은 세대와 더욱 가까워진 ‘이순재’, 국민 어머니 배우 ‘고두심’, 다양한 캐릭터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배우 ‘송영창’ 등이 출연해 기대감을 높였다.
시골의 어느 장터. 내리쬐는 뙤약볕을 가리는 다 부서진 검정 우산 아래로 한평생 웅크리고 앉아 그 자리를 지켜 낸 노년의 순자가 있다. 젊은 시절, 자신을 구하다 불구가 된 김씨를 마음에 품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남편과 자식에게 희생하며, 미지근한 소주 한잔이 유일한 벗이었던 그녀의 삶에도 어느덧 하얀 서리가 내리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증손자 돌잔치를 마치고 고단한 낮잠을 청하던 순자에게 김씨가 찾아와 함께 떠나자고 한다. 오랜만의 해후에 반가운 마음도 잠시, 순자는 남편 걱정, 자식 걱정, 집안일 걱정에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과연, 순자는 김씨를 따라 나서게 될 것인가.
연극 <사랑별곡>은 화려한 캐스팅으로 주목을 받았다. 한 평생, 시장 귀퉁이에서 나물을 팔며 남편과 자식을 위해 희생하면서도 죽는 순간까지 첫 사랑 김씨를 마음에 품고 있는 ‘어머니’이자 ‘부인’, ‘여자’인 노년의 순자 역은 고두심이 맡아 강인하면서도 가녀린 평범한 우리네 어머니의 모습을 연기한다. 한 평생 김씨를 마음에 품고 떠나 보내지 못하는 순자가 미워 무던히도 순자의 속을 썩였지만 그녀의 죽음 앞에서 비로소 용서를 비는 남편 박씨 역에는 이순재, 송영창이 더블 캐스팅됐다. 세월의 무게를 진한 감동으로 그려내는 이순재, 고두심의 연기호흡과 세월만큼 두텁게 쌓인 두 사람 사이의 정(精)을 더욱 애틋하게 그려내는 고두심, 송영창의 연기호흡은 비슷하면서도 색다른 모습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또 80대의 나이에도 여전히 티격태격하는 박씨의 오래된 친구 최씨 역에는 서현철, 남문철이 출연한다. 자식 대신 요양원을 선택한 최씨가 버스정류장에서 무덤덤하게 던진 기약 없는 마지막 인사는 관객으로부터 탄식과 함께 인생에 대한 깊은 물음을 던질 것이다.
연극 <사랑별곡>의 연출은 2010년 초연 무대를 선보였던 극단 수(秀)의 연출 구태환이 다시 한번 진두지휘 한다. <친정엄마>로 가슴 따뜻한 연극을 무대에 올리며 최고의 젊은 연출가로 인정받은 구태환은 이번 <사랑별곡>에서 인생의 깊이를 대사 하나 하나에 담도록 세심하게 신경을 기울이며, 초연보다 완성도 높은 무대 미술과 극작으로 작품이 가지고 있는 시적인 언어들을 가장 아름답게 무대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티켓가격 R석 6만 원, S석 4만5000원이고, 예매는 인터파크(ticket.interpark.com)에서 가능하다.
<정리=이지혜 기자> jhooks@ilyoseoul.co.kr
이지혜 기자 jhook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