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격인터뷰] 해양안전 전문가가 말하는 수상구조 ‘통영함’ 오해와 진실
[직격인터뷰] 해양안전 전문가가 말하는 수상구조 ‘통영함’ 오해와 진실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4-04-28 15:46
  • 승인 2014.04.28 15:46
  • 호수 1043
  • 62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초기 투입했어도 대형참사 피할 수 없었다”
▲ <뉴시스>

“통영함 여객선 승객 구조 아닌 군함 구조함”
“한국정부 재난에서 배우는 게 하나도 없다”

[일요서울 | 홍준철 기자] 세월호가 침몰한 지 10여 일이 지났지만 구조된 실종자는 단 한 명도 없다. 초기 구조된 174명을 제외한 실종자 302명은 사망자 수를 따라가는 형국이다. 특히 해경과 해양수산부 등 해양안전을 담당하는 구조체계가 엉망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군이 보유한 최첨단 수상구조함 통영함을 진작에 실전에 투입했으면 구조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왔다. 하지만 국방부가 ‘안전사고’와 ‘장비 미흡’을 들어 초기 구조작업에 투입하지 않음으로써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해양안전 국방전문가로 군사전문잡지 ‘월간 디펜스21’ 편집위원이자 외교·국방잡지인 ‘이글코리아’의 최현호 조사팀장은 “통영함이 초기 구조작업에 투입됐다고 해도 크게 효과를 보지 못했을 것”이라며 “300여 명 실종자 중에서 극소수의 인원만 구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조사팀장은 4월 24일 <일요서울>과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 팀장은 그 이유로 통영함은 잠수함이나 군함이 고장이 나 움직일 수 없거나 좌초됐을 때 예인 내지 인양하는 선박 구조함이지 침몰된 선박의 승객을 구하는 인명 구조함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특히 그는 “300여 명의 승객이 분산돼 갇혀 있는 상황에서 구조함 내 8명의 잠수부가 투입돼 구조를 할 수도 없고 한다고 해도 한다고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히려 최 조사팀장은 해양사고에 대한 정부 고위관료의 이해가 턱없이 부족하고 한국 정부가 재난에서 하나도 배운 게 없다는 점이 대형 참사를 불렀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최 조사팀장은 정부 고위 관료의 인식 부족과 관련해 “구명복을 입고 있으면 다 탈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데 오히려 구명복 때문에 물에 떠 있어 수영선수라고 해도 탈출이 힘들다”며 “또한 잠수부 투입이 더디다고 비판한 것 역시 인원이 100명이라고 해도 300여 명의 실종자가 다 나뉘어져 있어 구조 자체가 힘든 상황이었다”고 진단했다.

또한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생존가능성을 기대하며 언급한 ‘에어포켓’에 관련해서도 “에어포켓은 가능성일 뿐이고 3일 이상 저체온증에 걸리지 않고 생명을 유지하려면 바닷물 밖에다 식수까지 있어야 진정한 에어포켓의 의미”라며 “물 속에서 숨만 쉬고 있을 경우 저체온증으로 3일도 견디기 힘들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정부가 씨랜드 참사, 서해 훼리호 사건 등 대형 재난에서 배운 게 하나도 없다. 오히려 정권의 입맛에 따라 해양안전체계 담당을 국토부에서 해수부로 수시로 바뀌고 없어지고 새로 생기고 게다가 전문가 출신보다는 낙하산 인사를 수장으로 내려보내 대형 참사를 자초했다”고 한탄했다.

다음은 최현호 조사팀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 통영함의 현재 상황은 어떤가.
- 진수식은 끝났다. 통상 진수식은 배마다 다른데 통상 명명 작업이 이뤄져 ‘통영함’이라는 이름이 부여됐다. 조선소에서 건조하고 관급 장비 장착작업을 끝냈다는 말이다. 이후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선박 측이 인수 행사를 갖는데 조선소에서 해군에게 소유권 즉, 책임권을 이전하는 것이다.
다음은 해군이 요구하는 성능이 완료돼 진행하는 취역 작업을 한다. 해군이 진정한 주인이 돼 운항연습과 운형 테스트를 거치는 작업이다. 다음에 이뤄지는 전력화 행사는 해군이 배 운영권을 갖고 실제 인력을 배치해 친화 작업을 하고 마지막으로 실전 임무에 투입하는 작전 배치 작업을 거쳐야 한다.

▲ 통영함은 인수 단계까지 진행된 것인가.
배마다 단계가 다르다. 인수 행사를 했다면 소유권은 해군에 있다. 하지만 을인 조선소는 확인을 해주지 않을 것이다. 군은 당연히 군기밀로 할 것이기에 확인이 쉽지 않을 것이다.

▲ 국방부의 소형무인잠수정, 사이드스캔소나는 성능이 미달돼 투입이 안됐는데…
- 사이드스캔소나라는 것은 함정에 장착이 된 건지 견인형인지 확인이 안 된다. 소나는 어군 탐지기 같은 것으로 보이는 게 아니라 일방적으로 한 지점을 쏜다. 어군탐지기는 화면으로 보인다. 사이드스캔소나는 침몰한 군함을 찾기 위해 넓은 바닥을 훑고 나가는 레이더라고 보면 된다. 해저면에서 가라앉은 선박을 찾기 위한 것이다. 근본적으로 침몰해 있는 선박을 찾을 수 없을 때 사용된다. 소형무인잠수정(ROV) 말 그대로 조종사가 외부에서 조종하는 소형 잠수정이다. 작동이 안 됐다면 자체 문제가 있었거나 조종수가 보고하는 방식이라서 해군에서 요구하는 성능이 미달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

▲ 소형 잠수정 투입과 관련해서 국방부는 조류 때문에 안 된다고 해명했다.
- 소형 잠수정은 속도가 최소 3~5노트 수준이라 맹골해류 속도가 5노트 이상일 경우 물결을 거슬를 수 없다는 말이다. 가이드 라인이 있는데, 물살에 쓸려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생명줄과 같다. 국방부 설명이 틀린 것은 아니다. 예정보다 늦은 것에 대해 설명을 늦게해 오해를 산 측면이 있다.

▲ 통영함 관련 국방부 초기 발표 혼선으로 희생자 가족 및 실종자 가족을 두 번 울렸다.
- 국방부뿐만 아니라 해경도 그렇고 정부 전체의 공보 체계의 문제가 심각하다. 일반적으로 국방부의 경우 이번사건뿐만 아니라 사건이 터질때마다 설명을 안 하는 경우가 많다. 면피용,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해명과 엇박자 나는 설명으로 희생자 가족에 대못을 박은 경우다.

▲ 만약 통영함이 세월호 참사에 즉각 투입됐다면 구조 작업에 도움이 됐겠는지…
내 견해로는 효과가 별로 없었을 것으로 본다. 통영함은 군함이라는 작은 규모의 배와 인원을 구조하기 위한 장비다. 300여명이 실종이 됐다. 그 사람들이 하나의 공간에 있었던 것도 아니고 구한다면 극소수의 인원은 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볼 때 지금처럼 대형 사고가 날 공산이 높다. 통영함 하나 가지고는 조족지혈이다. 실종자들이 여러 곳에 분산돼 있었고 5명에서 10명 정도 극소수의 인원만 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잠수부 8명이 있는 통영함 하나 가지고 아무 일도 못한다. 초기 16명의 잠수부가 투입됐지만 구조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 그럼 통영함은 언제 투입돼야 효과를 보나.
- 일반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다. 수상함은 침몰한 배를 구조하는 게 아니지만 사고의 초기 대응은 가능하다. 군함은 구명정이 잘 돼 있다. 주로 좌초의 상태에서 예인하는 데 통영함이 사용되는 거지 침몰한 경우엔 맞지 않는다.
학생들이 3~4층에 있었다. 이배가 좌초돼 뒤집혔다. 그러면 승객이 제일 밑에 있게 되는데 여객선박은 수밀구조가 잘 돼 있지 않다. 왜냐하면 객실은 냉난방이 설치돼 있고 출입구와 환풍구 등이 있어 물을 막는 구조가 아니다.
통영함은 잠수함이나 군함이 엔진이 고장나 움직일 수 없거나 좌초될 때 예인 내지 인양하는 것이지 침몰된 일반 선박용 구조함이 아니다. 지원은 할 수 있지만 세월호 침몰 사고에 인명 구조 작업에 큰 효과를 보기는 힘들다고 본다. 세월호 실종자를 구하는 데 근본적인 해결책은 애초부터 아니다.

▲ 세월호 침몰된 이후 단 한 명도 구조되지 않았다. 무엇이 문제라고 보는지…
- 일반적으로 해양사고에 대한 정부 관료들의 이해가 턱없이 부족하다. 그 한 예로 구명복을 입고 있으면 물에 뜨게 돼 있어 탈출이 쉽지 않다. 수영을 아무리 잘해도 물속에서 문 쪽으로 움직이기 힘들어 탈출이 힘들다. 잠수부가 100명이라도 구출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실종자가 다 나뉘어져 있어 구조자체가 쉽지 않았다.
에어포켓에 대한 인식도 부족하다. 에어 포켓은 가능성일 뿐이고 있다고 해도 바닷물 밖에 존재하고 식수도 있을 때 에어 포켓이라는 용어가 가능하다.
학생들이 다 젖어 있는 상황인데 10도 되는 찬 바닷물에 하루만 있어도 저체온증으로 사망하기 쉽다. 아직까지 일부 전문가들이 일주일이 넘어가는데 살아있을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전문가들이 책임을 방기한 것이다. 3일을 넘기기도 힘들다. 3일 이상 버티기 위해선 식수와 물 밖에 있을 때 에어포켓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다. 해난 구조측면에서 해경이나 정부의 재난본부도 그렇고 이는 국민들 불안한 마음에 불을 지핀 격이다. 처음부터 구조가 힘들고 수색을 벌인다고 솔직하게 발표해야 하는데 보여주기식 발표만 이어졌다.

▲ 마지막으로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은.
- 한국 정부는 재난에서 배우는 게 하나도 없다. 씨랜드 참사가 있었지만 건물, 구조물 규정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경주에서 비슷한 사고가 나 대학생 수십명이 숨졌다. 서해 훼리호 사건이 있었지만 제대로 선박 관리를 안 해 세월호 참사가 벌어졌다. 항공사고 왜 나겠느냐 다 정비불량 사고다.
기본적으로 정부의 령이 밑에까지 전달이 안 된다. 무엇보다 권력과 유착돼 로비를 통해 자신들의 이득만 취하는 해수부 마피아를 없애야 한다. 이는 공무원 사회가 확 바뀌어야 하는데 회의적이다. 오히려 제식구 감싸기만 하고 있다. 이번 해양관련 인사도 해양 전문가보다는 낙하산 인사를 내려보내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무엇이 제대로 돌아가겠느냐.
정부부처를 보면 해양안전체계를 국토부가 담당했다. 해양수산부는 없었다. 정권 입맛에 따라 부처가 생기고 없어지고, 그리고 구조라는 것은 사고가 터져야 예산이 투입된다. 국방부와는 다르다. 재난 시스템을 갖춰도 운영할 수 있는 체계가 중요하다. 훈련도 현실감 없는 훈련 짜고 치는 고스톱 훈련이다.

mariocap@ilyoseoul.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