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의 신’ 양학선, 양학선2로 신기술 제왕 등극
‘도마의 신’ 양학선, 양학선2로 신기술 제왕 등극
  • 김종현 기자
  • 입력 2014-04-28 15:25
  • 승인 2014.04.28 15:25
  • 호수 1043
  • 5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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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학선 최고난도 양2 성공…세계유일 난도 6.4기술 2개 보유

손연재 코리아컵 3관왕 폭풍성장 입증…개인 최고기록 경신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도마의 신’ 양학선(22·한체대)이 지난 2011년 양학선1(도마를 정면으로 짚은 뒤 세 바퀴를 비트는 기술)을 선보여 세계 체조계의 강자로 우뚝 선데 이어 최근 코리아컵 대회에서 신기술인 양학선2(도마를 옆으로 짚은 뒤 세 바퀴 반을 비트는 기술)를 성공시키며 최정상의 입지를 다시금 확인시켰다.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0·연세대)도 3관왕에 오르며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을 위한 예행연습을 마쳤다. 대한민국 체조스타들의 진가를 만나본다.

▲ <뉴시스>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메달을 향한 선수들의 땀방울이 뜨겁다. 이런 가운데 지난 19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개최된 2014 코리아컵 인천국제체조대회에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체조선수 양학선과 손연재가 금빛 리허설을 마쳐 인천아시안게임에서의 금메달 사냥에 파란불을 켰다.

양학선은 이날 도마에서 신기술 ‘양학선2(양2)’를 세계 최초로 선보이며 평균 15.412점을 받아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20일에는 마루와 링에도 출전하는 등 타 종목에도 도전했다.

앞서 양학선은 “다른 종목 입상에도 욕심을 내겠다”고 공헌했지만 사실 다른 종목에 출전했다가는 부상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관계자들의 우려가 더 컸다.

하지만 그는 마루에서 기어이 14.825점을 받아 은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다만 링에서는 착지 실패로 11.925점을 받아 최하위인 8위에 만족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전한 것에 후회하지 않는 여유를 보여줘 세계 1등의 위용을 드러냈다.

특히 링 종목에 대해 “초등학교 때는 도마가 주 종목이 아니라 링이 주 종목이었다”며 “그러다보니 조금 더 애착이 간다. 중학교까지 상위권에 들어가 있었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양학선이 세계무대를 감동시킨 건 다름 아닌 자신만의 기술인 ‘양학선1(양1)’을 완성하면서 부터다.

▲ <뉴시스>

최고난도 양1·2로 세계정상 군림

양1은 양2가 선보이기 전까지 최고 난도의 체조 도마 기술로 전문가들은 현재 양1만 제대로 성공하면 무조건 금메달감이라고 평가한다.

이는 도마를 정면으로 짚은 뒤 세 바퀴(1080도)를 비틀어 돈 후 정면으로 착지 하는 기술로 여홍철의 여2(도마를 앞으로 짚고 공중에서 한 바퀴를 돌고 정점에서 내려오면서 다시 두 바퀴 반을 비틀어 착지하는 기술)보다 반 바퀴를 더 돌아야 한다. 2012년 2월 국제체조연맹(FIG)는 이를 양1이라고 명명하고 7.4최고 난도 신기술로 등재했다. 하지만 같은 해 10월 FIG는 2013 ~2016년 남자 기계체조 채점 규칙을 조정하면서 도마 기술 전체 난도를 하향 조정해 양1에 대해 1점 낮춘 6.4로 조정했다.

이후 양학선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도마를 옆으로 짚은 뒤 세 바퀴는 비트는 ‘로페즈’를 성공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여기에 그치지 않고 난도를 더 높인 신기술 ‘양학선2’ 개발에 전력을 쏟게 된다.

양학선은 “올림픽 후에 심리적 변화는 없었다”며 “1등보다 신기술의 성공유무에 더 신경을 쓴다. 악착같이 하자는 마음이다. 이번에 우승을 위해 신기술을 꼭 써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더 도움이 됐다”고 양2에 전념하게 된 까닭을 전했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양2는 로페즈 일명 ‘쓰카하라 트리플’에서 반 바퀴를 더 도는 기술로 이날 대회에서 난도 6.4로 인정됐다. 특히 양2는 도마를 뒤로하고 착지하기 때문에 양1보다 훨씬 어려운 기술로 평가된다.

당초 양학선은 2013 앤트워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양2를 쓸 계획이었지만 신기술 없이도 금메달을 딸 수 있는 상황이여서 무리하게 도전하지 않았다. 이번 대회에서도 애써 양2를 선보일 계획은 없었다. 그는 “만약 1차 시기에서 (양1) 기술을 깨끗하게 성공시켰다면 2차 시기에서 양학선2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양2는 최근 2달여 동안 훈련하면서 겨우 5번도 뛰지 않았던 만큼 불안한 기술이라는 점에서 무모한 도전이었다. 하지만 1차의 실수가 전화위복이 되면서 양학선은 크게 웃을 수 있었다.

이에 오는 6월 FIG 기술위원회에서 난도 6.4로 최종 결정이난다면 양학선은 자신의 이름을 딴 난도 6.4짜리 도마기술을 두 개나 갖춘 세계 유일의 선수가 된다.

양3, 양4 목표로 무한도전

양학선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그는 양1과 양2를 성공한데 이어 양3과 양4까지 신기술을 개발해 선보일 계획이다.
그는 “양1을 준비하면서 원래 반 바퀴를 더 비트는 동작을 연습했었다. 동작을 하다보니까 발목에 부상이 생겨서 반 바퀴를 빼고 총 세 바퀴를 도는 양1을 만들었다”며 “원래 세 바퀴 반까지 도는 연습을 꾸준히 했는데 그 동작이 아마 양학선3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양학선은 오는 9월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양3으로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이미 세계 최정상에 있는 양학선이지만 그의 꿈과 도전은 무한도전에 가깝다.

양학선은 “신기술을 계속 연습해서 완벽하게 연기하는 것이 목표”라며 “사실 양1과 양2는 착지가 불안한 기술이다. 내 이름을 딴 기술을 하나 더 갖고 싶다. 신기술을 더 연습해야 한다. 언제 괴물 같은 선수가 나올지 모른다. 2016년 리우 올림픽까지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 등 모든 대회를 2연패 하고 있다”고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이 같은 그의 각오가 빈말로 들리지 않는 건 이미 양학선은 양1과 양2로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내면서 입증했기 때문이다. 또 그가 불우한 가정환경을 딛고 일궈낸 기적 같은 스토리 역시 믿음을 갖기에 충분하다.

양학선은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지 1년 만에 새로운 집을 장만했다. 그간 부모와 함께 비닐하우스에서 살면서 어려운 환경에도 자신만의 노력으로 여홍철도, 양태영도 해내지 못한 올림픽 금메달의 쾌거를 이뤄내 많은 이들의 귀감이 됐다.

덕분에 양학선은 험난한 세월을 이겨내면서 겸손한 인품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이번 대회를 마치고서 여느 때와는 달리 활짝 웃지 않았다. 양학선은 “(세월호 사고 때문에) TV를 켤 때마다 마음이 너무 아프다. 다 구조되셨으면 좋겠다”며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심경을 전했다.

양학선은 얼굴에 항상 미소가 가득하고 늘 겸손한 체조영웅이지만 그의 가슴 속에는 도전을 위한 여전히 뜨거운 열정이 가득하다. 그런 양학선이기에 그의 도전이 더욱 궁금해지는 까닭이다.

▲ <뉴시스>

손연재 시계 AG 금메달에 맞춰

한편 올 시즌 폭풍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체조요정 손연재도 이번 대회에서 3관왕에 오르며 아시안게임의 예행연습을 마쳤다. 특히 볼 종목에서 18.200점으로 세계대회 최고점을 경신해 세계정상급임을 재확인했다.

첫날 손연재는 유럽 월드컵 시리즈 릴레이 출전으로 여독이 채 풀리지 않은 탓인지 실수가 나왔다. 리본에서는 금메달을 땄지만 목표했던 18점대를 이루지 못했고 곤봉에서는 15점대에 그치며 5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둘째날에는 후프와 볼 두종목 모두 18점대의 고득점을 기록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난도 연기가 많은 볼에서 ‘클린 연기’를 펼쳐 큰 박수를 받았다.

더욱이 이번 대회는 손연재가 올 시즌 최고의 목표인 인천아시안게임의 리허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대회가 열린 인천 남동체육관은 인천아시안게임이 치러질 장소로 손연재는 러시아에서 함께 훈련하는 일본 에이스 미나가와 가호, 하야카와 사쿠라와 함께 기량을 점검했다.

또 앞서 독일 슈투트가르트, 포르투갈 리스본, 이탈리아 페사로 월드컵에 3주 연속 출전한 뒤 귀국하자마자 코리아컵 준비에 들어가는 강행군을 자청하면서 아시안게임 일정연습도 마쳤다.

강행군에 대해 손연재는 “9월 터키세계선수권을 마치자마자 곧바로 10월 아시안게임에 출전해야 한다”며 “미리 시차, 체력관리 등 힘든 부분을 경험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손연재는 대한민국 리듬체조 사상 첫 아시안게임 개인종합 금메달을 향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그는 “10월까지 프로그램 완성도를 좀 더 끌어올리고 수정할 부분을 수정해 더욱 완벽하게 만들 것”이라며 “향후 월드컵, 세계선수권에서도 늘 18점대에 들어가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열의를 다졌다.

todida@ilyoseoul.co.kr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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