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춘추전국 NC와 넥센의 초반 돌풍 무섭네
프로야구 춘추전국 NC와 넥센의 초반 돌풍 무섭네
  • 김종현 기자
  • 입력 2014-04-21 15:18
  • 승인 2014.04.21 15:18
  • 호수 1042
  • 5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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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지난해 승리 20% 챙겨…넥센 홈런·타점·득점 1위
삼성과 LG는 마운드 부진에 고전…순탄치 않은 시즌 개막

▲<뉴시스>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지난해 막내팀 사상 첫 7위까지 오르며 돌풍을 일으켰던 NC 다이노스가 매서운 돌풍을 일으키며 올 시즌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또 지난해 플레이오프 진출의 뒷심을 발휘했던 넥센 히어로즈 역시 시즌 초반부터 팬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하고 있다. 유독 절대강자를 점칠 수 없는 2014 한국프로야구, 구단들의 열띤 경쟁을 살펴본다.

국내 프로야구 구단 중에 유독 특이한 이력을 갖춘 두 구단이 시즌 초반부터 맹타를 휘두르며 강호구단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고 있다. 지난해 독립구단 운영과 막내라는 딱지로 약자의 대표 주자였던 이들이 올 시즌 이를 악물고 매섭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NC는 지난 16일 현재 팀 창단 이후 최다인 5연승을 내달리며 10승4패 승률 7할1푼4리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이는 지난해 52승을 거뒀던 성적에 비춰볼 때 전체 일정의 10% 남짓을 치렀지만 이미 지난해 승리의 20% 가까이를 챙겼다.

넥센도 7연승을 구가하며 11승5패(6할8푼8리)로 승차 없이 승률로 뒤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NC구단 관계자는 “이런 적이 없어서 적응이 안 될 정도”라고 놀라움을 표시할 정도다.

이 같은 두 팀의 강세는 올해 상위권 판도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팀으로 꼽힐 만큼 시즌 직전부터 눈길을 끌었다.

우선 지난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던 넥센은 오키나와 캠프 당시 일부 전문가들로부터 올해는 우승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 막내팀인 NC는 올해까지 외국인 선수 한 명을 더 보유할 수 있는 호재에 자유계약선수(FA)시장에서 이종욱(34), 손시헌(34)을 영입하며 단번에 4강권 전략을 갖추고 일찌감치 선두권을 예고했다.

막내의 대반란 단독선두 기염

초반 주도권 싸움에서 웃음을 짓고 있는 NC는 투·타 모두 급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16일 현재 팀 평균자책점 3.72와 팀 타율 2할9푼4리를 기록하는 등 지난해 막내팀의 부진한 모습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올 시즌까지 9구단 특혜를 누리는 NC는 외국인 투수를 3명 보유해 10승이 가능한 선발 투수 1명을 안정적으로 확보했다. 한국 무대에서 검증된 찰리 쉬렉(29)과 에릭 해커(31), 새 외국인 선수 태드 웨버(30)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이재학(24)을 4선발로 맞췄고 5선발로는 노성호(25), 이태양(24)에 이어 이민호(21)까지 테스트하며 여유 있게 마운드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1승7패 평균자책점 2.48을 기록했던 찰리는 올 시즌 들어 다소 부진한 상태지만 에릭이 이미 첫 승을 신고했고 웨버는 가장 페이스가 좋아 한국무대에서 연착륙하고 있다.

이처럼 용병 선발진이 주축을 맡으면서 NC는 불펜 강화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홍성용(28), 원종현(27), 임창민(29), 손민한(39)이 필승 계투조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면서 승수 쌓기에 밑거름이 되고 있다.

앞서 올 시즌 NC의 전력평가에서는 최대 약점으로 불펜이 지목됐다. 선발진은 문제가 없었지만 손민한 외에 확실한 카드가 없었기 때문이다. 마무리 김진성(29) 역시 검증된 카드가 아니어서 불펜진 운영에 의문부호가 붙었다.

그런데 최근 3경기에서 불펜의 힘을 제대로 보여주면서 우려를 기대로 바꿨다. 26일 롯데전까지 3경기 연속 연장 승부를 펼쳤던 NC는 이 기간에 계투진이 16이닝 동안 단 2실점을 기록하며 승리의 열쇠가 됐다. 김경문 NC 감독은 “연승의 비결은 불펜의 힘”이라고 말할 정도로 신뢰를 드러냈다.

그는 16일 경기 후 “사실 시범 경기 때까지 불펜 세팅이 덜 됐다. 경기를 이기면서 하나씩 만들어가겠다고 생각했다”면서도 “진성이가 나가서 자신감을 가진 게 컸고 종현이도 나갈 때마다 잘해줬다. 나름대로 위기 상황에서 막아내는 데 여유가 생겼다. 둘이 잘해주면서 활용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여기에 좌완 홍성용의 활약도 눈여겨볼 만 하다. 그는 지난 12일 LG전부터 4경기 연속 마운드에 올라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특히 최근 3경기에서 박빙 상황에서 상대 좌타자들을 효과적으로 막아내고 있다.

NC는 업그레이드된 마운드와 함께 슬럼프가 없는 공격 무기인 ‘발 야구’로 올 시즌 초반을 뒤흔들고 있다. 26일 현재 21개 도루로 KIA와 공동 1위에 올랐고 팀 타율도 2할9푼4리로 1위를 지키고 있다. 홈런 역시 5개를 쳐내며 공동 1위에 오른 에릭 테임즈 덕에 총 16개를 기록하고 있다.

NC의 가장 큰 강점은 다름 아닌 ‘뛰는 능력’이다. 도루를 1개 이상 성공시킨 선수는 박민우(21)를 비롯해 모두 9명이나 된다.

특히 박민우는 8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면서 단 1개의 실패도 없었다. 이종욱, 김종호(30), 이상호(25)도 20도루 이상이 가능한 자원이다. 이에 따라 도루와 주루플레이, 내야 안타도 많이 만들 수 있는 조건을 갖추게 됐다.

이와 더불어 나성범(25), 모창민(29), 테임즈의 공격적인 중심타선과 하위 타선(6번~9번 타순 기준)의 맹활약이 더해지면서 투타가 톱니바퀴처럼 완벽하게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

NC 하위타선의 타율은 16일까지 무려 3할3푼6리에 달한다. 9개 구단 중 단연 1위로 팀 중심타선(2할7푼6리)보다 더 높다. 이는 중심타선 타율이 전체 7위인 가운데 팀타율 1위, 팀 득점 3위를 달리는 비결이다.

또 박민우, 김태군(25), 권희동(24), 지석훈(30) 등이 적재적소 기용되면서 타선의 활력을 톡톡히 불어넣고 있다.

수비에서도 NC는 유격수 손시헌, 외야에 이종욱이 합류하면서 눈에 띄게 강해졌다. 지난해 병살 플레이할 때 어색한 장면이 종종 연출됐지만 올해는 아주 매끄러워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만큼 엉성함이 사라졌다는 증거다.

손시헌·이종욱 효과는 내부 경쟁까지 이어지면서 팀 전체 선수들의 수비력 향상에 보탬이 되고 있다.
내야수인 지석훈, 이상호, 박민우가 더블 포지션이 가능할 만큼 수비력을 끌어올렸고 외야수 이종욱의 가세로 나성범, 김종호 등의 수비력도 강화됐다.

▲<뉴시스>
거포로 중무장한 넥센 우승까지 질주

지난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며 프로야구의 돌풍의 핵으로 급성장한 넥센은 올해도 시즌 초반 맹타를 휘두르며 우승에 청신호를 켜고 있다.

넥센은 타 구단에 비해 선발진 구성에 고민이 많지만 중간과 마무리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밴 헤켄과 브랜든 나이트, 오재영(29), 강윤구(24), 문성현(23)으로 5선발 체제를 만들었다. 하지만 토종 왼손 오재영과 강윤구가 크게 흔들리며 고심 중이다.

반면 중간은 신구 조화가 매끄럽게 이뤄지고 있고 손승락(32)이 마무리를 책임지면서 팀 승리의 발판이 되고 있다.

30대 중반을 넘어선 베테랑 송신영(37)과 마정길(35)은 갓 스물을 넘은 셋업맨 한현희(21), 조상우(20)와 함께 필승조를 꾸렸다.

팀내 최고참인 송신영과 마정길의 경우 선발이 흔들릴 때 각각 1승과 2승씩 구원승을 올리며 힘을 보태고 있다.

조상우도 9게임에 나가 1구원승 3홀드 평균자책점 3.75로 자신감을 얻었고 한현희는 9게임에서 8홀드 평균자책점 0.93을 기록하며 믿음직스런 필승 계투조임을 입증하고 있다.

이 같은 고참들의 경험과 신예들의 패기가 어우러지면서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여기에 마무리 손승락이 9일 KIA전부터 16일 LG전까지 6연속 세이브를 따내면서 수호신으로의 재도약 준비를 마친 상태다.

그러나 넥센의 올 시즌 우승의 핵심은 강력한 타선에서 찾을 수 있다. 2할8푼5리의 팀타율, 압도적인 1위인 23개의 팀 홈런은 상대를 두들기고 있다. 넥센은 9개에 그쳐 있는 삼성보다 두 배 이상 많은 대포를 쏘아 올리며 공포의 핵 타선으로 자리매김했고 경기 흐름을 뒤바꾸는 역전포, 상대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쐐기포, 선제포 등이 골고루 터지면서 좋은 경기를 펼치고 있다.

이는 타점 1위(86개), 득점 1위(94개), 장타율 1위(4할9푼1리), 출루율 1위(3할8푼3리)까지 다양한 수치에서 선두로 치고 나가면서 최강의 공격력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이택근(34)이 5개, 박병호(28)가 4개, 유한준(33)이 3개 등 1군 엔트리에 등록된 타자 중 10명이 이미 홈런 신고를 마치면서 상대 투수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또 NC와 마찬 가지로 넥센의 하위 타선도 살아나 타율 3할7리로 2위에 올랐다. 사실상 중심타자나 다름없는 김민성(26)의 활약에다 유한준, 비니 로티노(34)의 약진으로 중심타선 타율(3할1푼3리)과 큰 차이를 나타내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안정된 수비력을 갖춘 넥센은 올 시즌을 앞두고 대부분의 선수들이 더블 포지션이 가능하도록 훈련했다.

이로 인해 1군 엔트리에 딱히 전문 수비요원이 없을 정도로 공수 전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윤석민(29)은 3루와 1루를, 김민성은 3루와 유격수를 오갈 수 있도록 했고 여기에 1루와 2루는 물론 외야 수비까지 가능한 서동욱(30)을 다양하게 활용하면서 내야를 강화했다.

외야수도 유한준이 좌익수, 중견수, 우익수를 두루 맡을 수 있고 이택근은 중견수와 좌익수를, 로티노 역시 필요에 따라 좌익수와 포수를 맡길 수 있을 정도로 두려울 것 없는 수비력을 갖췄다.

전통 강호들 마운드 부진에 흔들

반면 전통 강호들의 내림세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통합 3연패 우승을 달성했던 삼성 라이온즈는 4승 8패로 한화와 공동 7위에 머물러 있고 LG 트윈스는 3승 9패 1무로 최하위 9위까지 떨어졌다.

특히 LG는 16일 현재 승률 3할5푼의 부진을 기록하는 가운데 4번의 연장승부에서 총 6점을 내주는 동안 무득점하며 1승도 챙기지 못해 ‘연장필패’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지난해 우승팀인 삼성은 16일 기준 평균자책점 4.88(리그 6위)의 성적으로 9개 구단 평균자책점인 4.6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겨울 ‘끝판 대장’ 오승환(32·한신)을 일본으로 떠나보내며 뒷문이 헐거워졌고 기대를 모았던 안지만(31), 차우찬(27) 등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삼성 불펜진이 흔들렸다.

선발진도 새로운 외국인 투수 J.D 마틴(31)이 1군에 나서지 못했고 릭 벤덴헐크(29), 배영수(32), 장원삼(31), 윤성환(33) 등 선발진이 위력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서 마운드의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최하위까지 떨어진 LG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2승 2패로 승률왕에 올랐던 류제국(31)과 우규민(29)이 나란히 3경기에 등판했지만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봉중근(34), 이상열(37), 이동현(31) 등을 제외하면 불펜도 부진한 상태다.

다만 이들 두 팀의 타선은 괜찮은 편이어서 시즌 초반 부진을 떨쳐내기 위해 마운드가 반드시 살아나야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각 구단의 감독들은 순위에 민감하지 않지만 올 시즌 전력 평준화로 춘추전국시대를 예고한 만큼 각 팀들은 기세싸움에는 한 치의 양보도 허용하지 않고 있다. 특히 신흥 강호로 떠오른 NC와 넥센의 약진이 이번 시즌의 중요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그만큼 2년차에 접어든 NC의 반격과 거포로 중무장한 넥센의 돌풍이 올 시즌 프로야구의 판세를 뒤흔들 만큼 거세게 불고 있다는 증거다. 양 팀의 감독들도 그간 준비된 결실을 올해는 착실히 거두겠다는 각오를 밝혀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앞서 프로야구 개막전 미디어 데이에서 대다수 감독들이 NC를 다크호스로 꼽았다. 이에 김 감독은 예의상의 손 사래도 치지 않고 “나도 우리 팀이 다크호스라고 생각한다. 올 시즌 목표는 4강 진출”이라고 말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를 입증하듯 양 팀은 시즌 초반부터 탄탄한 전력과 함께 막판 집중력에도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NC는 네 차례 연장전에서 모두 이겼고 7회까지 앞선 6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넥센 역시 7회까지 앞선 9경기에서 전승을 거두며 지난해와는 전혀 다른 팀으로 변모했다.

이처럼 우승을 챙기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드러내면서 팀 내에는 승리를 위한 긍정에너지를, 상대팀에는 강팀이미지를 심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 목표인 4강 진출에도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들의 약진에 당황한 전통 강호들의 반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패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삼성과 LG, 리빌딩을 선언하며 지난해 FA시장에서 거금을 쏟아부은 한화, 시즌초반 3위를 기록하며 4강 진출을 꿈꾸는 SK 등 각 팀들이 필승을 향해 더욱 치열해진 전략과 전술을 동원할 것으로 보여 더욱 흥미로운 시즌이 기대된다.

todida@ilyoseoul.co.kr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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