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치영 원장의 생활 한의학
박치영 원장의 생활 한의학
  • 박치영 원장
  • 입력 2014-04-21 14:46
  • 승인 2014.04.21 14:46
  • 호수 1042
  • 49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속이 건강한 사람이 진짜 피부 미인

요즘처럼 일교차가 심한 환절기에는 온도변화에 취약한 피부의 신진대사가 떨어져 피부 보호막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다. 이 때문에 피부는 수분이 빠져 푸석푸석해지고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봄에는 온갖 유해물질이 포함된 미세먼지와 황사까지 불어와 예민한 환부에 자극을 일으켜 증상을 더 악화시킨다.

이럴 경우 사람들은 보통 보습제부터 바른다. 한의사의 입장에서 볼 때 이는 근본적인 원인의 해결법라고 볼 수 없다. 보습제는 일시적인 피부 건조감을 해결해 줄 뿐이다. 무분별하게 보습제를 과다 사용할 경우 피부의 땀구멍과 모공을 막아 피부에서의 독소배출에 상당한 장애를 초래할 수도 있다. 특히 시중에서 파는 합성 보습제는 피부의 본래 보습기능을 무디게 만들어 역효과를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

피부는 본래 모공의 피지선에서 배출되는 피지 분비량에 따라 촉촉하고 윤기 있는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방부제 성분이 함유된 합성 보습제는 피부 조직에 침투하는 동시에 모공을 닫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피부가 촉촉하게 느껴질 뿐이다. 어쩔 수 없이 더 강한 촉촉함을 느끼기 위해서 갈수록 고농도의 보습제를 사용하게 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평상시 촉촉하고 건강한 피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과 반신욕을 통해 충분히 땀을 흘려 몸속 노폐물을 배출하는 것이 가장 좋다. 또 하루 1리터 이상 충분한 수분섭취도 필수다. 그렇다고 찬물을 벌컥벌컥 마시는 것은 금물이다. 찬물은 소화기관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사람의 체온에 가까운 미지근한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우선 마실 용기에 뜨거운 물을 먼저 붓고 찬물을 섞으면서 온도를 조절하면 된다.

이를 한의학 문헌인 동의보감에서는 ‘음양탕’으로 명시한다. 이는 인체의 상하를 소통시켜주는 수승 화강의 원리로 설명할 수 있다. 즉, 평상시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찬 물의 양을 조금 더 많게 하고, 몸이 찬 사람은 뜨거운 물의 양을 조금 더 많게 해서 조절하는 방식이다.

한의학에서 피부건강은 폐 기능과 깊은 상관성이 있다고도 밝힌다. 한의학의 다른 고문헌인 ‘황제내경’에서는 ‘폐가 피부와 모발을 주관한다’는 뜻의 ‘폐주피모(肺主皮毛)’를 피부치료의 중요한 원리로 내세운다. 이는 폐의 주요기능인 호흡이 원활해야 피부미인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 많은 아토피 피부염 환자 대부분이 비염, 천식 등의 폐질환을 함께 동반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때 폐 기능을 활성화시키면 자연스럽게 증상이 개선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밖에도 피부 면역은 위장의 기능과도 관련이 있다. 위장이 편안하고 소화가 잘 되면 피부재생도 원활해진다. 피부질환자의 상당수가 위와 관련된 혈 자리인 중완을 눌렀을 때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처럼 한의학에서는 겉보다는 속을 더 관찰하고 다스리는 과정을 통해 피부를 보호하는 방법을 내세운다. 다시 말해 피부는 단순히 인체를 보호하는 기관이 아니라 땀이나 피지를 통해 독소를 배출하는 기관으로 인식돼야 하는 것이다. 피부미인은 곧 속이 건강한 사람인 셈이다.

<생기한의원 박치영 원장>
<정리=조아라 기자>
chocho621@ilyoseoul.co.kr 

박치영 원장 ilyo@ilyoseoul.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