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설발레단(UBC)이 2014년 창단 30주년을 맞이해 두 시간 길이의 전막 모던 발레로 관객을 만난다. 4월 LG아트센터에서 선보이는 나초 두아토의 ‘멀티플리시티 Multiplicity, Forms of Silence and Emptiness’가 바로 그것.
이 작품은 2003년부터 해외 유명 안무가들의 공연을 국내에 소개하였지만 대부분 20분에서 40분 길이의 단편 작품들이었다. 하지만 UBC의 ‘멀티플리시티’는 전체 2막으로 구성된 120분의 전막 모던 발레라는 점에서 눈길을 모은다. 올해 공연계 최고의 기대작으로 주목 받는 ‘멀티플리시티’는 1999년 스페인 국립무용단에서 초연한 이래 독일 뮌헨 바바리안 국립발레단, 노르웨이 국립발레단, 러시아 미하일롭스키 발레단에 이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공연권을 가진 점에서 그 희소성을 인정받고 있다. 또 한국 발레단체로는 최초로 공연함으로써 한국 발레의 높아진 위상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현대 발레의 거장인 나초 두아토가 7년 만에 내한했다. 세계 무용계의 주목을 받아 온 안무가 나초 두아토가 유니버설발레단 ‘멀티플리시티’초연을 위해 4월 16일 한국을 방문하여 직접 리허설을 지도한다.
작품의 완성도를 더욱 높이기 위해 나초 두아토가 내한하기 전 4명의 연출가가 3월부터 4월 공연 일까지 순차적으로 유니버설발레단 리허설을 진행한다. 나초 두아토는 2002년 6월 스페인 국립 무용단 공연으로 첫 내한해 2007년 ‘나초 두아토 3부작’ 공연 후 7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이전에 바흐 음악으로 작품을 만든 적이 없었던 나초 두아토는 전 세계에서 바흐의 음악을 기반으로 한 수백 개의 작품 중 명작으로 ‘멀티플리시티’를 만들게 됐다. 이 작품은 그의 대표작 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2000년엔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 (Prix Benois de la Danse) 최고 안무상’을 수상했다.
지난 2013년 10월, 문훈숙 단장은 나초 두아토에게 창단 30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으로 ‘멀티플리시티’ 공연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다. 나초 두아토는 유니버설발레단이 클래식 발레 단체로도 매우 잘 훈련된 동시에 두 시간에 이르는 전막 모던 발레를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는 점을 평가하여 유니버설발레단에 ‘멀티플리시티’의 공연권을 주게 된다.
문훈숙 단장은 작품을 선택한 배경을 이렇게 밝히고 있다. “2004년 ‘멀티플리시티’를 처음 봤
을 때부터 유니버설발레단이 세계적인 수준의 발레단에 도달하려면 반드시 이 작품을 공연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료됐다“며 ”음악과 안무의 절묘한 조화, 세련된 움직임, 바흐의 삶과 음악에 대한 경외감, 스토리와 시대가 없는 듯 하면서도 있는 그 추상적인 실제성 등은 그의 작품을 보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을 정도이고 이런 고차원적인 안무로 꽉 채워진 작품이야말로 무용수가 도약하고 성장하는 작품이 될 것이라 확신하기에 과감히 선택했다”
이어 “그 동안 ‘오네긴’, 케네스 맥밀란의 ‘로미오와 줄리엣’과 같은 드라마 발레로 한 단계 레벨이 업그레이드된 것처럼 이번에 공연하게 되는 ‘멀티플리시티’ 역시 춤을 추는 무용수나 발레를 보러 오시는 관객 모두의 영역이 한층 풍부하고 넓어질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특히 바흐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발레 애호가가 아니라도 이 작품에 매료될 것”이라고 공연에 대한 기대를 밝혔다.
UBC의 '멀티플리시티'는 이달 25일(금)부터 27(일)까지 서울 LG아트센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
<조아라 기자> chocho621@ilyoseoul.co.kr
사진=멀티플리시티(1) Photo by Fernando Marcos/UBC 제공
조아라 기자 chocho62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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