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적으로 탈모는 가을철에 심해지고 겨울이면 정체된다. 봄·여름에는 성장속도가 빨라지거나 탈모 경향이 비교적 소강되는 듯 보이기도 한다. 탈모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그 원인을 먼저 알아야 한다.
남성형 탈모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유전과 남성호르몬이다. 유전의 경우 아버지 쪽보다는 어머니 쪽 영향을 더욱 많이 받는다. 탈모 가족력이 없다는 전제 하에 아버지가 탈모라면 아들은 탈모가 될 확률이 2.1배다. 반면 어머니가 탈모인 경우 아들이 탈모가 될 경우는 7.5배나 된다. 또 친조부보다 외조부가 탈모인 경우 손자가 탈모가 되는 비율이 더 높은 것이 사실이다.
가족력이 있더라도 탈모가 안 될 수 있고 가족력이 없더라도 탈모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가족력이 있다고 해도 탈모가 노화의 한 과정으로서 30대 중후반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10대 후반~20대 초반에 나타난다면 단순 유전만의 문제가 아님을 추측할 수 있다.

실제 탈모로 내원하는 환자들을 진료해보면 한의학적으로 음혈(陰血) 부족, 양기(陽氣) 항성, 지나친 열이, 간신(肝腎)의 약함 등의 원인인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 이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로 접근한다.
남성 호르몬과 유전의 영향을 100%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일찍 자각한 만큼 빨리 진료 받아 급성기에는 탈모를 완화시켜야 한다. 완만한 진행정도를 보일 때는 보다 근본적인 치료나 관리법으로 유지 혹은 호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여성형 탈모의 원인 역시 DHT라고 하는 남성호르몬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하지만 여성은 탈모 발생 원인이더욱 복잡하다. 여성형 탈모의 원인도 다양하다. 난소 종양 등으로 인해 호르몬의 분비상태가 불량해져서 전신 다모증과 함께 정작 풍만해야 할 모발이 탈락되게 한다. 다이어트를 비롯한 영양 불균형, 스트레스와 염색과 파마와 같은 자극, 임신과 출산, 피임약 복용 등이 탈모를 유발시키고 더욱 촉진하게 만든다. 또 여성형 탈모는 갑작스런 진행보다는 머리카락이 가늘어지면서 시작된다. 앞머리라고 할 수 있는 앞 라인에서 조금 벗어나 시작해 서서히 진행된다. 따라서 꼼꼼하게 살피지 않으면 현격하게 진행된 후에야 자각하기 십상이다. 때문에 조금은 예민하게 굴 필요가 있다.
각각의 증상에 맞는 치료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조금만 기분 나쁜 말을 들어도 금세 얼굴이 붉어지는 경우, 간간히 빨갛게 성난 뾰루지가 올라오는 경우, 생리주기가 짧아지거나 새빨간 출혈이 보이는 경우라면 간화(肝火)를 조절해줘야 한다. 소화가 잘 안되고 변비가 있고 가스도 시원치 않게 나오며 무력한 경우라면 위(胃)와 대장(大腸)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 어지럼증이 잦고 생리 주기가 길어지며 생리혈이 묽고 손발톱이 잘 부러지는 경우라면 혈허(血虛)에 준하므로 이에 대한 보강이 필요하다.
다양한 원인들이 작용하는 여성형 탈모이기에 치료가 힘들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치료기간이 길긴 해도 증상 호전을 꽤 기대해볼 만 한다. 남성 호르몬의 강한 영향과 유전력이 심한 남성형 탈모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만약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고 머리숱이 줄어들면서 두피가 보이기 시작한다는 느낌이 든다면 자각했을 때부터 대략 3~6개월 전의 생활습관과 몸과 마음의 상태를 돌아봐야 한다. 문제가 되는 습관은 교정하고 모자라는 영양은 공급해야 한다. 몸이 좋지 않다면 치료를 받고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방법들을 강구해야 한다. 머리를 너무 강하게 묶고 있다면 조금은 느슨하게 헤어스타일을 변화시키는 것도 견인성 탈모를 예방하는 방법이다.
최근 몇몇 방송 프로그램에서 합성 계면활성제의 악영향 등을 다뤘다. 합성 계면활성제는 피부염 뿐 아니라 유전자변형을 일으킨다. 따라서 한방 탈모 치료를 초창기부터 시작했던 본원은 가장 우선적으로 의미를 뒀던 두피질환 및 탈모 관리법이 바로 천연 샴푸를 연구하는 것이었다. 모발의 밭이 되는 두피에 영양을 공급하고 순환을 촉진해 염증을 줄이는 약재들을 고민해 처방을 구성했다. 이를 달여 유효성분이 50%이상이 되도록 했다. 천연 계면활성제를 이용해 정상 두피 pH를 유지하도록 약산성을 띄고 있으니 두피 건강과 모발 건강까지 이어지게 했다.
남성과 여성 모두 적절한 관리와 치료가 진행되지 않으면 탈모가 호전될 수 있는 시기를 놓치게 된다. 빠른 진단과 적절한 관리 및 치료가 풍만한 머릿결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미가람한의원 김준정 원장>
<정리=조아라 기자>
chocho621@ilyoseoul.co.kr
조아라 기자 chocho621@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