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범 전 STX에너지 회장 검찰 소환 막후
이희범 전 STX에너지 회장 검찰 소환 막후
  • 이범희 기자
  • 입력 2014-04-14 10:37
  • 승인 2014.04.14 10:37
  • 호수 1041
  • 2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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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종착지는 총수” 치밀한 수사 예고
▲ <뉴시스>

강 회장 구속 후 ‘정관계 로비’ 수사 본격화 전망
가신그룹 수사로 STX 부당거래 퍼즐 맞춘다

[일요서울 | 이범희 기자] 그룹 총수나 대기업에 문제가 생기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인물이 있다. 이른바 숨은 막후실세로 주목받는 가신그룹들. 일명 2인자들이다. 삼성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 당시 이학수 전 실장이 그랬듯 이번에도 논란이 되고 있는 강덕수 STX회장의 배임횡령 사건과 관련해 이희범 전 산업자원부장관(전 STX 에너지·중공업 총괄 회장·현 LG상사 부회장)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 이 전 장관은 혐의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모시던 총수의 명예를 위해 입을 다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는만큼 수사는 더 힘들것이란게 검찰 내에 퍼진 분위기이기도 하다.

STX그룹 강덕수 회장의 배임 및 횡령·탈세 혐의를 파헤치는 검찰이 강 회장의 가신 역할을 하고 있는 인물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이들의 소환은 총수가 구속된 상태에서 이뤄져 검찰 안팎에선 수사가 곧 의혹의 ‘정점'에 다가설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총수의 또 다른 비위사실을 파헤치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STX 강 회장의 수천억원대 배임·횡령 비리를 수사중인 검찰은 이 전 장관이 수백억원대 배임 과정에 강 회장과 공모한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등에 따르면 이 전 장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한 뒤 사법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몸통 조사 임박’ 관측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임관혁 부장검사)는 STX 에너지·중공업 총괄 회장을 지낸 이 전 장관이 STX 그룹의 부실 과정에서 700억 원 대의 배임 비리 과정에 가담한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지난 9일 알려졌다.

검찰은 이 전 장관이 2012년 700억원 규모의 군인공제회 자금을 연장하는 과정에서 강 전 회장과 함께 주도적으로 이를 해결한 정황을 파악하고 이 부분에 대한 수사를 집중적으로 벌이고 있다.

검찰은 이 전 장관이 대출을 갚기 어려운 그룹 사정을 알면서도 현행 법규를 어기며 군인공제회 자금 연장 과정에 적극 개입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참여정부 시절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이 전 장관은 STX가 어려워진 시점에 STX그룹에 영입된 것으로 알려져 이 전 장관의 역할론에 대한 의혹은 지속돼왔다. 그러나 이 전 장관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 전 장관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를 벌였을 뿐이고 강 전 회장이 구속된만큼 조만간 불러 수사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집중 조사를 벌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전 장관은 강 회장의 최측근으로 그룹의 전반적인 재무관리와 핵심 사업을 챙겨온 그룹의 2인자로 꼽힌다.

검찰은 이 전 장관 조사에 대비해 그동안 치밀한 조사계획을 짜는 데 주력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숨은 비리 찾기 ‘혈안’

이 전 장관 입에서 관련 의혹에 대해 결정적 진술을 확보하고자 앞서 벌인 총수의 수사와 참고인 조사를 통해 수집한 모든 단서를 토대로 빠져나가기 어려운 촘촘한 그물망을 쳐둔 셈이다.

이에 따라 검찰 안팎에서는 이 전 장관의 소환을 계기로 구속중인 ‘몸통' STX 강 회장의 숨은 비리 찾기가 곧 마무리돼 수사가 또 다른 클라이맥스로 치닫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예측은 수사에 의미가 없다. 원칙에 따라 차근차근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전 장관이 관련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어 관련 의혹에 대한 확실한 증거를 찾지 못하면 돈의 용처와 정관계 로비 의혹은 미제로 남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skycros@ilyoseoul.co.kr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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