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경이 수상하다
북한 국경이 수상하다
  • 오두환 기자
  • 입력 2014-04-14 10:11
  • 승인 2014.04.14 10:11
  • 호수 1041
  • 1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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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공공기관 모두 철수 중…정보유출 원천 차단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북한 국경 일대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국경일대에서는 그동안 탈북, 내외부정보 유입·출, 불법밀수 등이 암암리에 이뤄졌다. 하지만 최근 국경지역의 주택들과 공공기관들이 모두 철수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난 10일 자유북한방송에 따르면 함경북도 회령 소식통과의 전화통화를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2월 말 경 그(김정은)가 함경도부터 신의주까지 국경연선(지역)의 주택들과 공장·기업소를 모두 철수시키라는 지시를 내렸다”며 “국경연선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불법활동이 체제안정에 걸림돌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는 것이다.

이 소식통의 말에 따르면 김정은은 국경지역 도당 책임비서들과의 담화에서 “김정일 동지께서 생전에 하시려고 하던 사업들을 내가 꼭 이루고 싶다”면서 “그 첫 번째 사업으로 국경지역에서 살고 있는 일반인들의 주택을 강뚝에서 100m, 공장·기업소는 50m로 철수하는데 관계부문일꾼들이 노력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2004년경 이미 민간주택 철수 계획을 세웠으나 북한 시장경제의 80%가 국경을 통한 불법밀수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 때문에 착수하지 못했다. 또 식량도 해결하지 못한 상황에서 국경을 차단하면 주민들의 불만이 커질 것이기 때문에 진행하지 못했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현지 간부들과 주민들의 반발이 큰 것으로 보인다. 자유북한방송 소식통은 “지시를 받은 도안의 간부들도 어마어마한 자금과 오랜 시간을 요구하는 이 건설을 달가워하지 않는다”며 “젊은 지도자가 아무런 준비없이 욕망과 자신감만 가지고 내린 지시때문에 결국은 체제결속이 아니라 오히려 비난만 낳고 있다”고 전했다고 했다.

또 소식통은 “두만강과 압록강 연선의 수백만 주민들이 당장 들어가 살 집도 없는 상황에서 대량탈북이나 외부정보 유입 때문에 무리한 건설을 추진한다면 아마도 비난이 아니라 폭동도 일어날 것이다”며 “벌써부터 주민들 속에서는 그(김정은)에 대해 ‘하나만 생각하고 둘은 모르는 우둔한 인간’이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고 덧 붙였다.

freeore@ilyoseoul.co.kr

오두환 기자 freeor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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