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Ⅰ오두환 기자] 교육사업이 비지니스가 된지 오래다. 순수한 교육의 목적보다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학교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도 교육현장에는 학생들의 성공과 그들의 능력 개발을 위해 노력하는 교육자들이 많다. 서울현대직업전문학교 김남경 이사장도 그들 중 하나다. 많은 학생들이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걱정하고 두려워 한다. 자신이 무엇을 해야할지 어디로 가야할지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일요서울]은 김남경 이사장과 함께 이 시대가 원하는 교육과 직업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해 봤다.
-서울현대전문학교를 소개한다면?
“학교는 1990년 설립됐다. 1990년은 IT가 처음 보급되던 시기다 보니 IT분야 인력개발이 절실히 요구 됐다. 당시 우리학교는 IT중심의 학교로 출발을 했다. 지금의 IT학부가 우리학교의 역사다. 그러다 2000년도 이후 서비스산업이 발전하면서 서비스관련 학부들을 신설하게 됐다.
지금은 호텔조리계열, 경찰복지계열, 패션뷰티디자인방송계열, 게임보안계열 등에 30개 전공을 운영하고 있다. 또 노동부로부터 11년(2003~2012) 연속 최우수기관학교로 선정될 만큼 우수한 교육프로그램을 갖고 있다”
-주요 교수진들 소개한다면?
“대표적인 교수로는 두바이 버즈 알 아랍호텔 수석주방장 출신의 에드워드 권(권영민) 석좌교수, 푸드스타일리스트 국내 방송 진출 1호 및 대한민국 제 6호 푸드코디네이터 명인 강은숙 명인교수, 기능장으로 손꼽히는 조리기능장 형도윤‧이흥구‧장철호 교수, 제빵기능장 김은경 교수 등이 있다”
-에드워드 권을 교수로 영입한 것도 이슈가 됐다. 어떻게 영입하게 됐나?
“한 7년 됐나. 우연히 신문에 명함정도 크기의 작은 기사를 보게 됐다. 30대 중반의 대한민국 청년이 세계 최고의 7성급 호텔이라고 불리는 버즈 알 아랍호텔에 메인 쉐프로 들어갔다는 기사였다. 연봉이 6억(50만불) 정도였던 걸로 기억된다. 당시 외식산업 쪽에 학부를 만들어놓고 있었다. 그래서 학과장에게 이 분이야말로 꼭 영입을 해야 할 분이다. 어떻게 연락을 하던 6개월 안에 꼭 모시고 와라라고 말했다. 이 분을 통해 우리 학생들이 국제화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다”
“당시 우리 학생들에게 꼭 명문대를 나오고 박사 학위를 따야 장래를 보장 받는 게 아니라 특정분야에서 최고가 되면 국제적으로도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결국 3개월인가 만에 에드워드 권을 모시고 왔다. 에드워드 권에게 당신이 간 길을 가르쳐 달라. 그 길을 가쳐 줘서 제2, 제3의 수많은 에드워드 권이 나오게 해 달라고 했다. 당시 파격적인 조건과 함께 학생들을 세계적인 호텔로 취업 시켜달라고 했다”
-서비스관련 계열 학과의 활약이 눈에 띈다. IT 중심의 학교에서 서비스 중심의 학교로 변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선진국들의 서비스산업 비중이 75% 정도 된다. 선진국이나 아니냐 또는 국민소득이 높으냐 안 높으냐는 결국 서비스산업이 얼마만큼 발전돼 있느냐에서 찾을 수 있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라 불린다. 중국의 경제 규모는 세계 2위지만 선진국이라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미국, 독일 등은 서비스산업이 70% 정도 된다. 서비스 품질이 21세기에는 국가 발전의 중요한 척도다”
“스타벅스, 맥도날드도 따지고 보면 다 서비스산업이다. 커피를 볶아서 파는 게 세계적인 브랜드가 되리라고 생각한 사람이 누가 있겠나. 패션분야도 세계 유명브랜드나 우리의 상품력을 비교해 보면 큰 차이가 없다. 결국은 브랜드 값이다. 짝퉁도 품질에 있어서는 전문가가 아니면 구분 못할 정도로 생산 수준은 최고의 경지에 와 있다. 결국 브랜드와 마케팅을 어떻게 하느냐의 차이다. 그래서 우리는 서비스 각 분야별로 특성화하고 특화해서 전문가를 육성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직업전문학교로는 흔치않게 국제화, 세계화를 기치로 삼고 있다. 이유가 무엇인가?
“선진국이 동등한 능력을 가진 전문가의 인건비가 3배에서 5배정도 비싸다. 똑같은 능력을 가진 전문가가 한국에서 연봉 5천만 원을 받는다면 미국, 캐나다, 유럽 등에서는 약 1억 5천만원 정도 받는다. 우리 청년도 월급 많이 받았으면 좋겠는데 차이가 뭘까 생각해 봤다. 차이는 딱 한가지였다. 기능의 역량, 능력은 오히려 우리 학생들이 더 낫더라. 그런데 그들은 영어로 일을 하더라. 우리 한생들은 한국어를 사용하고. 그 차이 하나더라. 그래서 세계화 교육에 발맞춘 외국어 교육을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한”
-외국어 교육 및 세계화를 위해 진행하고 있는 특별한 교육이 있다면?
“해외 취업 시 전문가들의 인건비가 제일 비싼 곳이 호주다. 전문기능인의 경우 호주는 기본이 연봉 7~8천만 원이다. 우리나라로 계장 이상이 되면 연봉이 1억 원이 넘는다. 자연환경, 취업, 생활만족도 등을 보니 실제로 이민자들의 정착률이 가장 높은 곳도 호주다. 국제화‧세계화를 준비하는데 드는 비용도 호주가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낼 수 있는 나라였다. 그런데 호주는 취업을 위해 대학을 가기 위해서는 아이알츠 시험 5.5라는 점수를 갖고 있어야 한다. 토익으로 말하면 거의 930~940점대 점수다”
“호주 유학 및 취업을 위해서는 영어가 기본인데 아이알츠 시험을 통과하려면 쉽지 않다. 시험이 아니면 호주정부가 인정하는 교과과정을 가진 대학의 어학원에서 6~7개월 공부를 거쳐야만 입학 허가가 나온다. 그런데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그래서 우리학교는 호주정부가 인정해 주는 영어교육과정을 가져와 학교에서 운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어학코스를 밟고나면 아이알츠 점수 5.5를 인정 해 줘 호주국립기술대학교 공동학위로 받을 수 있다. 우리학교 졸업 후 국립기술대학교오 가 17주 교육을 받으면 호주국립기술대학교 학위를 준다. 호주전문학사 자격증을 주는 것이다. 이외에도 캐나다 2+2 제도를 운영하고 있고 올해부터는 중국 2+2제도를 운영할 계획이다”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교육계가 학생 수가 많이 줄어 염려하고 있다. 대학보다 더 좋은 전문학교를 만들어야 한다. 사람은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역량이 다 다르다. 우리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은 국영수 공부만 해서 수능시험 본 뒤 적성을 무시한 채 점수에 맞춰 대학에 간다는 것이다. 자기 역량이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점수에 맞춰 대학을 가다보니 정말 훌륭한 인재들을 못 키우는 게 문제다. 재학생 중 17%가 4년제 대학을 졸업했거나 다니다 온 학생들이다. 정작 대학에 가 봤더니 자신들의 미래가 안 보인다더라. 그래서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 찾아서 온 거다. 카이스트 다니다 온 학생도 있다”
“학력중심의 세상은 이제 끝났다. 학력중심, 자격증 중심이 밥 먹여주던 시대는 끝났다. 청년들이 중심이 되는 20년 후에는 어느 대학 어느 학과를 나왔는가가 아니라 그 사람이 어떤 분야의 전문가고 어떤 역량을 갖고 있느냐가 좌우한다. 나는 학생들에게 여러분들이 20~30년 뒤 사회 주역이 됐을 때 전문가교육을 제대로 받는다면 명문대 학생들보다 훨씬 더 성공할 수 있다고”
-학교를 운영하는 데 있어 어려운 점은 없나?
“교육정책의 근본적인 틀부터 바꿔야 한다. 직업전문가 교육이 대학 교육에 못지않게 중요한 위치에 있는데 우리나라는 단순한 학력 중심의 사고를 못 벗어나고 있다. 또 우리나라 교육예산 대부분이 대학교육에만 치중돼 있다. 평생교육, 직업교육 등에 예산의 1%가 채 안되는 예산을 배정받고 있다. 이런 부부들이 선진국으로 각기 위해서는 획기적으로 개선돼야 한다”
“또 지나치게 행정규제 일변도의 제도도 개선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학과명칭, 학교명칭, 교강사에 대한 지나치게 엄격한 학력중심제한들. 전문학교는 일반대학보다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받고 있다. 학력이 낮더라도 현장에서 전문가로서 인정받은 소위 장인들한테는 수업을 할 수 있도록 해 줘야 하는데 현재는 그럴 수 없다”
“학사를 졸업한 사람은 7년 이상 경력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7년 이상 현장에 있다가 나중에 학위를 딴 사람은 학위 이후 경력만 인정된다. 거꾸로는 안 된다. 오히려 현장에 있다가 후에 학위를 딴 사람이 더 많은 것을 알아 배우는 것도 많다. 후자가 더 효과적인 인재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경우 허용이 안 된다. 안타깝다. 너무 규제중심이다. 물론 질 관리를 위해서는 필요하지만 유연성이 있어야 한다”
“장학혜택, 시설지원 등이 필요한데 국가적 지원을 받지 못하고 본교 재원으로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보람된 교육을 하고 있음에도 편협 된 사고 때문에 국가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지 못 하는 게 아쉽다”
-기억에 남는 졸업생이 있다면?
“대인기피증이 있을 정도로 학우들하고 잘 어울리지 못하는 학생이 있었다. 우리학교는 인성교육을 중요시한다. 기능전문가 교육도 중요하지만 인성교육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성공하기 힘들다. 성공하는 사람 됨됨이가 돼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 그래서 평소 교수님들께 학생들을 대할 때 학생이라는 집단으로 대하지 말고 한명의 학생으로 대하란 말을 자주 한다. 학생의 핸디캡, 역량 등을 잘 파악해 그 학생만을 위한 맞춤형 교육을 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그결과 앞서 말한 학생은 2학년 때 과대표도 했고 장학금도 받았다. 물론 취업도 잘 했다”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은 어떤 것들이 있나?
“현재 자체 장학금을 비롯해 26개 정도의 외부 장학금이 있다. 성적우수 장학금과 과대표 장학금 등을 기본으로 보훈장학금, 특기자장학금, 공로장학금, 근로장학금, 형제자매 장학금, 외국어우수장학금, 산업체장학금 등이다. 다양한 장학금 혜택이다. 우리 학교는 학교 전체 예산의 8%정도를 장학금에 쓰고 있다. 학생 수혜율은 약 25%에서 30%정도다”
-취업률은 어느 정도 인가? 학생들 취업을 위한 노력은?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은 97%정도 다 취업을 찬다. 취업알선은 물론 취업지원센터도 있다. 학교로 직접 구인의뢰 하는 기업체수가 5300여개다. 학교 인트라넷에 기업체들의 취업 정보가 다 들어있다. 내부적으로는 학생들의 기업 만족도 조사를 통해 기업을 A, B, C 등급으로 나눠 학생들의 취업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밖에 다양한 산학협동을 통해 다양한 실무수업 및 현장실습을 진행하고 있다”
-새로운 계획 및 포부가 있다면?
“국제화와 해외 취업 등을 위해 뿌린 씨앗을 거두고 싶다. 이제 수확할 수 있을 정도의 시스템이 갖춰졌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앞으로 3~4년 후에는 결과를 가지고 당당히 서울시내 학교들과 비교해서 우리 학교의 훌륭함을 알리고 싶다. 교수님들께 항상 이런 이야기를 한다. 서울현대전문학교에서 나의 인생이 바뀌었다라고 성공한 학생들이 찾아올 수 있는 학교를 만들자라고”
-미래를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들은?
“인생은 두 번 살지 않는다. 한번 사는 인생을 멋있고 보람있고 살만하게 살려면 성공해야 한다. 그리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남들이 가는 길이 아니라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하고 그 분야에 1인자가 돼야 한다. 그러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 인생의 실패는 나의 인생을 살아나가는 사람이 아니라 남의 시각에 의해 남의 뜻대로 남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 실패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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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환 기자 freeore@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