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적자행진 속 민영화·비자금 등 의혹 잇달아
차바이오앤디오스텍, 의료업 논란의 중심지로 부상

가장 먼저 떨어진 지상과제는 적자를 내고 있는 계열사들을 추스르는 것이다. 차 회장이 최대주주인 차바이오앤디오스텍 계열사 중 절반에 가까운 회사들이 적자에서 허덕이고 있다.
차바이오앤디오스텍은 차 회장이 5.98%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어 차 회장이 보유한 KH그린이 4.86%를 가지고 있고 차 회장의 친인척 차원태·차원영·차원희씨가 각각 4.06%, 2.29%, 1.79%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012년 사업보고서를 봐도 차바이오앤디오스텍은 차 회장 일가 및 계열회사와 비영리법인 24명이 30.52%의 지분율을 소유하는 방식으로 지배구조를 형성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차바이오앤디오스텍 계열사 21곳 중 9곳의 2013년 총포괄손실액이 총 70억 원을 넘어섰다. 조금 더 상세하게 살펴보면 지난해 미국 자회사에서 물적 분할을 거친 차메디텍과 씨에이치오는 각각 56억 원과 4억 원의 적자를 냈다.
또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가 4억 원, 차케어스 1억 원, 차바이오메드 2억 원, 서울CRO 4000만 원, 차백신연구소 4억 원 등 바이오 관련 계열사도 총 12억 원을 까먹었다. 특히 바이오 관련 분야는 그룹 차원에서 성장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부분인데 여전히 실익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지적되고 있다.
차바이오앤디오스텍이 2011년 인수한 차백신연구소 역시 실적을 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2011년 3억 원의 적자를 내더니 2012년과 지난해도 각각 2억 원, 4억 원의 손실을 내는 데 그쳤다.
아울러 솔리더스인베스트가 2012년에 4억6000만 원, 지난해 3억8000만 원의 적자를 찍었다. 차케어스도 2011년부터 지난해 사업연도까지 3억 원과 6억 원, 1억6000억 원의 적자를 차례로 기록했다. 만약 앞으로도 적자 행진이 계속되면 계열사 중 일부에 편중된 매출로 인해 그룹 사업 균형이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다.
영리병원 지적도
더욱이 차병원그룹의 계열사들은 ‘의료 민영화의 상징’으로 불리며 각종 논란을 만들고 있다. 의료시민단체들은 차병원그룹의 의료사업을 맡고 있는 병원이 계열사들의 돈벌이를 늘리는 목적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김태훈 사회진보연대 보건의료팀 정책위원이 작성한 의료민영화 쟁점 분석 보고서에서도 이러한 내용은 자세하게 나와 있다.
보고서는 “의료법인 자회사 허용은 병원에 영리적 목적의 투자와 배당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므로 그동안 국민들이 반대했던 영리병원을 허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한다.
또 그 예로 차병원그룹의 차바이오앤디오스텍이 운영하는 차움센터의 사례를 들었는데 “차움을 통해 의료법인 영리자회사 허용이 영리병원 허용과 다르다는 정부의 주장을 실증적으로 반박할 수 있다”면서 “성광의료법인이 차바이오앤디오스텍을 자회사로 만든다면 기형적 형태의 차움센터는 합법적인 영리병원이 되는 것이고, 향후 차움의 모델을 다른 병원도 벤치마킹하며 과잉경쟁하게 되면 의료비상승과 의료기관의 양극화 문제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의료법인의 자법인 허용을 통해 민간의료보험회사나 IT의료기기, 제약산업에 진출하는 재벌들이 병원과 공동으로 출자한 자회사를 설립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나아가 ‘민간의료보험-병원자본-의료연관산업’을 포괄하는 의산복합체는 공동의 이해관계를 가지면서 환자 개개인의 의료비 및 부가적 지출의 확대, 건강보험 지출의 증가를 통해 수익을 추구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 단체연합 관계자도 “차병원그룹의 경우 의료민영화 그 자체이며 부대사업을 하기 위한 수단으로 병원을 가지고 있는 것 뿐”이라고 비판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여기에 대형병원이 부대사업을 지나치게 확장할 경우 중소병원 경영은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차병원그룹의 경우 개별 병원으로 볼 때는 종합병원 이하의 규모이기 때문에 상급종합병원에는 속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질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현재 차병원은 강남, 분당, 구미 차병원의 병상 수 총합은 2000병상이 넘고, 1500병상의 LA장로병원까지 포함하면 전체 규모는 상급종합병원의 병상수를 넘어선다. 차병원 그룹의 전체 매출액은 연 1조 5000억~1조 8000억 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병원그룹 측은 모든 논란을 피하고 있는 모양새다. 차병원그룹 관계자는 “확인이 필요하다”거나 “조금 더 시간이 있어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언급을 꺼렸다. 그 뒤로도 [일요서울]이 수차례 차병원그룹 담당자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담당자 휴대전화도 사무실도 모두 통화음만 울릴 뿐이었다.
한편 차병원그룹은 과거에도 많은 의혹과 논란에 휩싸인 바 있어 이미지 타격은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차병원그룹 계열사인 CMG제약은 병·의원 불법 리베이트로 압수수색을 받은 이력이 있다. 당시 차병원이 줄기세포 연구등 사업을 확대하면서 리베이트의 상당 부분이 비자금으로 흘러갔을 것이라는 시각도 상당했다.
또 분당차병원은 분당구보건소 부지 매입과 관련해 특혜 시비가 있었고 조직폭력배를 동원해 서민 상권을 빼앗으려 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현재는 해당 문제가 일단락 지어진 상태지만 이 과정에서 리베이트 수사 중 불거졌던 비자금 조성 의혹이 상인들을 중심으로 다시 한 번 불거지기도 했다.
hwihols@ilyoseoul.co.kr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