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담양 다이너스티 골프장 팔아 벌금 납부 할 듯
심리적 압박으로 지난 3일 한강 자살소동 벌이기도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황제노역’으로 논란을 빚은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의 사실혼 부인 황모씨(57)가 주목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31일 황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황씨가 지분을 갖고 있는 여러 사업체와 관련해 허 전 회장의 재산 은닉 여부와 황씨의 벌급 대납 여부 등을 조사했다. 황씨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벌금납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황씨는 대주그룹 자회사인 ‘HH레저’와 ‘HH개발’의 등기이사다. 회사 지분도 상당 부분을 소유하고 있다. ‘HH레저’는 전남 담양 다이너스티 골프장을 운영하는 회사며, ‘HH개발’은 장병우 광주지법원장이 살던 아파트를 인수했던 업체다. 또 뉴질랜드에 본인과 법인 명의로 170억 원대 부동산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검찰은 담양 다이너스티 골프장을 허 전 회장의 벌금 224억원을 집행할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주건설관계자들에 따르면 황씨는 개인적으로도 돈을 많이 벌었다고 한다. 주식이나 배당 등으로 벌어들인 돈이 엄청나다는 말이다.
문제는 민법상 부부별산제에 따르면 남편의 벌금 집행을 이유로 아내의 재산을 강제로 압류할 수 없다는 점이다. 현재로서는 허 전 회장 아내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다행히 황씨는 골프장을 담보로 돈을 마련하겠다고 밝히고 여의치 않으면 처분해서라도 벌금을 내겠다는 의사를 검찰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황씨의 재산인 골프장 처분으로 벌금을 대납할 경우 발생하는 막대한 양도소득세, 증여세는 허 전 회장 측이 선뜻 벌금을 낼 수 없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만약 황씨를 통한 벌금 납부가 여의치 않을 경우 검찰은 허 전 회장의 아들인 스캇 허씨가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뉴질랜드 현지법인 KNZ건설 등의 재산이 대납 수단이 될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대주그룹의 계열사 간 자금 몰아주기, 유동성 위기 상황에서의 최종 부도처리 과정 등에 대해서도 조사하면서 허 전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황씨가 지난 3일 한강에서 자살 소동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황씨는 3일 오후 8시 10분께 서울 한강시민공원 잠원지구에서 술에 만취해 눈물을 흘리며 “내가 죽으면 다 끝난다”고 소리를 지르며 한강쪽으로 갔으나 자살을 의심한 시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구조됐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황씨는 순간 한강에 뛰어들려는 몸짓을 했으나 경찰이 황씨의 팔을 잡아당기며 안정시켰다. 경찰은 안정된 황씨를 파출소로 옮긴 뒤 친언니에게 인계했다. 황씨는 이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순천향대학병원에서 심리적 안정을 위한 치료를 받은 뒤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씨는 검찰과 국세청의 압박에 상당한 심적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허 전 회장의 약점을 잡아 5억 원을 뜯어낸 하청업체 대표 백모 씨에 대한 수사도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백 씨가 최근까지도 “허 전 회장의 차명 주식 등 재산을 빼돌린 정황을 폭로하겠다”며 협박해 온 사실에 대해 집중 추궁하고 있다.
freeore@ilyoseoul.co.kr
오두환 기자 freeore@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