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당하고 돈 뜯기고 … 두번 울었다”
“배신당하고 돈 뜯기고 … 두번 울었다”
  • 윤지환 
  • 입력 2004-05-07 09:00
  • 승인 2004.05.07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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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가로 변신한 가수 구창모씨(40)가 지난해 7월부터 올 1월까지 부산진구 부전동 소재 P나이트클럽을 운영해 오면서 조폭들의 협박과 사기로 인해 무려 1억 5,000여만원 상당의 피해를 봤다는 의혹이 제기돼 충격을 주고 있다.또한 조폭들을 끌어들여 구씨의 돈을 갈취하는데 앞장선 것으로 의혹을 사고 있는 사람이 바로 이 나이트클럽 운영을 믿고 맡겼던 대리사장 김모(40·부산 해운대구)씨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구씨는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셈이다. 이 사건은 부산 서부경찰서서 사건을 인지, 김씨를 구속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사건의 발단은 구창모씨가 부산 쪽에 새로운 사업을 일으키고자 지난 해 부산 수영에 위치한 M호텔을 인수하려한 것에서 비롯됐다.이 호텔은 과거 S관광호텔에서 M호텔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 호텔 주변은 유흥업소들과 각종 유명 호텔들이 밀집해 있어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 밤이면 불야성을 이룬다. 구씨는 이런 조건이 마음에 들어 이 호텔을 인수하기 위해 호텔 측과 여러 각도로 인수의사를 타진했으나 양측의 의견차이 때문에 결국 인수 계획은 무산되고 말았다. M호텔 인수계획이 무산되었지만 부산에서 사업의 꿈을 쉽게 버릴 수 없었던 구씨는 다른 비즈니스대상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이때 당시 구씨의 사업을 보좌해 오던 이모씨가 “예전에 알고 지내던 친구 김모씨가 있는데 그가 부산 쪽 사정에 좀 밝으니 연락을 해보자”며 제안해 왔다. 이씨는 “김씨가 부산에서 발이 넓기 때문에 그를 통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수소문 끝에 드디어 김씨와 연락을 할 수 있었다.

김씨에게 그간의 사정을 이야기하며 도와줄 수 있느냐는 말에 김씨는 흔쾌히 승낙했고, 이에 구씨는 큰 지원군을 얻는 듯했다. 자신이 예전에 일했던 업소인 ‘P 나이트클럽’을 소개, 구씨에게 이 업소를 인수할 것을 권했다. P 나이트클럽은 김씨가 전에 책임자로 일했던 곳으로, 이곳을 인수해 운영하던 전임 사장들은 모두 얼마 못 가 분노의 눈물을 머금고 업소 문을 닫아야 했다. P 나이트클럽의 전임 사장들이 차례로 분노의 눈물을 흘리며 영업을 접은 이유는 놀랍게도 조폭들의 상습적인 공갈, 협박 등으로 금품갈취와 영업 방해를 일삼았다는 게 구씨와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담당 형사의 말이다. 당시 이 업소 주변 사람들은 이와 같은 사실을 모두 알고 있었지만 구씨와 이씨는 이런 사실들에 대해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김씨는 타지인인 구씨의 이러한 허점을 이용, 그에게 이 업소를 인수토록 적극 추천했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계약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김씨는 “이곳에서는 이곳을 관리하는 조폭들 때문에 이런 식으로 해야 한다”며 나이트클럽이 5억 8,000만원임에도 불구하고 계약서에 8억에 인수하는 것으로 적으라고 강요했다고 구창모씨는 주장했다. 그것도 구씨에게 직접 말한 것이 아니라 구씨가 계약서 작성시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함께 자리한 영업이사에게 이를 강요했다는 것이다.그러나 구씨는 당시엔 아무것도 모른 채 김씨를 믿고 P 나이트클럽 인수 후 그를 대리 사장으로 임명해 나이트클럽의 운영을 맡겼다. 김씨가 구씨와 갈등을 빚게 된 또 다른 사건도 발생했다. 내부 수리 공사를 해야 한다며 그 비용을 구씨에게 거짓으로 청구해 그 차액 4,500여만원을 챙겼고 부대 시설비 및 각종 집기 구입, 그리고 홍보 비용 등으로도 상당한 액수의 돈을 빼돌렸다는 게 구창모씨의 주장이다.

또 본격적으로 영업이 시작되자 험상궂은 사내들을 데리고 나타나 “부산에서는 나이트클럽 영업을 하려면 폭력배들에게 잘 보여야 한다”며 “이들은 유명한 XX파 일원인데 이들이 우리 업소의 뒤를 봐 줄 것”이라며 은근히 자신이 마당발인 것을 과시하기도 했다고 구씨는 설명했다. 김씨는 이런 식으로 속칭 주변 동네 건달들을 끌어 들여 구씨에게 유명 조폭이라 허풍친 뒤 폭력배 접대비 명목으로 1,500만원 상당을 갈취한 혐의도 받고있다.구창모씨는 “김씨 때문에 본 피해는 엄청나다. 그에게 당한 실질적인 피해 액수는 1억 5,000만원 이상이다”라고 말하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로 이 사건을 담당한 경찰 관계자는 “현재 밝혀진 피해액은 6,000여만원이지만 정황으로 미루어 실제 피해액은 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환  jjd@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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