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와 기업가정신-11] CSR 공동체 의식 함양
[창조경제와 기업가정신-11] CSR 공동체 의식 함양
  • 김의식 교수
  • 입력 2014-03-31 13:53
  • 승인 2014.03.31 13:53
  • 호수 1039
  • 4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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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 정신에 관한 정의들 속에 혁신, 위험감수, 기회인지 능력, 고성장 추구, 동기, 비범한 의사결정을 위한 판단력 등 다양한 특성들이 포함되고 있다 할지라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간과할 수 없는 사항이다.

기업의 사회활동과 사회의 공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ibility)’은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1세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기 위한 기업경영의 새로운 의제 역시 지속가능한 경영이다. 기업이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경제적·환경적·사회적 이슈들을 종합적으로 균형 있게 고려하면서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경영활동이다.

즉, 기업들이 전통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했던 매출과 이익 등 재무 성과뿐 아니라 윤리·환경·사회문제 등 비·재무성과에 대해서도 함께 고려하는 경영을 통해 기업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향상시키려는 경영기법이다.

세계 지속가능발전 기업협의회는 지속가능경영을 ‘근로자, 그들의 가족, 지역사회와 사회 전반의 삶의 질을 개선시키며, 이들과 더불어 지속가능한 경제적 발전을 하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이라고 정의했다. 한국은 ‘환경·경제·사회 분야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기업과 사회 차원에서 기여하고자 하는 경영활동’이라고 했다.

그동안 경제적인 수익성에만 집중했던 경영방식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과 환경보호를 강조하는 새로운 경영방식으로, 기업이 사회를 이끄는 중요한 매개역할을 해야 한다는 선에서 출발한다.

▲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문명의 진보와 함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지속가능 경영을 실천하면서도 우리 모두가 간과치 말아야 할 것은 더불어 잘 살아가야 한다는 것과 인간답게 사는 삶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 하나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다 함께 잘 살아보자는 인간존중 의식이 전제되어야 한다. 혼자만 잘 살면 된다는 이기적인 것에서 벗어나 우리 모두 더불어 잘 살아야 하는 공동체 의식의 복원이 필요하다.

요즈음 우리나라에서도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이 공동체 의식 함양 및 사회적 책임 강조 등 지속가능 경영의 대상이 되고 있다. 사회적기업이란 공익적 목적을 갖는 경제 사업조직으로 정의하며 일반기업과는 달리 이윤극대화를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사회적 목적 실현을 위해 이윤의 대부분을 재투자하는 기업을 말한다.

또 서비스의 수혜자와 근로자, 지역주민 등 이해관계 속에 있는 사람들이 참여하여 민주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가지며 수익 발생시 사회적 목적 실현을 위해 재투자(상법상 회사, 이윤 3분의 2이상)한다. 사회적 기업은 비영리기관과 기업의 목표, 두 가지를 동시에 갖는 양가성을 지니는 것으로 즉, 수익을 창출하면서 사회적 책임을 지는 비영리 기관의 역할을 함께 하는 것이다. 일반기업이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되면 경영컨설팅이나 조세 감면 등의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협동조합은 주식회사와 달리 투자 지분과 관게없이 조합원이면 1인 1표만 행사 하면 되고 이익금의 3분의 2는 재투자나 고용 및 조합원의 복지에만 사용하게 되어 있는 등 지속가능경영을 추구하고 있다. 나머지 3분의 1은 출자한 조합원에게 배당금으로 지급된다. 대부분의 경우가 조합원=근로자인 경우가 많아 고용안정에 기여한다. 또, 조합원들간 공동체를 구성하게 되다 보니 경기 한파가 와도 정리해고 등 사회적 문제를 발생 시키는 일이 없다.

이제 경제발전만으로는 해결이 안 되는 사회적 과제 해결이 무게 있게 우리 주변을 감싸기 시작했다. 우리 모두 조금씩 내려놓고 배려하며 같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당위성에 동의를 구해야 한다. 어렵다고 안 될 것이라고 인지하는 데서부터 성공의 실타래를 풀어가야 한다는 방정식에 뜻을 같이 모은 것이다. 그런 점에서 문명의 진보와 발전 가운데 현대사회의 문화구조를 이해하면서도 자연과 조화를 이루면서 공동체 전체가 더불어 잘 살아가자는 가치관 존중의 아미쉬(Amish) 공동체 마을에서 교훈을 배워야 한다. 그들은 우리 사회의 물질만능주의적이며 환경 파괴적인 삶에서 벗어나 자연의 흐름에 맞추어가며 잘 살아가고 있다.

아미쉬의 본 고장인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랭커스터에서는 아스팔트 위를 천천히 달리는 마차와 통일되고 단정한 옷차림의 아미쉬 사람들과 쉽게 마주칠 수 있다. 그들은 진보와 발전이 아닌 전통을 지키는 삶이 허영, 욕심, 교만 등 개인의 욕심을 극도로 절제하고 육체노동을 신성시하며 자기 절제를 하는 것이 가장 행복한 가치관의 공동체 삶이라고 여긴다.

왜 이들은 자동차와 전기·전화를 사용하지 않으며, 아직도 말과 쟁기로 밭을 갈까. 왜 이들은 공동체의 가치관에 위배되는 제도 앞에서는 어떠한 굴욕이나 육체적 고통도 감수하며 저항하는 것일까. 아미쉬 공동체 사람들이 문명의 이기를 금기하거나 절제하는 것은 그들이 가장 우려하는 공동체의 결속과 전통적 가치관을 약화시키는 위험요소를 사전에 뿌리 뽑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아미쉬 사람들의 관점에서는 ‘진보와 발전’이 곧 ‘보다 좋은 삶의 질’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이 시점에서 우리 모두가 희랍철학의 전통적 세계관을 되짚어 보기를 희망한다. 희랍철학은 1천 년에 걸친 희랍정착사의 인간의 생활양식이자 제반 삶의 문제에 대한 희랍인들의 대응양식이다. 우주와 사회와 인간성의 전반을 관통하는 조화와 질서의 원리라고 할 수 있다. ‘서로 다른 여럿이 공존(polla)’하는 아낙시만드로스의 우주 발생론은 자연의 질서는 도덕적 질서와 같은 신념을 천명하고 있다. 이는 어느 누구도 도전 불가능한 진리로서 계승 발전해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또한, 희랍철학의 근본 출발점과 밀접하게 상호 연계되어 있는 헤시오도스는 “인간들이 정의를 행사 할때 그들의 도시는 번성하고 전쟁과 기근으로부터 자유롭다”라는 진리의 명제를 되새김질하는 공동체 의식의 함양이 요청되는 때이다.

기업가적 태도는 해당국가 국민의 기업가와 기업가 정신 그리고 창업에 대한 일반적인 일반적이 상황을 의미할진데, 구성원 모두에게 서로 다른 여럿의 공조를 생각하는 정신적 가치인 아낙시만드로스의 가치관이 빛을 발할 때이다.

공동체 의식은 나 자신부터 인정하고 나부터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에 익숙하게 다가서야 한다. 최근 시대적 흐름으로 다가온 정신문명의 진화에 대비, 변화하는 패러다임을 선도하는 경영혁신의 이론과 실제를 학습할 뿐만 아니라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한 풍토쇄신으로 진정한 행복과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가 정신이 바탕이 되었으면 한다.

■ 이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의식 경영학 박사>

 

김의식 교수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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