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가 짧은 시간 안에 고도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기업과 사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특히 이들 기업가들은 독특한 경영이론과 기법들을 창안했으며 한국의 기업풍토에 적합한 비즈니스 모델과 경영이론들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삼성을 창업한 이병철은 인재제일주의를, 현대의 정주영은 생산의 혁신을, LG의 구인회는 인화모델을 각각 창안해 냈다. 현재 대한민국이 경제 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이들 1세대 창업자들의 도전과 혁신적인 창업정신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일요서울]은 한국 경제의 한 획을 긋고 있는 기업들의 창업스토리를 출판물 또는 기존 자료를 통해 다시금 재구성해 본다. 마흔 여섯 번째 창업스토리의 주인공은 한국 최초 국내 커피브랜드, 할리스커피(대표 신상철)다.

할리스커피는 2009년 1월 경기도 용인에 커피 원두를 로스팅할 수 있는 자체 로스팅 공장을 설립했다. 할리스커피는 이 로스팅 센터를 통해 산지에서 직수입한 최고급 커피콩(생두)를 각각의 특성에 맞춰 로스팅함으로써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최적의 커피 맛을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맞춤형 로스팅 시스템 구축
또한 생두를 직접 로스팅해 공급함으로써 OEM 로스팅에서 오는 한계를 극복하고, 품질의 고급화와 안정화를 꾀하는 동시에 자체 커피 제조 기술력을 축적하고 있다. 2011년 7월에는 기흥으로 로스팅 공장을 확장 이전하면서 연간 850톤의 원두를 로스팅 할 수 있는 1200㎡의 대규모 단지를 갖추게 됐다.
그 뿐만 아니라 할리스커피만의 맞춤형 로스팅 생산 시스템인 NSP(Non-Stop Processing facility)를 구축했으며 3명의 큐 그레이더(Q-Frader·커피감별사)를 중심으로 최적의 블랜딩과 로스팅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 이 밖에도 할리스커피는 고객의 다양한 커피 맛에 대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2012년 상반기 ‘커피연구소’를 설립해 커피제조와 연구 기술력을 축적하고 있다.
할리스커피는 가장 신선하고 맛있는 최적의 커피 맛을 구현하기 위해 생산지에서 생두를 직수입해 한국에서 직접 로스팅 하고 있다.
할리스커피 에스프레소 블렌드는 콜롬비아 수프리모와 브라질 세하도 2종의 생두를 자체 커피 감별사(큐 그레이더)가 최고의 맛과 품질을 내기 위해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최적의 비율로 블렌딩해 로스팅한다. 또한 할리스커피는 로스팅 후 1개월 이내, 개봉한 지 1주일 이내, 갈아낸 지 1시간 이내의 원두만을 사용하는 ‘111 원칙’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할리스커피는 커피가 타지 않을 정도로만 볶아 신맛과 쓴맛을 줄이고, 고품질 원두 본연의 풍부한 향과 맛을 살리고 있다. 할리스커피의 맛이 부드러우면서도 깊고 진한 비결은 이러한 로스팅 방식과 더블샷에 있다. 할리스커피는 모든 커피음료에 일반 커피전문점들이 사용하는 강하게 볶은 원두의 ‘싱글샷’이 아닌 부드러운 에스프레소 ‘더블샷(2샷)’을 사용한다.
또 할리스커피는 품질 좋은 프리미엄급 국산 재료를 사용해 고객에게 신선하고 건강한 제품을 선보이는데도 여전히 주력하고 있다. 할리스커피가 2005년 국내에서 최초로 선보인 할리스커피의 대표 제품 ‘고구마라떼’는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국내산 고구마가 사용되고 있다. 고구마라떼는 현재 할리스커피의 인기 메뉴 중 10위에 포함 되는 등 다양한 연령층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제품이다.
그 뿐만 아니라 할리스커피는 완도산 유자를 할용한 유자차, 유자크러쉬 등을 만들고 있으며, 그린티라떼에는 해남과 보성의 100% 국내산 녹차를, Tea망 형태의 유기농 녹차에는 전남 해남의 녹차를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 시즌 메뉴로 선보인 빙수 3종의 경우에도 국내산 팥을 100% 사용했다.
이처럼 할리스커피는 고객들에게 우수한 품질의 국내산 특산물을 활용해 프리미엄급 메뉴를 제공함으로써 고객들에게 건강하고 신선한 음료를 서비스하고 있다. 또한 각 지역의 지배 농가는 이를 통해 실질적 소득 향상을 도모함으로써 할리스커피와 의미 있는 상생을 이뤄내고 있다.
키친매장·테마매장 확대
할리스커피는 2012년 11월 서울 이태원에 220석 규모의 할리스커피 키친 매장을 처음으로 오픈했다. 할리스커피 키친은 커피와 함께 가벼운 식사가 가능한 매장으로 현재 이태원점을 비롯해 합정역점, 학동역점, 부산달맞이점, 강릉항마리나점 등이 있다.
할리스커피 키친은 메뉴와 주방 시스템에 있어서도 기존 매장과 차별화를 꾀했다. 커피전문점에서는 보기 드물게 바리스타 공간과는 별도의 키친 전용 주방을 만들고, 전문 쉐프를 도입했다. 커피와 함께 건강하고 신선한 메뉴를 직접 만들어서 제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 것이다.
또한 할리스커피의 기존 메뉴 외에 샌드위치, 브런치 식사류, 디저트 케이크, 베이커리 등 총 30여종의 새로운 메뉴를 추가로 선보이고 있다. 모든 메뉴는 여전히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당일 만들어 제공한 것만 사용한다. 할리스커피는 앞으로 국내 및 해외 매장에서 키친 매장을 확대해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키친매장 뿐만 아니라 할리스커피는 고개들에게 포인트 혜택을 제공하는 마케팅 노력도 하고 있다. 할리스커피는 2012년 ‘할리스커피 더블 멤버십 카드’를 출시해 할리스커피의 상품 또는 서비스를 구매하면 사용금액의 5%를 적립하고 있다. 500 포인트 이상부터는 10 포인트 단위로 현금처럼 사용이 가능하다.
더불어 커피 사이즈 무료 업그레이드나 에스프레소 샷, 시럽 추가 등을 본인에 한해 1일 1회 무료로 제공받을 수도 있다. 또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멤버십 프로모션에도 참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할리스커피는 키친매장 뿐만 아니라 테마매장도 운영하고 있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편안하고 여유로운 쉼을 즐길 수 있는 고객들의 공간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테마매장이 처음으로 탄생한 곳은 경주 보불로점이다. 경주 보불로점은 한옥컨셉으로 세계문화유산의 도시 경주의 분위기에 어울릴 수 있도록 한국적인 건축 방식에 맞췄다. 목조를 활용하고 지붕에 기와를 쌓아 올려 한옥의 멋을 살렸다.
합정역점 역시 마찬가지다. 합정역점은 북카페를 컨셉으로 하고 인문, 사회, 소설 등 다양한 분야의 책 500여 권을 매장 안에 비치했다. 또 ebook 전용 단말기를 테이블에 설치한 ‘샘 체험존’도 마련돼 있다.
학동역점은 이탈리아 디자인 가구 마지스(Magis)와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선보인 매장이다. 매장 내에는 콜라보레이션 존을 별도로 마련해 고객들이 마지스 가구를 직접 체험할 수 있고 그와 동시에 여유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플래그십 매장을 만들어라
프랜차이즈본부 중 직영점을 달랑 1개만 운영하거나 직영점이 하나도 없이 가맹사업을 하는 곳도 있다. 하지만 할리스커피는 이를 프랜차이즈의 기본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생각했다.
할리스커피는 직영점이 플래그십(Flagship)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핵심 상권에서 경쟁사와 경쟁하고, 브랜드 노출을 시킴으로서 인지도와 이미지 상승에 크게 기여한다. 직영점이 수익 우선이냐 플래그십 역할 우선이냐의 선택에서 플래그십 역할을 보다 중요하게 평가했다.
이런 전략 때문에 할리스커피는 신촌에 80평짜리 건물 전체 매장을 냈으며 테헤란로에 97평 매장을 내기도 했다. 부산과 대전의 일부 매장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자 해당 지역의 가맹희망자가 증가하게 됐고, 브랜드는 점점 더 상승탄력을 받았다. 또 OJT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할리스커피로서는 OJT 교육장소로 가맹점만큼 좋은 곳이 없기 때문에 직영점을 적극 활용했다. 차별화된 전략으로 경쟁력을 키운 것이다.
할리스커피는 현장경험이 풍부한 직원들을 본사에서 대거 영입한다. 외식서비스 사업의 특성상 성공여부는 현장경험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마케팅팀과 운영팀의 직원은 대부분 매장에서 영입한 인력이다. 업무 특성상 현장 오퍼레이션을 정화갛게 숙지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1년 이상 바리스타로 근무햇던 직원들을 채용하고 있다. 이외에도 대표 및 임원진을 포함한 본사직원 모두 OJT(On The Job Training·현장 실습 교육)를 거치는 것을 기본으로 해 현장과 동떨어진 개념의 탁상공론을 지양한다.
이같이 할리스커피의 매장 영입 본사 직원이 유난히 다른 것은 다른 기업과의 차별화된 경영전략 중 하나다. 현장에서의 경험을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다. 또 이를 통해서 가업 사업체로서 점주와 본사와의 원활한 업무협조를 이루고 있다. 본사의 입장에 반할 수 있는 가맹점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임으로써 불필요한 마찰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은 최고의 장점이 됐다.
현장 할리스커피 직원들의 의견을 적극 받아들여 수정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유니폼 변경이다. 주황색이였던 면 소재 티셔츠의 유니폼이 세척을 하면 줄어들고 색이 바랜다는 의견이 꾸준히 접수되자 대대적인 변경작업에 들어갔던 것이다.
5년간 매출액 꾸준히 상승
그렇게 할리스커피는 최근 5년간 매출액이 꾸준히 상승했다. 2009년 873억 원에서 2013년에는 1700억 원까지 증가했다. 또 매장 수도 꾸준히 늘어났다. 2006년 88개에 불과했던 매장이 2013년에는 450개를 돌파했다. 해외시장에도 성공적인 진출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이처럼 할리스커피가 승승장구 할 수 있었던 것은 현장경험이 풍부한 본사 인력으로 실용적인 운영을 해온 것이 큰 도움이 됐다.
할리스커피는 커피 원산지인 남미 페루에 2곳, 필리핀 3곳, 중국 12곳, 태국 1곳 등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2012년에는 중동과 중앙아시아, 중국, 칠레,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에콰도르 등에 새롭게 진출하며 본격적인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섰다. 현재 4개국에서 총 18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11개국은 매장 오픈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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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박시은 기자>
<출처=스타벅스를 넘어 창조적 커피로 가는 신선한 할리스커피│지은이 이옹규│채니북스, 할리스커피>
박시은 기자 seun897@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