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사건에 연루돼 수감됐던 양홍관씨가 ‘정형근 의원 고문 논란’을 주장했다. 양씨가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사건에 연루됐을 당시, 정형근 의원은 안기부(현국정원) 공안검사였다. 양씨는 정 의원이 자기를 수사하면서 직접 고문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14일 양씨는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수사책임자였던 정형근 한나라당 의원이 성기고문을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말도 안되는 소리다”며 “양씨에 대해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현재 정 의원은 명예훼손혐의로 양씨를 서울지검에 고소한 상태다.중부지역당 사건의 연루자인 황인오씨는 ‘정형근 한나라당 입당 제안’을 주장했다. 황씨는 최근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정형근 의원이 직접 전화를 해 ‘정치해 볼 생각이 없느냐’며 한나라당 입당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 김갑수 부대변인은 “이철우 의원을 간첩이라고 몰아붙이며 공천과정을 밝히라고 했던 한나라당이 중부지역당 총책인 황인오씨에게 한나라당 입당을 권유한 것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하며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한나라당의 ‘이철우 역풍’은 당 분위기에도 찬물을 끼얹고 있다. 얼마전부터 정가에는 한나라당 ‘투톱’의 불화설이 나돌았다. 한나라당의 투톱이라 하면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 김덕룡 원내대표를 일컫는다. ‘이철우 역풍’으로 투톱의 불화는 더욱 커졌다는 얘기가 전해지고 있다. 색깔공세에 대한 지도부의 사전기획설이 제기, 증폭되면서 의혹의 시선이 원내대표단에 쏠리게 됐다. 김 원내대표는 박 대표의 ‘암묵적 승인’을 주장하며 색깔공세의 공을 박 대표측에 떠넘기는 듯한 인상을 줬다는 후문이다.
이에 박 대표와 김 원내대표는 갈등기류가 표면화되면서 최근 둘 사이는 전화도 안 한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김 원내대표와 박 대표는 지난 5월 김 원내대표 취임직후때만 해도 한나라당의 현안사항을 전화 등으로 긴밀히 논의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한나라당의 ‘이철우 역풍’으로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 공격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철우 역풍’은 열린우리당 지지층의 재결집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분석가들은 한나라당의 색깔공세에 여론이 반발하면서 이탈 현상을 보이던 열린우리당 지지층이 재결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한나라당은 이번 역풍에 대해 대책마련을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역풍이 자칫하면 정당 지지도에도 커다란 영향을 줄 수 있어 내년 재보선을 앞둔 상황에서 한나라당은 하루 빨리 수습을 해야 하는 입장이다.
김정욱 jkim@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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