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쌌던 손학규, 김두관, 오세훈 빅스타들 ‘왕의 귀환’
“과반 의석 확보 때문에 거물 차출 불가피” 공감대 확산

[일요서울 | 박형남 기자] 여야가 지방선거 공천 문제로 시끌벅적한 가운데 거물급 정치인들의 시선은 7·30 재보궐 선거에 쏠리고 있다. 이들은 어느 지역구에 금배지가 떨어질 것인가, 또 어떤 의원이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금배지를 던지는가에 주목한다. 정치권 주변에선 벌써부터 7월 재보선에 출마할 예비후보 리스트가 나돌고 있다. 민주당 손학규 전 대표, 김두관 전 경남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차기 대권주자들의 출마설도 심심찮게 흘러나오고 있다. ‘미니 총선’ 분위기를 넘어 대권 전초전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7·30 재보궐 선거판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거물급 정치인들의 귀환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7월 재보선 지역에 포함되려면 6월 30일까지 사유가 확정돼야 한다. 현재까지 재보궐 선거가 결정된 곳은 새누리당 이재영 의원(경기 평택을)과 민주당 신장용 의원(경기 수원을) 총 2곳이다. 여기에 2심 재판에서 당선무효형을 받은 민주당 배기운 의원(전남 나주·화순),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서울 서대문을), 새누리당 성완종 의원(충남 서산·태안) 등이 7월 재보선 이전에 대법원 선고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또 현역 의원들이 6월 지방선거에 대거 출마하면서 대상지역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정몽준(동작을) ▲부산-서병수(해운대·기장갑), 박민식(북구·강서갑) ▲대구-조원진(달서병), 서상기(북구을) ▲인천-유정복(경기 김포) ▲광주-이용섭(광산을) ▲대전-박성효(대덕) ▲울산-강길부(울주), 김기현(남구을) ▲경기-남경필(수원병), 정병국(여주·양평·가평), 원유철(평택갑), 김진표(수원정), 원혜영(부천 오정) ▲충북-윤진식(충주) ▲충남-홍문표(홍성·예산), 이명수(아산) ▲전남-이낙연(담양·함평·영광·장성), 주승용(여수을), 김영록(해남·완도·진도) ▲전북-유성엽(정읍) ▲제주-김우남(제주을) 등이다.
현직 의원들이 지방선거 본선에 오르면 의원직을 사퇴해야 하므로 재보선 지역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재판이 진행 중인 곳까지 합하면 10개 지역이 넘는다. 역대 재보선에서 10개 지역을 넘긴 사례는 없다는 점에서 ‘미니 총선’으로 불리고 있다.
재보선 판 커진다
7월 재보선 판이 커지면서 본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거물급 정치인들의 여의도 복귀가 거론되고 있다.
재보선 정국의 핵으로 주목받고 있는 김문수 경기지사의 출마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김 지사 측에서는 “도정에서 마지막 임기를 마치고, 민생투어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정치권에서는 “재보선 출마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한 공직선거법 53조 ‘선거 120일 전 사퇴’라는 선거법 규정이 적용됨에 따라 경기도가 아닌 서울지역 출마설이 나돌고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7월 재보선 출마설이 나돌고 있다. 현재 페루에서 도시환경 자문을 하고 있는 오 전 서울시장은 6월말 임기를 마치고 귀국할 예정이다. 특히 귀국 후 정치 복귀를 모색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 전 시장은 페루에서 지인과 만난 자리에서 “6월 말 귀국하면 언론과의 인터뷰에도 자주 나갈 예정”이라고 말해 재보선 출마에 무게를 둔 것으로 전해졌다.
나경원 전 의원도 ‘전국구’ 인물이라는 점에서 언제든지 투입이 가능한 자원 중 하나다.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7월 재보선 출마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역구도 대략 낙점했다. 임 전 실장은 “7월 재보선에서 경기 평택을에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서해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 시대를 맞아 평택의 중요한 산업시설 배치와 입지 조건으로 볼 때 지금처럼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고 피력했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정몽준 의원의 지역구도 벌써부터 관심지역이다. 서울시장을 향해 뛰고 있는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동작갑이 재보선 지역으로 나올 경우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야권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이계안 최고위원이 거론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선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손학규 전 대표의 출마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야권 내에선 ‘0순위’로 손꼽힌다. 지난 재보선에서 서청원-손학규 빅매치가 예고됐으나 손 전 대표가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빅매치가 성사되지 못했다. 그 당시 화성 출마 대신 7월 재보선에 출마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실제 새정치민주연합으로 첫 국회의원 선거를 치른다는 점을 고려하면 손 전 대표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수원 출마를 요청받을 가능성이 크다.
당권파 싸움 치열
손 전 대표 측에서도 수원 출마에 대해 긍정적이다. 여기에 정동영 전 장관도 본인과는 무관하게 수원 출마설이 나돌고 있다.
또 정장선 전 의원은 경기 평택을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외에도 김두관 전 지사, 새정치민주연합 박공온 대변인과 박용진 홍보위원장을 비롯해 천정배 전 의원, 김호석 최고위원 등도 오르내리고 있다.
한편, 국회의석 298석 가운데 새누리당은 156석, 새정치민주연합은 130석이다. 무소속 안철수, 송호창, 강동원, 박주선 의원 등이 합류하면서 의석수가 늘었다. 특히 여당은 현역 의원들이 지방선거에 차출되거나 의원직 상실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측면에서 ‘좌불안석’이다.
7월 재보선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승리한다면 최악의 경우 새누리당의 과반 의석이 깨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으로선 과반 붕괴를 걱정해야 되고, 야당에서는 과반 의석 확보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하반기 원내 지형이 여소야대로 바뀌면 당장 각종 입법이나 연말 예산 통과 등이 여당의 안대로 쉽게 통과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미니총선’급으로 판이 커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정권 심판 성격을 띠게 된다.
이 때문에 7월 재보선에 거물급 인사들을 대거 차출해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이에 대해 여야 관계자들은 “7월 재보선은 여야 서로에게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어 빅리그가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6월 지방선거와 7월 재보궐 선거 이후 큰 선거가 없기 때문에 여야는 물론 당내 당권파들의 세싸움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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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남 기자 7122love@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