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통신·제약사까지 찾아와 전쟁터 방불”
“건설·통신·제약사까지 찾아와 전쟁터 방불”
  • 김현목 보좌관
  • 입력 2014-03-24 14:59
  • 승인 2014.03.24 14:59
  • 호수 1038
  • 48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회 보좌진 세계 ⑤- 대관업무 下


- 4대강후 건설사 국토·정무·환노 주접촉
- 국회 보좌진 출신들 대관업무 차출 늘어


행정부나 공기업, 공공기관 등의 국회업무 담당자와 민간기업의 대관담당자들은 업무특성상 보좌진을 수시로 접촉할 수 밖에 없다. 의원회관을 수시로 돌며 보좌진들과 소통하고, 국회사무처 상임위원회의 행정실과 각 정당의 원내대표실, 정책위원회 등을 돌아다닌다. 의사일정과 입법동향, 기타 국회 주변의 각종 정보를 파악한다.

국내 재벌계열의 건설업체들도 경영진이나 대관담당자들이 국회를 들락거린다. 주로 국토교통위, 정무위, 환경노동위원회 보좌진들을 접촉한다. 4대강 토목공사의 담합입찰 비리 및 부실공사 등으로 감사원 감사와 검찰조사 등으로 호되게 당한 이후 의원회관 방문이 잦다. 부당내부거래나 담합, 입찰비리, 부실공사 등이 수시로 발생해 국정감사장에 불려나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한 공사현장에서의 분진·소음발생 민원, 인명사고 등 산업재해 에 따른 보상문제, 노조와의 마찰, 입찰제한 등의 행정조치가 있기 때문에 환경노동위원회의 입법동향이나 질의내용을 관심있게 파악한다. 한편 경험이 많고 노련한 보좌진들은 대관업무자들의 움직임을 꿰뚫고 있다. 보좌진들은 때로는 경쟁회사들로부터 업계 사정과 현안쟁점 등을 두루 파악하고 있다. 그래야만 업체 입장에서 일방적으로 설명하는 쟁점현안들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입법방향과 정책질의서 내용 을 파악하기 위해 안달이 나 있는 대관담당자들을 상대하기가 수월하다.

국회를 출입하는 민간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대관담당 인사를 둔 업체들은 통신사들이다. SKT, KT, LGU+ 등 이동통신 3사들은 업계 특성상 법률과 시행령, 각종 고시, 인허가 등 입법부와 행정부의 규제, 국회의 뼈아픈 지적에 민감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통신요금과 인허가 등 각종 이슈와 규제가 많은 통신사 특성상 국회는 물론 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관련 기관들에 출입이 잦다. 정책방향과 규제의 방향을 파악하는 것이 주요 업무다. 규모가 큰 통신사들은 의원실마다 담당책임자를 정해 놓고 전담마크 한다.

통신3사 대관 업무 경쟁 치열

통신 3사 대관담당자들간에도 경쟁이 치열한다. 상대 업체들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세밀히 파악하고 있다. 의원실마다 통신현안들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지, 정책질의는 어떤 방향으로 할 것인지, 법률 제개정에 대한 입장 등 입법동향 등을 수시로 파악한다. 한편 통신사들의 국회업무 담당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보좌진 출신이다. 통신사 대관업무 담당부서는 CR실이 주로 맡고 있다. 담당 임원인 상무이사들도 보좌관 출신이다. 공교롭게도 SKT 국회담당상무는 야당 보좌관 출신, KT 상무는 여당 보좌관 출신이다.

통신업체들은 물론 국내의 굴지의 대기업들이 대외협력실에 각각 여러명의 보좌진 출신 인사들을 많이 채용했다. 여당과 야당 소속 의원실 출신의 보좌진들을 골고루 채용한다. 대외협력실에 특채된 이들 보좌진들은 역할을 바꿔 이전 직장에서 행정부나 피감기관, 대기업 등 민간기업을 상대로 정보를 파악하고, 정책수립과 집행을 견제하고, 감사하는 역할에서 거꾸로 자신이 몸담았던 의원회관을 수시로 돌아다니면서 각 의원실과 국회 상임위원회, 각 정당의 정책위원회 전문위원 등을 접촉하며 정보파악에 몰두한다. 누구보다 의원회관과 보좌진들의 생리를 잘 알고 있어 대관.대외업무에 금방 익숙해진다. 이들은 의원회관을 수시로 돌아다니며 관심 현안사항과 정책질의서, 입법동향 등을 수시로 체크하는 팀장과 과장, 대리도 국회 출신인사들이 상당하다.

의정활동을 보좌하는 실무책임자들인 보좌진들을 수시로 접촉해 소통하는데 수월하기 때문일 것이다.

회사 경영진 국정감사 증인 막기 안간힘

최근 부쩍 보좌진 출신을 대관업무 담당자로 끌어 모으는 회사 가운데 한곳이 CJ그룹이다. 지난해 내부인사의 고발로 해외비자금 조성사례가 드러나 회사 경영진이 검찰에 불려다녔고, 국회에서도 아픈 지적을 받아 회사 이미지가 실추되었기 때문이다. 곤욕을 치른 CJ그룹은 보좌진 출신로 보강했다.

여·야 보좌진이나 정당출신 인사들이 대외업무 파트에 배치해 그룹 관련 각종 정보를 수집한다. 계열사와 관련한 정책이나 입법동향을 체크하고 대응해 나간다. 특채된 보좌진들은 국회의 자료요청이나 뼈아픈 지적을 무디게 하는 역할을 한다.

회사 경영진이 국정감사장에 불려나가는 사태를 막는데도 안감힘을 쓴다. 그런 결과인지는 모르지만 예상을 깨고 국정감사를 대체적으로 잘 넘어갔다는 평이다. CJ 그룹은 식품,식품서비스,생명공학,복합영화관,엔터테인먼트,미디어,문화콘텐츠,유통,인프라 등이 주력사업이다. CJ제일제당, CJ CGV, CJ E@M, CJ 홈쇼핑, CJ 헬로비젼, CJ푸드빌, CJ 대한통운, CJ 백배 등 주력업종이 여타 재벌그룹과는 조금은 다르다.

그룹이 진출한 업종에 걸맞게 주로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교육문화관광체육위원회, 보건복지원회 등의 의원실의 보좌진을 많이 접촉한다. 복합영화관과 문화콘텐츠,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는 계열사의 대외담당자들은 교육문화관광체육위원회 보좌진들을 통해 입법동향이나 정책질의서 방향을 파악한다. 또한 홈쇼핑이나 케이블방송 사업을 하는 계열사 대외담당자는 미방위를 맡고, 식품과 제약, 바이오 사업을 하는 계열사는 주로 보건복지위원회를 주로 출입을 한다.

CJ 그룹 이외에도 여타 재벌그룹사들이 공통적으로 관심이 큰 금융,회계,자본시장,지배구조,경제민주화, 내부거래, 불공정거래 등을 관할하는 금융감독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를 담당하고 있는 국회 정무위원회는 대외담당자들과 임원들이 수시로 들락거리는 상임위원회다. 또한 노사문제, 산업재해, 환경규제 등을 다루는 환경노동위원회도 방문이 잦은 상임위원회다. 이밖에도 기업들의 관심이 높은 세법과 세정을 다루는 기회재정위원회, 법무부,검찰.법원,감사원 등을 유관기관으로 두고 있고, 해당 상임위원회에서 통과된 각종 법률안들을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 전에 반드시 통과해야 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실과 행정실 등을 접촉해 입법동향을 파악한다

이 밖에도 각종 협회를 비롯한 사단법인,재단법인 등 이해관계자들의 모임이나 기관, 혹은 국고보조금을 받는 단체의 대관담당자들도 의원회관을 방문한다. 대표적인 협회 가운데 한곳이 대한석유협회다. 여의도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석유협회는 그동안 몇차례 보좌관 출신을 협회회장으로 선임하기도 했다. 정유사들의 특성상 필요했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서 이슈가 많은 케이블TV협회 실무자들도 의원회관 방문이 잦다. 지상파방송이나 통신회사들과 시장경쟁과 영역다툼을 벌이고 있는 케이블TV 업계 특성상 입법방향이나 국회의 지적이 아프기 때문이다. 현재 유료방송 시장점유 규제와 관련해 케이블TV협회와 KT스카이라이프 등과는 이해관계로 첨예한 대립관계다. 방송법개정안과 IPTV법 개정안 등을 두고 업계간 치열해 업계관계자들의 국회 방문이 잦다. 홈쇼핑협회도 마찬가지다. 소비자 보호문제와 협력업체 등과의 상생협력 등 이슈가 많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제약협회, 병원협회의 대관업무자들도 의원회관을 방문하는 빈도가 잦다.

<김현목 보좌관> 

김현목 보좌관 ilyo@ilyoseoul.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