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만 국내기업 ⑪] - 한라비스테온공조
[간판만 국내기업 ⑪] - 한라비스테온공조
  • 이범희 기자
  • 입력 2014-03-24 13:46
  • 승인 2014.03.24 13:46
  • 호수 1038
  • 3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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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인이 최대주주로

한라그룹 되찾으려 했지만 아직은 역부족 “안타깝다”
매각 후 인수합병 나서…5조 클럽 가입 무난할 전망

[일요서울 | 이범희 기자] 증권가에는 ‘검은 머리 외국인’ 이라는 용어가 있다. 외국인 투자자로 등록돼 있지만 실제로는 한국인이거나 한국계 자금을 바탕으로 하는 투자자를 일컫는다. 이들은 단기적으로 치고 빠지는 투자전략으로 한국의 일반투자자처럼 주식매매를 한다. 이들의 수법은 비리의 온상으로 지적돼 2014년 사라져야 할 것으로 지목된다. 반대로 국내 기업명을 혼합해 쓰지만 실제로는 외국계 기업인 경우도 있다. GM대우, 홈플러스, 맥심 등과 같이 지분 전량이 매각된 회사도 있고, 에쓰오일처럼 지분의 절반 이상이 외국계기업에 매각된 사실상의 외국계 기업도 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을 국내 기업으로 생각하는 소비자가 많다. 이에 따라 [일요서울]은 국내 기업명이지만 지분은 외국계인 기업의 명단을 공개한다. 그 열한 번째는 한라비스테온공조(대표 박용환)다.

한라비스테온공조의 전신은 한라공조다.
한라공조는 지난해 3월 12일 열린 제27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자사의 사명을 한라비스테온공조로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한라비스테온공조 관계자는 “사명 변경은 비스테온 소유의 공조사업부 인수에 따라 사업 지역 및 고객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변경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사실 한라공조는 만도기계㈜와 미국 포드자동차가 알루미늄 라디에이터(방열기)의 합작투자 계약을 1985년 12월에 체결한 후, 1986년 3월 11일 설립됐다.

1989년 4월 기술연구소를 개소하고, 1989년 6월 캐나다 현지 법인을 설립했으며 1996년 7월 증권거래소에 주식을 상장한다. 1997년 12월 모기업인 만도기계(주)의 화의 신청으로 1998년 1월 23일 캐나다 현지법인 주식 40%를 포드자동차에 매각하고, 1999년 1월 최대주주가 미국 비스테온(VI-STEON)으로 변경됨에 따라 1999년 7월 한라그룹 계열사에서 분리됐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한라비스테온공조의 시초는 한라그룹의 전신인 현대양행이다. 고 정인영 한라그룹 명예회장이 1962년에 세웠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바로 아래 동생인 정인영 명예회장이 중공업 부문을 발전시키기 위해 만든 회사다.

이후 현대양행은 1980년 2월 만도기계로 상호를 바꿨다. 만도기계는 1997년 외환위기의 파고를 넘지 못했다. 한라그룹은 지난 1998년 자금난으로 만도를 JP모건 계열의 선세이지에 매각했다. 그러다 지난 2008년 1월 정인영 명예회장의 둘째 아들 정몽원(57) 한라그룹 회장이 만도를 되찾으면서 오너기업으로 복귀했다.

덩치 커진 옛 계열사 한숨 쉬는 만

여전히 정몽원 회장은 한라그룹 재건에 힘쓰고 있다. 외환위기 당시 뿔뿔이 흩어진 계열사들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몽원 회장은 지난해 9월27일 한라그룹 창립 50주년에서 “한라공조 인수는 당연하다”고 밝혔다. 한라공조 인수로 그룹 재건에 한 발 더 다가가기 위해서다. 정몽원 회장은 만도기계 전무를 거쳐 한라공조 사장을 역임해 회사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그러나 아직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한라비스테온공조의 최대주주는 69.99%의 지분을 갖고 있는 비상장 미국법인 VIHI, LLC로 2010년 9월 비스테온에서 VIHI, LLC로 상호를 변경했다. VIHI, LLC의 대주주는 Visteon Corp.로 1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자동차용 공조, 전장, 인테리어 등을 제조하는 세계 자동차 부품업체이다. 비스테온은 2000년 6월 포드자동차로부터 분리됐다. 현재 최대주주 특수관계인의 주식 소유는 없는 상태다.

한편 위키백과에 따르면 한라비스테온공조는 1990년 11월 5000만 불 수출의 탑과 철탑산업훈장을 받았다. 1991년 12월 미국 포드자동차로부터 최고 품질등급 Q1 어워드를 획득했다. 1993년 11월 1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1994년 4월 컴프레서 클러치 공장을 준공하고, 10월에는 ISO 9001 인증을 받았다. 1996년 2월 대전공장을 준공하고, 7월에는 증권시장에 주식을 상장했다. 같은 해 10월 포르투갈 법인 HCC PORTUGAL을 세웠다.

1997년 7월 미국 자동차 업계의 빅3인 포드, 크라이슬러, GM이 제정한 품질인증 QS 9000을, 환경경영체제 ISO 14001 인증을 각각 얻었다.

2002년 8월에는 미국 크라이슬러로부터 컴프레서를 수주하고 ‘포브스’지로부터 ‘2002년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2003년 6월 일본 마쯔다자동차에 라디에이터를 수출했다. 2004년 10월 ‘포브스’ ‘세계 200대 중소기업’에 3년 연속 선정됐다. 같은 해 11월 6억 불 수출의 탑을 받고, 12월에는 매출 1조 원을 달성했다.

2006년 5월 중국 다롄공장 준공식을 갖고, ISO/TS 16949 : 2002 품질경영 인증을 받았다. 같은 해 11월 9억불 수출의 탑을 받았다. 2008년 1월 국내 업계 가운데 최초로 EU 냉매누설 법규규제 인증을 얻었다. 2009년 7월 슬로바키아 법인 HCCS가 폴크스바겐으로부터 HVAC(난방, 환기, 공기조절기)를 수주했다. 그때 미국 앨라배마 법인의 지분을 추가로 80% 인수해 경영권을 100% 확보했다. 2009년 12월 일본 마쯔다로부터 컴프레서와 엔진쿨링 모듈을, 2010년 3월 크라이슬러로부터 RS 컴프레서를 각각 수주했다. 2011년 12월 매출액 2조 원을 달성했으며 2012년 4월 컴프레서 누적 생산량 5000만 대를 넘어섰다.

이는 한라비스테온공조가 대주주인 비스테온의 공조사업부를 인수합병하면서 연간 매출 5조 원 규모의 자동차부품사로 거듭났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를 제외하고 국내 최대 부품사로 꼽히는 만도와 대등한 규모다. 대규모 생산 시설이 필요한 자동차 산업에서는 규모의 경제가 경영상의 중요한 이점 중에 하나다.

1조 원 이상 연 매출 규모가 늘어난 것도 지난 1월 비스테온으로부터 공조사업부 18개사를 4392억 원에 넘겨받은 결과다. 앞서 2000년대 중반부터 터키 법인(VISTEON Turkey)·클라이미트글로벌·알라바마 법인(HCSA) 등을 꾸준히 인수했다.

한라비스테온공조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세계 2위의 공조회사로 뛰어올랐다”며 “비스테온이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영업망을 통해 한층 진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ycros@ilyoseoul.co.kr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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