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공제 장기펀드의 득과 실
소득공제 장기펀드의 득과 실
  • 김나영 기자
  • 입력 2014-03-24 13:43
  • 승인 2014.03.24 13:43
  • 호수 1038
  • 2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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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첫날 ‘잠잠’… 새내기 직장인들 ‘갸웃’

5년간 묶이는 돈 vs 연말정산 40만 원 환급
증시 부진 속 총급여 가입 제한까지…관망 중

[일요서울 | 김나영 기자] 지난 17일 첫 출시된 소득공제 장기펀드(소장펀드)가 당초 예상보다 저조한 가입자를 모은 것으로 집계됐다. 출시 전부터 유일한 소득공제 상품으로 각광받은 소장펀드는 정작 출시 첫 날 24개 판매사에서 1만5334계좌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소장펀드가 주목받았던 이유는 가입조건을 충족할 때 누리는 절세 효과가 매우 크다는 점이다. 특히 올해부터 연금저축이 세액공제로 변경되면서 소장펀드는 유일한 소득공제 상품으로 연간 납입액의 40%를 공제 받는다.

만약 총급여 5000만 원인 가입자가 연간 한도금액인 600만 원을 모두 납입할 경우 39만6000원의 연말정산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펀드 수익률과 별개로 원금만 지켜도 연 6.6%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가입자의 연봉이 꾸준히 올라 총급여 8000만 원에 도달했을 때는 같은 금액을 납입하고도 연말정산 시 63만3600원을 돌려받아 연 10.56%의 수익을 내게 된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솔깃한 절세 제안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소장펀드가 앞서 출시된 근로자 재산형성저축(재형저축) 등과 같이 가입 제한이 있다는 점을 가장 큰 걸림돌로 꼽았다. 소장펀드의 가입자격은 연간 근로소득 5000만 원 이하인 근로소득자다. 이는 각종 상여금을 포함한 총급여이기 때문에 그 범위가 다소 좁다.

게다가 가입기간 중 총급여가 8000만 원을 초과하게 되면 그 해에는 소득공제를 받을 수 없다. 가입기간도 최소 5년을 충족해야만 세제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상당한 제약이 있는 셈이다.

또한 중도해지를 하는 경우 앞서 받았던 세제 혜택을 반납해야 할 수도 있다. 최소 가입기간인 5년을 채우지 못한 경우가 바로 그러하다. 다행히 최소 가입기간을 채운 5~10년 내 해지라면 기존의 세제 혜택은 유지되지만 향후 소득공제를 받을 수 없게 된다.

이러한 연유로 실제 가입이 가능한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일단 지켜보자는 관망의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펀드가 원금보장이 되지 않는 상품인 것과 동시에 국내 증시가 부진한 탓이 크다. 자칫하면 세제 혜택보다는 마이너스 수익률로 골머리를 싸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따라붙는 것이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아직 소장펀드에 대한 평가가 나오기는 이른 시점”이라며 “금리가 아닌 실적배당인 만큼 올해 말이 되면 연말정산까지 맞물려 더욱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소장펀드 중에서는 가치주 펀드가 다른 펀드들을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금까지 가입된 소장펀드 자금의 60%가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과 신영자산운용의 펀드에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한국밸류10년투자소득공제(주식)는 4억6600만 원으로 자금유입 1위를 차지했으며, 신영마라톤소득공제(주식)가 2억5200만 원, 한국밸류10년투자소득공제(채권혼합)가 1억6800만 원, 신영고배당소득공제(주식)가 1억900만 원 순이었다.

또한 가치주 펀드에 이어 롱숏펀드도 약진했다. 마이다스자산운용의 마이다스자산거북이70소득공제(주식)에 5300만 원이 유입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롱숏펀드는 상승을 예상하는 매수와 하락에 대비하는 매도를 동시에 구사해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외에도 KB자산운용의 경우 KB밸류포커스(주식)과 KB가치배당(채권혼합)이 엄브렐러형으로 함께 나와 가입 후에도 펀드를 교체할 수 있게 했다. 더불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래에셋장기컨슈머G(주식)으로 국내와 해외 소비재에 절반씩 투자할 수 있도록 해 눈길을 끌었다.
nykim@ilyoseoul.co.kr 

김나영 기자 nykim@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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