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전쟁 개막 ‘TK목장의 혈투’
공천 전쟁 개막 ‘TK목장의 혈투’
  • 박형남 기자
  • 입력 2014-03-24 09:26
  • 승인 2014.03.24 09:26
  • 호수 1038
  • 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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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안방’이 시끄럽다 합종연횡·교통정리 스타트!

경북
박승호 동생-권오을 측 청와대 L 전 행정관 단일화 협상
포럼 오늘 L씨 ‘칠곡부군수’ 면회…김관용 지사직 사퇴

대구
‘도토리 키 재기’ 서상기 조원진 등 오차범위 내 접전

지난 20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6.4 지방선거 새누리당 전국 광역단체장 공천신청자 간담회에서 경상북도지사 예비후보들이 만세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승호, 김관용, 권오을 예비후보.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일요서울 | 박형남 기자] ‘새누리당 안방’이자 ‘박근혜 텃밭’으로 불리는 TK(대구/경북) 지역 공천을 놓고 새누리당이 시끄럽다. ‘공천=당선’이라는 만고불변의 공식 탓이다. 이로 인해 ‘박근혜 안방’에서 벌어지고 있는 공천경쟁은 상상을 초월한다. 경북지사 공천을 놓고 김관용 지사가 유력한 후보로 떠오른 가운데 경쟁후보들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경쟁후보들이 병역·측근 비리 등을 수집하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김관용 대세론’을 무너뜨리기에 혈안이 돼 있다. 여기에 경쟁 후보들 간의 단일화 징후까지 보이고 있어, 경북지사 선거는 말 그대로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대구시장 선거 역시 마찬가지다. ‘죽음의 조’로 불릴 만큼 후보들이 대거 출마해 혼전 양상을 띠고 있다. 서상기 의원의 출마가 변수로 작용한 가운데 공천을 받기 위한 후보자들의 물밑경쟁이 치열하다. 또 박근혜 대통령이 떠나면서 대구지역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유승민 의원이 ‘관망자세’를 취하면서 한치의 앞도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컷오프 통과된 이들 간의 합종연횡이나 교통정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텃밭으로 불리는 TK지역은 새누리당 후보들의 ‘무혈입성’이 가능한 곳이다. 밑바닥 여론은 새누리당의 무혈입성이 쉽지 않을 것이란 말이 나오지만 용지를 받아든 유권자들은 결국 ‘우리가 남이가’를 외치며 여당에 표를 던졌던 관행이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의원들 중 상당수가 TK지역 민심이 좋지 않아도 “투표장에선 새누리당 후보를 찍을 것”이라며 안심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경북 ‘진흙탕’ 싸움
“김관용, 때려야 산다”

이 때문에 ‘공천은 당선’이라는 새누리당 텃밭에서 공천을 둘러싼 진흙탕 싸움이 예상되고 있다. ‘박근혜 텃밭’인 경북지사 선거가 대표적인 예다. 이 지역은 경선 일정을 놓고 내홍을 겪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공천 확정도 되기 전 ‘김관용 공천 확정’ 문자가 지역 내에서 돌아 선관위에서는 조사에 착수했다. 심지어 여론조사까지도 왜곡된 ‘민심’일 것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문수 경기도지사, 김범일 대구시장 등이 3선 도전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김 지사에 대한 불출마설이 나돌았으나 결국 그는 출마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그의 출마 배경에는 경북지역 의원들이 김 지사 출마를 독려했고, 차기 경북지사를 노리는 인사들을 밀어주는 것으로 약속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이에 대해 비박계 한 당직자는 “김 지사는 현역의원들이 똘똘 뭉쳐 보호하고 있다. 현직 의원들이 ‘지금은 출마할 때가 아니다’며 차기를 노리는 인사들과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기 때문”이라며 “그 배후에 새누리당 A 의원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김 지사 출마는 ‘A의원 작품’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쟁 후보들 사이에서는 김 지사를 겨냥해 합종연횡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한다. “이대로면 김 지사가 공천을 받는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박승호-권오을의 단일화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박 예비후보와 권 예비후보 진영에서는 단일화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미 지역정가에서는 두 후보가 단일화 작업에 돌입했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이에 대해 권 예비후보와 박 예비후보 측에서는 “아직은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일화 작업을 위한 물밑 협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박 예비후보 측에서는 동생이 나서고 있으며, 권 예비후보 측은 MB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근무한 L 전 행정관이 단일화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흥미로운 점은 양측이 ‘김관용 X파일’에 대해 광범위하게 확인에 나섰다는 것이다. 특히 권 예비후보 측이 대표로 있는 포럼 ‘오늘’ 측 인사 L씨가 김 지사의 주변을 훑었다.

실제 L씨는 대우건설로부터 도청 신청사 공사수주와 관련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우석 전 칠곡 부군수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L씨와 만난 한 측근은 “L씨가 김 지사의 아킬레스건을 찾기 위해 만난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이를 두고 지역정가에선 김 지사를 ‘자진사퇴’시키기 위해 아킬레스건을 찾는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예비후보 측 한 관계자는 “중앙당에서 김 지사를 감싸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 탈당 전력 등을 문제삼지 않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며 “X파일을 찾아 나서는 것도 이러한 비리나 의혹을 중앙당이 제대로 알기 바라는 차원”이라고 귀띔했다.

이 뿐만 아니다. 지역정가에서는 A의원이 김 지사 공천에 적극 도운 뒤 X파일을 터트려 전략공천을 받으려 한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즉 ‘김관용 아웃, A의원 전략공천설’이 그럴듯하게 나돌고 있다.
김 지사 측은 경쟁후보들의 이러한 움직임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김 지사 측 핵심관계자는 “지금은 도지사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 예비후보와 권 예비후보 측의 도전이 심상치 않음을 느낀 김 지사 측은 긴장하고 있다. 사실 김 지사는 지난 지방선거에 출마할 당시 도지사직을 던지지 않았다. 막강한 경쟁후보가 없을 뿐 아니라 당내 여론도 좋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도지사’직을 던지고 공천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김 지사의 한 측근은 “김 지사가 도지사직을 사퇴하고 예비후보에 등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도지사직을 던지지 않고 출마했지만 이번만큼은 경쟁후보들의 ‘마타도어’가 심해 적극 대응하기 위해 도지사직을 던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 한 당직자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 지사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공천을 받기 위한 경쟁자들의 도전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며 “경북도지사 선거는 각종 네거티브 전략이 난무하면서 ‘진흙탕’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죽음의 조 대구시장
‘교통정리’되나?

‘박근혜 안방’ 대구시장 선거도 혼전 양상을 띠고 있다. 3선 도전이 유력하던 김범일 대구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3선 서상기 정보위원장을 비롯해 5명의 전ㆍ현직 의원이 출사표를 던져 ‘죽음의 조’로 불리고 있다. ‘공천=당선’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후보들의 공천 경쟁은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마땅한 후보가 없는 게 사실이다. 이를 두고 ‘도토리 키 재기’라는 말도 나온다.
실제 매일신문과 TBC(대구방송)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코리아에 의뢰해 17일부터 19일까지 대구시민 만 19세 이상 각각 1천 명을 대상으로 방문 및 전화면접으로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1%포인트) 서상기·조원진·이재만·주성영·권영진 예비후보가 13.9%에서 7.7%까지 오차 범위 안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대구지역 최대 지분을 가지고 있는 유승민 의원이 관망자세를 취하면서 선거는 더욱 혼전 양상을 띠고 있다. 이로 인해 ‘유승민계’로 불리는 의원들이 컷오프 전까지 선거에 개입하지 않는 것.

이 가운데 대구시장의 경우 ‘컷오프 통과’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새누리당은 일단 기본자격심사를 통해 3배수로 압축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다만 대구시장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아 4~5배 압축도 가능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후보간의 표 차이가 얼마 나지 않아 각종 투서가 중앙당에 들어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주 의원의 경우 과거 전력과 관련해 홍문종 사무총장 등에게 각종 투서가 전달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상기 의원은 출마선언 하기 이틀 전까지만 해도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대구지역 의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민심이 술렁이고 있다.

또한 대구지역 일부에선 ‘누구는 감이 아니다, 누구는 국회의원, 누구는 공천에서 배제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컷오프 통과 여부에 따라 후보 간의 합종연횡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대구지역 의원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이와 관련해 대구지역 의원실 한 보좌관은 “컷오프 통과한 이들끼리 교통정리나 합종연횡이 이뤄질 공산이 크다”며 “예비후보들 간의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서상기-조원진, 서상기-권영진, 조원진-권영진’ 등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 특히 전직 의원들과 현직 의원들의 경우 서로간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기 때문에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직 의원들 간의 교통정리도 가능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7122love@ilyoseoul.co.kr 

박형남 기자 7122lov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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