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건 지능범 소행 가능성
두 사건 지능범 소행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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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4-03-05 09:00
  • 승인 2004.03.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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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부천 어린이와 포천 여중생 실종 살해 사건을 놓고 경찰은 범인 검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할 실마리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두 사건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분모, 그 의혹들을 집중 분석해 보았다. 경찰청이 지난 11일 내놓은 `‘미아·실종자 인권보호 및 수사체제 대폭 강화안’은 최근의 부천 어린이 사건과 포천 여중생 사건을 단순 가출이나 실종으로 오판, 초등수사 미흡으로 수사가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는 것에 대한 비난이 빗발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이에 대해 “범죄는 날로 잔인해지고 지능화되는 반면 과학수사는 이를 따라 잡지 못하고 있다”며 성토하는 글이 인터넷 곳곳에 올라오고 있다. 그러나 이번 두 사건은 수사의 허점을 교묘히 이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의 경우와 같이 정확한 범행동기, 범인과 피해자의 관계, 범인과 피해자의 이동경로, 범행과정 등이 베일에 가려져 있기 때문이다. 수사 교란 수법과 꼬리를 무는 의혹들화성연쇄살인사건이 미제로 남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바로 수사의 허점을 교묘히 이용했기 때문이다. 허점이란 바로 이유를 알 수 없는 살인사건의 범인을 잡기 어렵다는 것. 부천 초등생 사건과 포천 여중생 사건은 범인이 어떻게 데려갔고 왜 죽였는지가 의혹으로 남는다. 경찰은 화성연쇄살인사건 이후로 지금까지 이 부분에 취약점을 드러내 왔다. 따라서 무엇보다 이들 두 사건이 오리무중인 가장 큰 이유는 이들이 납치돼 살해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혀내지 못하는데 있다.두 사건은 살해 방법도 특이하다. 두 사건 모두 주변 환경을 이용할 줄 알았다는 점이 관심을 끈다.부천 초등생 사건의 경우 시신 발견 당시 옷이 모두 벗겨져 누운 채로 양손의 손가락이 결박당해 나무에 매달려 있었다. 이에 대해 추리작가 협회의 사무국장인 추리작가 이수광씨에 따르면 양 손가락 두개를 한데 묶어 상대를 구속하는 방법은 특수부대에서 쓰는 수법이라고 한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엉성하게 묶인 점을 감안해 볼 때 특수 군사교육을 전문적으로 받은 사람이 아니라 이를 모방했을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부천 초등생 살인 사건의 경우 두 초등생들이 범인을 따라 산으로 올라간 이유를 먼저 밝혀내는 것이 관건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범인과 초등생들이 어떤 관계인지를 알아내야 하는 것이다. 이것만 밝혀지면 수사가 급진전 될 것으로 보이나 좀처럼 밝혀질 기미를 보이지 않아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현재 경찰은 목격자의 진술에 따라 두 초등생이 별다른 저항없이 순순히 범인을 따라 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이 범인을 면식범이라 보고 있지만 아무리 면식인이라 할지라도 추운 겨울의 야심한 밤에 누군가를 따라 산을 오른다는 것은 성인들도 꺼리는 일이다. 때문에 초등생들이 인적이 드물고 스산한 야산까지 따라갔다는 것 자체가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다.

또 두 사건 모두 피해자의 옷이 모두 벗겨져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저항의 흔적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여전히 풀리지 않은 숙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변에 도움을 청할 이가 없으면 더 큰 공포감을 느낀 나머지 별다른 저항을 못하는 심리가 있다. 부천 초등생과 포천 여중생이 살해된 현장은 인적이 드물어 이런 효과를 노리기에 안성맞춤인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경찰은 두 사건 모두 성폭행의 흔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옷을 모두 벗겨 놓은 것은 수사에 혼선을 주려는 의도적 연출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렇게 수사에 교란을 줄 경우 수사 범위가 확대되기 때문에 수사가 더욱 어려워지게 되어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범인들은 바로 이점을 노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배수로에서 발견된 포천 여중생도 옷이 모두 벗겨져 있는 상태였지만 배수로 주변이 카섹스족들의 애용 장소라는 것을 감안, 이 또한 고의적 연출일 가능성이 있다고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이 배수로 근처에서 발견된 정액 묻은 콘돔과 휴지를 범인의 것이 아니라고 보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또 포천 여중생의 시체가 배수로에서 발견된 것을 두고 일부에서는 영화 ‘살인의 추억’을 모방한 범죄라는 의견도 내놓았다.그러나 왜 하필 좁은 배수로에 어렵사리 시신을 넣어 두었을까하는 점을 집중 분석할 필요가 있다. 현재 국과수에서 이 여학생의 사인을 밝혀내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사체의 훼손 때문이다. 부패정도가 심해 사인을 알기 힘들다고 언론에 보도됐지만, 사실 여중생의 사체가 훼손된 가장 큰 이유는 쥐나 고양이 등의 짐승들 때문이다. 사실 배수로에 여중생의 사체를 유기한 것은 시신을 숨기려는 의도로 보기 힘들다. 때문에 어떤 결정적 증거를 없애기 위해 산이나 물 속에 시체를 유기하는 것 보다 짐승들에게 시체의 처리를 맡겼을 가능성도 있다. 신발 등 대부분의 소지품은 발견됐지만 여중생의 옷가지는 전혀 발견되지 않은 점이 그 의혹을 뒷받침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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