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 | 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장]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경쟁력있는 아이템, 메뉴의 맛, 세련된 인테리어 콘셉트, 슈퍼바이저 시스템. 모두 중요한 요소이지만 특히 물류·유통 시스템은 프랜차이즈 업체를 지탱하는 척추 같은 역할을 한다. 물론 프랜차이즈가 아닌 독립 매장 역시 물류·유통 시스템은 성공 창업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특히 독립매장에서 물류·유통 시스템은 주요 고정 지출비용인 식자재비(원부자재비)를 결정짓는 요인이기 때문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렇다면 프랜차이즈 물류·유통 시스템과 독립 매장 유통 시스템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그 일장일단을 살펴보자.
흔히 사람들은 물류와 유통을 같은 의미로 사용한다. 하지만 물류와 유통은 엄연히 다른 개념이다. 유통은 생산자로부터 소비자에게 상품이 들어오기까지의 과정을 일컫는 말이다. 생산과 소비 사이의 괴리를 조정해 생산과 소비가 원활하게 수행되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반면 물류는 소비자를 반영한 정확한 수요 예측을 통하여 필요한 원자재의 조달부터 시작해 생산과정을 거쳐 완제품이 최종 소비자에게 이르기까지의 상품의 흐름과 상품의 사후처리(반품,회수,폐기) 전반을 포함하는 경영활동이다.
특히 프랜차이즈는 넓은 의미에서 체인사업의 일종으로 공통된 상표와 상호로 다양한 지역에서 공통된 사업을 영위하는 시스템적 유통방식이다. 경로 구성원들이 경제적, 법률적으로 독립성을 유지하곤 있지만 본사운영 시스템에 의거해 수직적인 통합으로 단일 매뉴얼을 가동하기 때문에 그것을 가능케 하는 물류 시스템이 더욱 중요하다.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의 물류 시스템은 크게 대형 프랜차이즈 기업 형태와 영세 프랜차이즈 기업 형태로 나눌 수 있다.
대형 프랜차이즈 기업은 자가물류를 수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기업 계열의 프랜차이즈 기업은 물류 관련 계열사에 아웃소싱을 의뢰하는 경우가 많다. 점포수가 작은 영세 프랜차이즈 기업은 보관, 배송만 외부업체에 맡기는 제한적 아웃소싱을 의뢰한다. 특히 보관, 배송 관련 분야에서는 규모의 경제가 깊게 작용하기 때문에 규모가 있는 기업에서는 대부분 자가 물류를 수행하는 편이다. 물론 대형 프랜차이즈 기업도 점포수가 적은 사업 초창기에는 택배와 같은 외부 업체에 배송을 맡기기도 한다. 하지만 택배는 자사의 제품만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고객사의 제품을 처리하기 때문에 서비스 요구수준을 맞추기 힘들다. 따라서 물류서비스 품질을 생각하는 프랜차이즈 기업이라면 영세업체라도 택배를 이용하지 않고 전문물류업체를 이용한다. 간혹 대형 프랜차이즈 기업이라도 자체적으로 물류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면 과감하게 아웃소싱을 고려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미 물류 인프라를 갖춘 대형 프랜차이즈 기업이 아웃소싱 업체에 물류를 의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대형 프랜차이즈 기업이 자가 물류를 선택하는 이유는 아웃소싱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영업정보 노출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때문에 대형 프랜차이즈 기업은 택배 업체나 아웃소싱 업체에 배송을 의뢰하기도 하지만 외부업체 이용 시 파손, 불량, 변질 등 전체적인 물류 품질이 떨어지고 물동량, 정보 관리도 용이하지 않기 때문에 사업이 성장하면 자가물류로 돌아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규모가 영세한 프랜차이즈 기업의 경우, 물동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자가 물류보다 택배를 이용하거나 밴더업체 직납을 의뢰하는 경우가 많다. 안타깝게도 영세 프랜차이즈 기업은 물량이 적기 때문에 아웃소싱 물류 업체에게도 환영받지 못한다.
독립 매장 유통 구조
창업자 본인이 모든 책임
때문에 영세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업체를 여러개씩 묶어 물류 공동화를 통해 비용절감과 서비스 품질을 제고하는 방안이 차츰 제시되고 있다. 창업자들이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영세 프랜차이즈 기업은 물류보다는 점포 확장에 초점을 두기 때문에 물류에 대한 인식 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해당 브랜드를 선택할 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외식업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독립 매장은 창업자 본인이 유통 구조의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한다. 특히 독립 매장은 아이템 선택, 혹은 메뉴 구성에 따라 취급하는 품목이 크게 차이나기 때문에 창업 준비 단계부터 꼼꼼하게 준비해야 한다.
독립매장에서 육류 유통은 사전에 품질을 인증 받은 업체와 계약·거래하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특히 육계의 경우에는 전국 유통망을 가진 대형 공급업체가 존재하기 때문에 독립 매장이라 하더라도 유명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취급하는 동일한 육계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채소나 해산물의 경우는 두 가지 형태로 나눌 수 있다. 매장에 직접 방문하는 전문 유통 업체 혹은 매장과 거래하는 방식과 창업자 본인이 인근 판매처를 방문해 직접 상태를 확인하고 구입하는 형식이다. 상대적으로 적은 양의 재료를 소모하는 매장에서는 인근 판매처를 방문·구입하는 방식을 많이 선택하고 고정적으로 꾸준한 재료가 소모되는 매장에서는 전문 유통 업체와 거래하는 것이 일반이다. 전문 유통 업체와 거래하는 방식은 식자재를 구입하는데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점과 식자재비를 정확하게 관리·확인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신용 거래를 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또 최근에는 유통·구입 분에 대해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자영업에 특화된 신용카드도 출시되었기 때문에 신용 거래에 주목하는 자영업자가 크게 늘고 있다. 이와 관련된 카드를 이용하면 유통·물류에 소모된 비용을 정확하게 확인/분석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이 밖에도 소고기 전문점이나 웰빙&건강 관련 매장에서는 직영 농장이나 농가와 계약해 현지의 식재료를 직접 공수하는 방법도 있다. 이 같은 방법은 중간 유통 단계를 거치지 않고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 유통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또 산지의 신선한 식재료를 소비자들에게 직접 공급할 수 있다는 점과 물가 변동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이처럼 독립 매장의 경우엔 물류·유통과 관련해 프랜차이즈 업체보다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창업자 본인이 A부터 Z까지 모든 것을 신경써야 하기 때문에 시간적, 체력적 부담을 가질 수 있다는 큰 단점이 존재한다.
물류·유통 시스템에 해답은 없다. 본인의 상황에 맞는 시스템을 발굴하고 선택하는 것. 그것이 성공적인 물류·유통 시스템 구축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각각의 형태에 따라 관련 비용과 식자재(원부자재)의 품질이 크게 차이나는 경우가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흔히 창업 시장은 전쟁이라고 이야기한다.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강력한 무기와 군대만이 아니다. 무기와 군대를 운용하기 위한 탄탄한 보급지원 시스템. 그 역시 전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다.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이 소련 침공에 실패했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바로 보급지원 시스템의 미비였다. 이 보급지원 시스템 창업 시장에서는 바로 물류·유통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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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 소장 ily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