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준, 안철수 진짜 화난 사연
윤여준, 안철수 진짜 화난 사연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4-03-17 09:27
  • 승인 2014.03.17 09:27
  • 호수 1037
  • 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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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차출론’에 안철수 ‘민주당 합당’

[일요서울 | 홍준철 기자] 안철수 새정치연합 위원장과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3월2일 전격 합당을 선언한 순간 윤여준 새정치 추진위 의장은 격노했다. 윤 의장과 사전에 전혀 상의가 안 된 상황에서 안 위원장이 김 대표와 전격 합의를 했기 때문이다. 결국 윤 위원장은 농담이었다고 하지만 “안 위원장이 얼마나 거짓말을 했는지 알아야겠다”고 기자들 앞에서 폭탄발언을 하면서 두 사람의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안 위원장이 신당창당을 추진하면서 ‘삼고초려’도 아닌 ‘십고초려’를 하면서까지 모시고 온 윤 의장과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에 대해 새정추를 잘 알고 있는 한 인사는 지난 1월말 불거진 ‘안철수 서울시장 출마설’이 단초가 됐다고 전했다. 내용인즉 지난해 1월 새정추 주변에서는 지방선거를 맞이해 안 위원장이 서울시장에 출마해 신당 창당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는 소문이 그럴 듯하게 돌았다.

사람도 조직도 모이질 않는 가운데 신당 창당이 요원해지자 윤 위원장, 김성식 전 공동대표, 이태규 새정치기획팀장의 합작품이라는 게 정설처럼 전해졌다. 물론 이에 대해 안 위원장은 “서울시장 선거 직접 출마는 생각해본 적도 없다”며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사실상 윤 위원장의 제의를 일언지하에 거절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새정추 측의 신당 창당은 ‘인물부재’로 난항을 겪고 있었다. 당장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 오거돈 전 부산시장, 김부겸 전 의원 등 친안인사로 지목되는 인사들이 모두 안 신당에 참여하는 데 난색을 표출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조직도 인물도 없는 상황에서 신당 창당 시점은 다가오지만 창당 동력은 점점 더 빠지고 있었다. 결국 안 위원장은 김 대표와 신당 합당선언을 하기 전 먼저 합당관련 ‘러브콜’을 보내야만 했다. 친노 주류로부터 압박을 받던 비주류 김 대표로선 ‘천군만마’를 얻은 격이었다.

대신 윤 의장을 비롯해 김 전 공동대표, 이 팀장은 안 위원장에게 물 먹은 셈이 됐다. 당장 김성식 전 대표는 ‘새정치와 결별선언’을 했다. 이 팀장은 10일 넘게 잠적했고 윤 의장은 안 위원장에게 ‘쓴소리’를 연이어 보내며 결별 직전까지 갔다. 한나라당 출신 3인방으로선 ‘합당’이 될 경우 안 위원장뿐만 아니라 자신들 역시 ‘팽’ 당할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강했던 셈이다. 이들 3인방이 꿈꾼 새정치는 ‘안철수 독자 신당 창당’이었다. 창당 동력은 안철수 서울시장 출마만이 가능하다고 볼 정도로 인물과 세가 부족해서 생긴 불가피한 합당인 셈이다.

mariocap@ilyoseoul.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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