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과 통합의 야당史
분열과 통합의 야당史
  • 박동규 한반도 미래전략연구소 대표
  • 입력 2014-03-10 11:12
  • 승인 2014.03.10 11:12
  • 호수 1036
  • 2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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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신당 성패, 화합적 융합이 관건

여야 변화 바람, ‘안철수식 새정치 경쟁’ 본격화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지난 3월2일 일요일의 충격, 민주당 김한길 당대표와 새정치연합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의 전격적인 통합신당 창당 발표는 현대 한국정치사에서 야당의 ‘전통적인 정치 생명력’ 보여준 것임을 부인할수 없다.새누리당은 아닌 밤 중에 홍두깨였고 ‘정치야합’,‘저급한 정치시나리오’,‘선거용 정치 뒷거래’ 등의 격한 비판을 퍼 부면서 분을 삭히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야권 지지층과 6·4선거시 야권표의 분산으로 새누리당에 어부지리와 들러리에 그칠 뻔 했던 야당에겐 뜨거운 대지를 적셔준 시원한 소나기였을 것이다. 특히, 여권이 화들짝 놀라 쏟아내는 통합신당에 대한 비난수위는 ‘저주성 비난’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니 통합신당의 위력을 결코 가벼운 것은 아닌가 싶다.

신당출번이 ‘새정치’가 아니라 ‘구태정치의 징표’라 비난하지만, 비난 속에서도 여권의 우려는 결국 눈앞의 현실이 되고 있다. 신당발표 후 각종 여론조사 등 객관적 지표뿐 아니라, 정치현장의 분위기조차 확연히 기대 이상의 지지율 상승 후폭풍을 동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합신당, 정치적 파급력 장담 일러

그러나, 통합신당의 ‘정치적 위력과 파급력’이 크지만, ‘전가의 보도’ 처럼 보이는 야권통합의 진로 또한 순탄한 것만 아니기에, 어느 누구도 지금의 정치상황의 고착을 장담하기엔 이르다 할 것이다.

지난달 말까지 여론은 새누리 40%, 민주당 15%, 새정치연합 18%의 흐름이 대체적인 지표였다. 이대로라면 하나마나한 선거라는 자조와 탄식의 나날이었다. 그런데, 창당선언 직후부터 실시된 여론조사는 새누리당 40.0%, 통합신당 34.3%(내일신문+디오피니언 조사,3.2), 새누리당 40.3%,통합신당 35.9%(중앙일보,3.2) 등 여야구도의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더 충격적인 것은 통합신당39.7%, 새누리당 42.9%(KBS)처럼 오차범위 안까지 추격한 결과도 나오고 있다. 통합신당의 효과는 확실히 선명한 여야 대결구도를 만들었으며 야권 지지층의 급속한 결속을 몰고 오고 있다.

맥 빠졌던 야권지지층은 확실한 자신감을 회복하고 ‘속속 집으로 다시 돌아오고 있다’ 는 것을 여론조사가 반증하고 있다. 정치현장에서도 ‘야권의 자신감 회복’은 확인되고 있다. 통합신당이 국민과의 약속인 기초선거 무공천 선언에도 불구하고 각 지역에서는 공천없는 기초단체장과 기초의회 출마자들에 대한 ‘자율적 후보단일화 교통정리’에 들어가면서 새누리당과 1:1 구도 만들기에 골몰하고 있다고 한다.

다음으로 통합신당의 후폭풍은 무엇보다도 기존 여야 정당의 ‘새정치 구현 경쟁’을 초래했다는 점이다. 새정치의 아이콘인 ‘안철수식 새정치’가 민주당에 흡수돼 소멸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민주당은 ‘안철수 새정치’와 경쟁하면서 수차례 ‘기득권 내려놓기 정치개혁 방안’들을 발표했다.

김한길 대표는 최근 첫 연석회의에서 “새정치를 추구해온 안위원장과 새정치연합 지지자들의 뜻이 통합신당에서 최대한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도 했다.
여당도 ‘야합의 정치’라고 비판했지만, 결국 새정치를 표방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 파기에 대한 사과 필요성이 제기되고. 국민경선제 도입과 더 나아가 제주에 원희룡,인천에 유정복행안부장관,경기에 남경필의원 등의 긴급 투입을 통해 선거 흥행판에서 밀리지 않겠다며 일전을 대비하고 있다. 이 역시 어쨌든 통합신당으로 인한 새정치 공세에 대한 ‘새누리당의 살기위한 변화의 모습’인 것이다.

또 통합신당의 파급력은 선명한 선거구도를 만들었다. 야권의 결집 뿐아니라, 새누리당의 결집으로 유권자들의 선택의 기준을 명확히 한 것도 ‘예측 가능한 정치’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통합신당의 위력과 파괴력에도 불구하고 통합신당은 한국 야당정치사에서 반복되어온 사례 중 하나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민주당 지지율의 정체와 새정치 안철수의 등장, 그리고 분열된 야권 지지층…결국 기초선거 공약폐지 약속이행을 대의명분으로 통합하여 단숨에 집권여당과 대등한 게임을 하게 된 지지율 급상승은 인위적 정치구도 재편의 결과임을 부인할 수 없다.

대선 48% 반대 목소리 깨울 수 있나

다시말해 민주당과 새정치연합 안철수 역시 ‘독자적인 노력과 정책경쟁’으로 국민의 지지를 받아 급상승 시킨 지지율이 아니라는 점이다. 통합신당의 성공적 미래는 아직은 장담할 수 없는 선거결과에 의해서도 판가름 날 수 있겠지만,사실은 그 과정이 더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다.

위기의 핵심은 현재의 지지율은 아직 견고하지 않은 지지층과 새정치를 염원하는 국민들의 ‘한시적 위임 지지율’ 일 수도 있다. 특히나, ‘안철수식 새정치’가 갈 곳을 헤 메일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구태정치의 양상’이 표출되는 순간 ‘위임 지지율’은 언제든지 철회될 수도 있다.양측의 기계적,양적 결합만이 아닌 진정한 ‘새정치의 용광로’에 화학적, 핵 융합적 결합과 정신이 녹여져야 굳은 지지율로 정착될 것이다.

6·4선거에서 꽃놀이패를 예상했던 여당이 통합신당 출범을 앞두고 ‘저주에 가까운 정치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현대 한국정치사에서 야당의 역사는 이합집산과 분열과 통합의 반복된 역사가 생명력인 것을 어떻게 할 것인가? 때론 분열하고 경쟁하지만 선거에서의 승리와 집권을 위한 야당의 통합은 분명 ‘야당 승리사 역사의 교과서’ 이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한 것이다.

한국 정치지형이 기본적으로 강한 보수성에 기반 하지만, 국민들은 일당 독주의 정치를 용납하지 않았다.야당의 위기에는 ‘강력한 야당’을 키워왔고 때론 ‘희망 없는 야당’을 사멸시키기도 했다.

특히나, 박근혜 정권은 출범이후 분명히 127명의 제1야당이 엄연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소통과 타협의 정치’ 보다 철저한 ‘무시와 외면의 정치’로 야당을 ‘고립무원의 길’로 몰고 갔다는 비판에 직면해 왔다. 대선 절반 이상의 지지로 승리했지만, 반대한 48%의 목소리는 지금껏 잠재돼 있었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통합신당의 성패 역시 이들의 존재감과 자신감의 회복으로 이어질 지가 관건이다. 잘했던 못했던 지지율 15%와 18%로 양분된 고립무원의 야당이 새정치를 내걸고 뭉치는 것은 곧 야당의 생명력이자 생존법칙이라 받아들여야 한다.

이제 정치권은 새정치를 함께 경쟁할 일이지 탓할 일은 아니다. 이미 ‘안철수의 새정치’는 여야 정치권의 경쟁력의 기준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 아닌가.

<박동규 한반도 미래전략연구소대표> 

박동규 한반도 미래전략연구소 대표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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