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이범희 기자] 태양광 사업 부진으로 갈 길 바쁜 OCI가 이우현 사장의 자사주 매각으로 돌발악재를 만났다.
9일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 사장은 지난달 25일 ‘시간외매매’를 통해 1주당 20만2500원에 총 9만4500주를 팔았다.
이로 인해 이 사장의 지분은 0.5%(12만251주)가 됐다. 이 사장의 자사주 매매는 2008년 7월 이후 약 5년8개월 만이다. 이 사장은 이번 거래로 191억원을 현금화했다. 이를 두고 오너일가의 자사주 매각을 '주가고점 신호'로 분석하는 투자가들이 늘고 있다.
과거 원양수산업체 동원수산의 왕기철 대표와 일가족 5명은 지난 1월20~22일 1만2200~1만3650원에 26만5200주(7.02%)를 팔은 직후 (지난달 25일) 동원수산의적자전환 소식이 알려지면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현재 주가는 8660원까지 하락한 상태다. 이 같은 전례 탓에 이번 이 사장의 행보도쉽게 이해되지 않는다는게 업계의 시선이다.
이는 다른 오너기업들이 자사주를 사들여 경영권 확보에 나선것과도 반대되는 행보여서 이례적인 평가다. 특히 OCI일가는 형제간 계열분리를 통해 후계구도 완성을 코 앞에 둔 상황이여서 이 사장 행보에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
일각에선 이 사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검증도 입방에에 오르내린다. 업계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2조9555억 원으로 전년 3조2185억 원보다 8.2%감소했다. 영업이익도 전년 1548억 원에서 지난해 993억 원 적자로 전환됐따.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도 127억 원 흑자에서 지난해에는 2856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2009년 사명을 동양제철화학에서 OCI로 바꾼 이후 첫 적자전환을 기록한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 국세청에 3000억 원대의 법인세 추징금을 납부하면서 영업외 손실이 발생해 순손실 규모가 커진 점도 악재로 작용한다.
OCI는 2008년 인천 소채 공장 부지를 개발하기 위해 자회사 'DCRE'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감면받은 세금이 적절치 않다는 국세청의 판단에 따라 3084억 원의 추징금을 부과받았다. 이 금액은 자기자본의 8.6%에 해당하는 규모로, 현재 OCI는 분할납부를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3월 주총을 통해 사업총괄 부사장직에서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한 이 사장의 행보가 또 다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