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적인 석학 노엄 촘스키(85) MIT 교수가 지난 3일 해외한인시민단체인 정상추(정의와 상식을 추구하는 시민네트워크)의 뉴스사이트 ‘뉴스프로’ 창간 기념 인터뷰에서 "한국 민주주의가 퇴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26일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일제 식민지의 아주 비참한 경험과 무시무시한 한국전쟁을 겪은 한국이 놀랄만한 민주주의를 성장시켰지만 지금은 민주주의가 퇴보하고 있다"며 "퇴보를 보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라고 전했다.
노암 촘스키 교수는 대통령 취임 1주년을 맞아 한국의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 "역사는 항상 똑바른 길로 가지 않는다. 국민이 방심하고 게을렀기 때문에 이러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권력과 맞서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아주 오랜 동안 독재체제에 있었지만 1980년대 민중의 투쟁을 통해 놀랄 만한 민주국가를 만들었고 문화적으로도 놀라운 발전을 이뤘다. 전세계 젊은이들에게 문화의 아이콘이 되기도 한 나라에서 강정마을 해군기지, 쌍용자동차 해고, 이석기 내란 음모 사건, 철도 민영화 반대 파업 사건이 벌어진다는 건 정말 불행한 일이다"라고 언급했다.
또 국가기관 대선 개입과 관련해 "이 문제에 대해 독립적인 판단을 할 정도로 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지는 않지만 국가 기관이 선거에 개입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매우 부적절한 일이다. 이건 범죄"라고 주장했다.
민영화 문제를 신자유주의 시대의 대표적 산물로 본 그는 “국민의 복지에 대한 책임을 정부는 민간으로 전환하는데, 민간은 복지에 관심이 전혀 없다. 그들의 관심은 복지가 아니라 이윤에 있다”며 미국을 예로 들었다.
또 지난해 12월 "정부의 노동자 탄압에 대한 저항과 한국 노동자들의 인권을 수호하기 위한 노동자들의 총파업을 지지한다"는 서한을 발송한 것에 대해 그를 공산주의자로 보는 시각이 있다는 의견에 대해 "러시아에서 총파업하는 것을 본 적 있는가? 러시아야말로 공산국가 아닌가? 대부분의 국가에서 총파업은 정상적인 행위다. (파업 비난은)독재 권력이 민주주의와 자유를 막으려 시도하는 방법의 일부다"라고 반박했다.
촘스키 교수는 쌍용차 파업에 관한 인터뷰 도중 쌍용차 노동자들이 판결받은 벌금 47억원을 국민들이 4만7000원씩 내주자는 운동을 소개받았다. 이에 47달러 현금이 담긴 봉투를 건네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는 자신의 저서 중 한 권에 '쌍용 노동자들께. 노엄 촘스키'라고 서명한 뒤 전달을 부탁하기도 했다.
한편 정상추는 "촘스키 교수 인터뷰를 창간 기사로 소개한 것처럼 앞으로 '뉴스프로' 사이트에서 외신 번역과 다양한 외국의 진보 인사들과의 인터뷰 등 자체 생산하는 기사들을 선보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조아라 기자> chocho621@ilyoseoul.co.kr
조아라 기자 chocho62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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