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는 지난 21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에서 144.19점을 받아 전날 쇼트 프로그램 74.92점을 합쳐 합계점수 219.11점을 기록하며 러시아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에 이어 2위로 경기를 마감했다.
경기 후 김연아는 자신의 경기력에 점수를 매겨 달라는 질문에 “120점”이라며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체력적, 심리적 한계를 많이 느꼈는데 이것을 다 이겨내고 했다는 점에서 100점 만점에 120점을 주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또 “1등은 아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보여 드릴 수 있어서 기분 좋고 또 감사드린다”며 “쇼트 프로그램과 프리 스케이팅 모두 큰 실수 없이 준비한 대로 다 보여줘 만족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경기를 마친 뒤 무슨 생각이 들었느냐는 질문에 “‘이제 끝났다’는 생각만 들었다. 너무 힘들어서 빨리 지치고 힘들었는데 끝까지 쓰러지지 않고 해서 기쁘다”고 그간의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금메달은 중요하지 않았다. 금메달보다 올림픽 출전에 의의를 뒀다”는 말로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로써 김연아는 19년간 피겨인생의 마침표를 찍게 됐다.
1995년 첫 피겨스케이팅을 시작했던 김연아는 12살이던 2002년 트리글라프 트로피 노비스(10 ~15세) 부문 우승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이어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과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한국선수 최초로 정상에 올랐다.
시니어 무대에서 그는 독보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세계 정상에 올랐다. 김연아는 그랑프리 시리즈 7회 우승, 그랑프리 파이널 3회 우승, 4대륙 선수권 1회 우승으로 상승세를 타더니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고 기록을 세우며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은퇴를 고민하다가 다시 복귀한 김연아는 이번 대회에서 올림픽 2연패를 목표로 도전했지만 아쉬운 은메달을 목에 걸며 아름다운 작별 인사를 했다.
한편 이번 피겨 여자 싱글 경기를 놓고 퍼주기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프리 연기에서 김연아는 예술점수에서는 미세하게 쇼트니코바를 앞섰지만 기술점수가 문제였다. 완벽하게 연기를 마친 만큼 점프와 스텝 등 12개 기술요소 전부에서 가산점을 받았지만 전체적으로 낮았다. 김연아에게는 절반가량을 0점대 가산점이 주워진 반면 소트니코바는 모든 요소에서 1점 이상을 가산점을 받아 점수차가 벌어졌다.
결국 김연아가 심판진들의 편파적인 가산점에 농락을 당한 셈이 됐다.
이에 대해 외신들도 클린 연기를 펼친 김연아가 삐긋한 소트니코바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다는 사실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LA타임즈’의 빌 프라시케 기사는 자신의 SNS를 통해 “퀸 연아는 믿을 수 없었다. 거의 완벽했다. 소트니코바보다 더 나았다”며 “믿을 수 없다. 팬들도 미쳐가고 있다. 이대로 김연아가 사라진다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또 “러시아는 전날 아이스 하키 패배 이후 새로운 챔피언을 필요로 한 모양이다. 어떻게 1등을 한 선수가 완벽한 경기를 했는데 질 수 있는가”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미국 NBC방송의 2014 소치동계올림픽 공식 트위터는 피겨 여자 싱글 결과를 전하며 “김연아 은메달, 소트니코바 금메달, 코스트너 동메달, 결과에 동의하십니까”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이번 피겨 여자 싱글은 편파 판정이 절정에 다다르면서 소치 올림픽의 오점으로 남게 됐다.
todida@ilyoseoul.co.kr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