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인기 절정의 E양이 은퇴, 유학 운운하며 신문지면에 오르내릴 때였다. “나 E와 결혼하고 싶어. 그러니 당신 이제 그만 이혼해줘야겠어!” 놀랍지도 않았다. 언제 또 그 대상이 바뀔지 모르는 그였기에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도 않았다.(중략) 그후 E양은 TV를 떠나 캐나다로 유학을 갔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A는 지난 90년대 중반에도 재벌그룹 회장과의 열애설로 한바탕 곤욕을 치른 바 있다. 때문에 네티즌들은 소설 속에 묘사된 정황과 과거의 루머를 떠올리며 ‘E양은 탤런트 A’라는 공식을 만들어 냈다. 하지만 그녀는 “책 속의 E가 정말 나라면 난 이 자리에서 죽는다”며 격앙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다음은 30여분간 진행된 그녀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최 전 회장이 결혼하고 싶어한 E양과 관련, 당신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데 그 상황을 알고 있나.
▲주변에서 얘기를 전해줘서 알게 됐다. 인터넷에 들어가 봤더니 E양이 나라고 도배가 됐더라. 최 회장은 단 1분 1초도 본적이 없는 사람인데, 왜 이런 일이 있는지 모르겠다. 정말 그게(책속의 E양이 자신인 것이) 사실이라면 난 이 자리에서 죽는다. 우리 부모님을 걸고 맹세해도 한 점 거리낌이 없다.
-배인순씨의 자전소설 ‘30년만에 부르는 커피한잔’은 읽어 봤나.
▲집 근처 서점에 갔더니 아직 안 나왔더라. 신문기사 등을 통해 탤런트 E양을 어떻게 표현했는지는 대략 알고 있다. 배인순씨가 쓴 E양이 정말 나인지 궁금하다. 책을 쓰면서 나를 염두에 두었다면 최소한 E양 부분은 완전히 소설일 것이며, 창작된 소설이 아니라면 나 말고 다른 사람이 E의 주인공 아니겠는가.
-배씨에게 직접 확인해 볼 의향이 있다는 얘긴가.
▲배인순씨뿐 아니라 최회장이라도 만나서 내 결백을 밝히고 싶은 심정이다.
-소설을 본 독자들이 E양을 당신이라고 생각하는 게 무리는 없다고 보는가.
▲E라는 이니셜도 그렇고 캐다나로 유학갔다는 정황을 보더라도 “○○○ 아니야?”라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더라. 나말고 캐다나 유학을 다녀온 여자탤런트 E가 또 있나? 있으면 나에게 좀 알려 달라. 정말 이런 누명으로 더 이상 시달리고 싶지 않다. 만일 내가 최회장과 식사라도 한번 했다면 혹은 어디 행사장에서라도 마주친 적이 있다면 오해의 소지라도 있지, 이름도 얼굴도 몰랐던 사람과의 루머가 참으로 불쾌하다.
-과거에도 이와 같은 소문이 있지 않았나.
▲한 10년 정도 전에 어떤 기자가 찾아와서 최회장에 대해 물은 적 있다. 그때는 정말 그의 이름도 몰랐고 그가 그룹의 회장이라는 사실도 몰랐다.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나중에 아나운서와 결혼한다고 방송에 나오는 것을 보고 그가 누구인지 알게 됐다.
-캐나다로 유학가기 전에 있었던 루머에 대해 말해 줄 수 있나.
▲뭐 유학이라고 하긴 그렇고 1년 정도 어학연수를 다녀왔다. 27살 때까지 나는 열심히 일했었고 캐나다로 갔던 것은 3~4년 정도 쉴 계획을 갖고 떠난 것이다. 하지만 다시 활동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 일찍 귀국했다. 한참 활동을 하다 캐나다로 떠나니 별의별 얘기가 다 돌더라. 난 은퇴라는 말을 사용해 본 적도 없는데, 은퇴 어쩌고 하면서 온갖 루머가 만들어졌다. 모두 사실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냥 무시했다.
-이번 일은 어떻게 대처할 생각인가.
▲일단은 지켜볼 것이다. 주변에 자문을 구해봐도 책을 쓴 사람이 특정인을 지목한 것도 아닌 지금 상황에서는 별도리가 없겠다고 하더라. 분명한 것은 나는 책 속에 나와 있는 일들을 겪은 적이 없다. 때문에 E양과 무관한 것은 확실다. 또, 배씨가 책 속 탤런트 E에 대해 누구를 모델로 했다고 말한 것도 아니고. 처음에는 화가 많이 났지만 ‘내가 아니면 그만이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계속해서 내 이름이 거론되고 일이 더 커진다면 법적조치를 비롯해 모든 방법을 강구해 잘못을 바로 잡을 것이다.
이효순 boom26@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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