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전국 조폭 지도-3 경기도
[기획취재] 전국 조폭 지도-3 경기도
  • 오두환 기자
  • 입력 2014-02-24 11:28
  • 승인 2014.02.24 11:28
  • 호수 1034
  • 1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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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개파 900명 ‘이권 다툼’ 작업조 통해 폭력 일삼아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조직이 활동하는 지역이다. 경찰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현재 경기도에는 청하위생파, 중앙훼미리파, 남문파, 역전파, 북문파 등 총 31개 조직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하위생파와 중앙훼미리파는 평택, 남문·역전·북문파 등은 수원을 근거지로 활동하는 조폭들이다. 이들 조직의 총인원은 약 900명에 육박한다. 경기도 조폭들은 서울과 인접하고 있어 서울지역 조폭들과의 다툼이 잦다. 다양한 이권다툼은 물론 서로의 조직을 흡수하기 위한 생존싸움도 치열하다. [일요서울]에서는 인천, 서울에 이어 경기도 조폭들을 규모, 특징, 범죄유형 등에 대해 알아봤다.

지역 고등학교 일진 관리하며 조직원 양성
보도방·게임방·유흥업소 보호비로 자금 모아


경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기도 조폭 규모는 2010년 25개 계파, 865명에서 2012년 29개 계파, 898명으로 증가했으며 2013년에는 31개 계파로 조폭조직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전국의 조폭들이 줄어드는 추세인데 반해 경기도 지역은 조폭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경기도 조폭 증가는 경기 남부권이 관할구역인 수원지검이 파악하고 있는 조직폭력단체와 수괴급 조직원 수를 확인해 봐도 한눈에 알 수 있다. 수원지검은 현재 22개 계파와 두목, 부두목, 행동대장 등 수괴급 조직원 68명을 관리하고 있다. 이 수치는 전국 18개 지검 가운데 가장 많다. 서울중앙지검은 21개 계파 36명의 수괴급 조직원을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흥업소 갈취 줄고 폭력 행사 조폭 증가

조폭 조직이 가장 많은 만큼 경찰에서도 적극적으로 조폭 검거에 나섰다. 그 결과 경기경찰청은 2008년 1031명, 2009년 998명, 2010년 945명, 2011년 812명, 2012년 712명, 2013년 612명(상반기)의 조폭 조직원들을 검거했다.
검거된 조폭들의 수가 줄어들고 있는 이유는 경찰 문제라기보다 검거된 피의자들이 자신이 조직원임을 밝히지 않기 때문이다.
경찰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조폭의 폭력 행사 건수는 2008년 243명, 2009년 475명, 2010년 458명, 2011년 506명, 2012년 265명, 2013년 512명이다. 유흥업소 갈취 건수는 2008년 460명, 2009년 357명, 2010년 121명, 2011년 35명, 2012년 90명, 2013년 33명이다.

검거된 조폭들의 범죄유형을 살펴보면 지난 2008년에는 유흥업소 갈취가 폭력 행사 보다 많았다. 하지만 2009년부터는 폭력 행사 건수가 유흥업소 갈취를 앞질렀다.
폭력 행사 건수가 많아지면서 서민상대 갈취 행위 역시 2008년 151명에 이르던 것이 이후 73명, 129명, 60명, 1명, 2명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청하위생파 2007년 전국 최대 규모

평택을 근거지로 활동하는 청하위생파는 1987년 평택지역 유흥주점 물수건 납품업체로 출발해 경쟁 폭력조직들을 제압한 후 평택지역 주도세력으로 활동해 왔다. 2007년에는 조직원 수가 전국 최대인 76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2008년 유흥가 이권개입, 경쟁조직원 폭행 등을 저질러 온 혐의로 청하위생파 두목 김모(50)씨 등 16명을 구속하고 조직원 24명을 불구속 입건하면서 조직이 위축되기 시작했다. 당시 이들은 평택의 한 성인오락실에 난입해 오락기 60여 대를 부쉈고, 2006년 6월에는 평택역 주변 재개발사업 시행사에 “토지 매입을 해주겠다”며 3억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경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해 11월말 폭력조직 일제단속을 통해 2012년 6월부터 2013년 1월까지 평택 일대에서 ‘바다이야기’ 등 불법 사행성 게임장을 운영한 혐의로 청하위생파 조직원 이모(35)씨 등을 구속했다.
안성파는 고등학생 ‘일진’들을 선별해 뽑아 조직을 키워왔다. 이 조직은 2010년부터 고등학생 20여명을 가입시켜 조직원으로 관리해왔다. 지난해 검거된 안성파의 한 조직원은 보도방 영업망을 장악한 뒤 보도업자들로부터 보호비 등 명목으로 매달 20만~30만원을 받아 가로채거나 하부조직원을 종업원으로 고용하도록 한 뒤 매달 100만원 이상의 월급을 챙기기도 했다. 이 조직원이 챙긴 금액은 2007년부터 최근까지 34차례에 걸쳐 총 4000만 원이었다.

안성파의 고문 심모(52)씨는 폐기물 업체를 운영하기도 했다. 심씨는 폐기물업체 G환경을 운영하면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10억 원 상당의 법인자금을 횡령해 개인 부동산을 구입하거나 조직자금으로 사용한 혐의로 구속됐다.

송탄미군부대 인근 중앙훼미리파 활개

중앙훼미리파는 송탄미군부대 인근 작은 조폭세력이 뭉쳐 만들어졌다. 대부분 세금포탈과 보도방·게임방 업주들의 보호비로 자금을 모아왔다. 중앙훼미리파는 타 조직에 비해 잔인했다. 이들은 2005년 12월 ‘중앙훼미리파를 처벌해 달라’고 경찰에 진정서를 낸 윤모씨(44)에게 조직원 4명으로 구성된 살인조(작업조)를 보내 윤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했다.

조직을 탈퇴한 조직원에게는 경찰에 정보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납치를 하거나 둔기로 때려 장애인을 만들기도 했다. 또 하부조직원으로 영입코자 했던 박모씨(21) 등 송탄지역 고교 일진회 출신 8명이 조직 가입을 거부하자 인근 야산으로 끌고 간 뒤 둔기로 폭행하기도 했다.
수원에서 활동하는 남문파, 역전파, 북문파 등은 수원역의 상권을 장악하기 위해 치열한 다툼을 벌여왔다. 2007년 2월에는 역전파 조직원 박모(22)씨의 반지하방에 하모(22)씨 등 남문파 행동대원 10명이 들이닥쳐 박씨와 함께 있던 정모(22)씨 등 역전파 4명에게 10여 분간 흉기와 둔기를 휘두른 사건이 발생했다. 습격을 받은 역전파 박씨는 현장에서 숨졌으며, 정씨 등 3명도 중경상을 입었다.

경찰 조사 결과 남문파 행동대원들은 숨진 박씨 등이 방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 것을 알고 이른 아침을 노려 습격했으며, 방문을 열어주지 않자 창문을 깨고 들어가 난투극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이 있기 며칠 전 유흥가에서 역전파 조직원 6명이 조직을 이탈, 남문파에 가입한 문제를 놓고 남문파 조직원들과 말다툼을 벌였는데 남문파가 이에 앙심을 품고 습격했다

경기도는 타 지역에 비해 지역의 범위가 넓다. 자연스럽게 조직의 수가 많고 조직 활동도 활발하다. 그런 만큼 세력 간 다툼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부터 경찰에서 적극적인 단속을 벌여 조폭 세력이 줄고는 있지만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고 있다.
freeore@ilyoseoul.co.kr③ 

오두환 기자 freeor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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