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다양한 언론매체 시사만화가들의 작품을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는 ‘한국시사만화가초대전’은 지난 99년에 처음으로 펼쳐졌으며 이번은 두 번째 행사였다. 한국 시사만화를 대표하는 김성환 화백(국방일보: 고바우), 이홍우 화백(동아일보: 나대로 선생), 안백룡 화백(한국경제: 소오갈 선생), 안기태 화백(경북일보: 미스터 왜가리), 신경무 화백(조선일보: 조선만평), 조기영 화백(대한매일: 대추씨), 박상기 화백(서울경제: 박상기), 유영옥 화백(전 서울신문: 까투리 여사), 김을호 화백(한겨레: 미주알) 등 총 20여명의 시사만화작가들이 참가했으며 각 작가의 대표작품을 비롯해 이번 전시의 테마인 남북관계를 표현하는 카툰 등 160여점이 출품됐다.
과거 어둡고 암울했던 시절, 기사로도 다루기 힘든 사회의 그늘 진 부분을 붓끝으로 꼬집어내는 것이 바로 시사만화가들의 몫이었다. 이번 초대전을 통해서도, 아무리 길어야 네 컷을 넘을 수 없는 한정된 ‘공간’이지만 권력을 비판하고, 시대를 꾸짖어 국민의 답답함을 잠시나마 후련하게 해소시켜주려는 작가들의 마음과 노력이 고스란히 녹아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아울러 만화라는 재미있는 표현수단을 빌려 아무나 쉽게 끄집어 낼 수 없는 맹렬한 비판을 담아내는 그야말로 시사만화에서만 느낄 수 맛이요 멋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 시사만화가회 회장인 이홍우 화백은 “1900년대 초 탄생한 한국시사만화는 이 후 한국만화와 함께 발전하며 한국현대 만화의 근간이 됐다. 일제치하와 군사정권 등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사회의 거울 역할을 하며 그 시대의 여러 모습을 희평이라는 표현을 통해 담아왔다”고 전했다. 또 이화백은 “우리는 만화라는 테두리 안에서도 사회적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한편의 만화만평은 기사 만큼이나 영향력이 있는 사회적 커뮤니케이션 도구다”라고 덧붙였다.
김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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