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삼피아 인맥 대해부 “삼성의 힘이 중요자산”
재계 삼피아 인맥 대해부 “삼성의 힘이 중요자산”
  • 이범희 기자
  • 입력 2014-02-10 14:12
  • 승인 2014.02.10 14:12
  • 호수 1032
  • 2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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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ㅣ이범희 기자] ‘KT·SK·마사회’ 임직원 인사와 관련해 재미난 공통분모가 형성돼 있다. 다름 아닌 삼성맨이 영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매서운 칼날을 세우고 있는 황창규 KT신임 회장 선임과정에서 경합을 벌인 인물 역시 삼성맨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재계에 퍼진 삼성 인맥에 대한 궁금증을 더욱 키우고 있다.
실제로도 KT회장 후보로 정확히 어떤 인물이 면접까지 올라갔는지 알 수 없지만 대부분 삼성 출신이었다는 것이 KT 내부의 전언이다. 이번 회장에 내정된 황창규 후보자 이외에도 윤종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 및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 등이 최종 후보였던 것으로 알려진다. 내부 출신 후보자의 이름도 거론되긴 했지만 사실상 이들의 역할이 미흡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KT의 경쟁사이자 통신업계의 쌍두마차격인 SK의 임직원 인사에도 삼성맨의 활약은 두드러진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지난 3일 삼성전자 시스템LSI 반도체 사업부 기술개발실장을 지낸 서광벽 전 삼성전자 부사장을 미래기술전략 총괄사장으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AP가 대표적인 시스템LSI 반도체다.
앞서 지난달에는 임형규 전 삼성전자 사장을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ICT 기술성장추진 총괄(부회장)에 임명한 바 있다.
일각에선 두 사람의 스카웃을 두고 황창규 KT회장 견제용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삼성의 그늘막이 SK를 덮칠 것이란 전망도 솔솔하게 흘러나오고 있다.
언론에 크게 주목진 않았지만 이건희 회장의 비서실장 출신인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도 최근 한국 마사회 회장에 선임됐다. 낙하산 논란이 일었지만 큰 잡음 없이 안착해 또 한번 삼성의 힘을 느끼게 했다는 설이 힘을 얻었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재계에서는 박근혜 정부 후반에 삼성그룹이 KT를 인수할 것이란 소문이 파다하다. 황 후보자에게 그 역할을 맡기기 위해 삼성이 이번 KT 회장 선임 과정에서 물밑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설도 있다.
삼성은 향후 KT를 인수해 전자와 통신 사업을 동시에 가지고 가겠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는 추정이다.
이런 시각을 의식한 듯 황 회장은 후보자 시절 KT 사외이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는 이제 삼성과의 연(緣)은 끝난 사람”이라고 밝히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당장 시민단체 등에서는 황 회장 내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황 후보자가 삼성전자에서 오랫동안 몸 담아온 인물로 단말기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KT의 관계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통신사와 단말기 제조사는 매우 밀접한 사업적 연관을 가질 수밖에 없는데, 우리나라의 기간통신사인 KT와 글로벌 단말기 제조사로 발돋움한 삼성전자가 유착된다면 이는 관련 산업분야의 건강한 생태계에 치명적 악영향을 가져올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skycros@ilyoseoul.co.kr  

이범희 기자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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