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vs안철수 명분·세력 전쟁 시작됐다
민주당vs안철수 명분·세력 전쟁 시작됐다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4-02-10 10:03
  • 승인 2014.02.10 10:03
  • 호수 1032
  • 2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꽃단장하고 애인 찾아 삼만리”

[일요서울 | 홍준철 기자]연말 예산국회가 끝나고 설 명절을 거치면서 민주당과 안철수 새정치추진위원회 간 본격적인 선명성 경쟁에 들어갔다. 포문은 민주당이 먼저 열었다. ‘신주류’로 부상한 김한길 당 대표는 1단계 국회의원 개혁안을 발표한 데 이어 2단계로 제도 정비를 통한 국회 개혁안을 선보였다. 금명간 3단계로 정당 개혁안을 내놓으면서 안철수 측과 ‘새정치’를 두고 국민들의 심판을 받겠다는 복안이다. 반면 안철수 의원 측은 윤여준 전 장관을 새정추 의장으로 영입하고 김성식 전 캠프 본부장을 합류시켜 창당 작업에 돌입했다. 무엇보다 창당의 기본조건인 ‘명분’과 ‘세 확보’에 전력을 다하고 있지만 말만큼 쉽지 않은 처지다. 민주당과 안 신당측 간 존폐가 걸린 지방선거를 앞두고 양측이 곳곳에서 마찰을 빚고 있다.

- 김한길‘혁신안’ ‘세배투어’ 전통지지층 잡기
- 안철수측 “민주당 깨자” ‘집토끼’ 전력투구

6.4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측 간 ‘집토끼’를 잡기위한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을 벌이고 있다. 싸움을 건 측은 안철수 의원이고 선방은 민주당이 먼저 날렸다. 일단 안철수 의원이 먼저 ‘지방선거전 3월중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밝히면서 민주당을 압박했다. 지방선거전 신당 창당은 힘들 것이라는 정치권의 예상이 빗나가면서 민주당을 바쁘게 만들었다. 특히 민주당 당적을 가지고 있었던 김효석, 강봉균,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 등이 안철수 신당에 합류했거나 합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민주당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반면 안철수 측이 민주당뿐만 아니라 새누리당 소속 정치인들을 합류시킬 것이라는 기대감마저 없어지면서 민주당을 더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원희룡 전 의원이나 홍정욱 전 의원은 안 신당 합류에 부정적인 상황이고 한나라당 출신으로 민주당으로 넘어와 대구와 부산 시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김부겸, 김영춘 전 의원 역시 안 신당 합류와는 분명하게 ‘선 긋기’를 하고 있다.

김한길, “쇄신안까지 내놓았지만…”

이에 민주당 일각에선 “안 신당이 산토끼(새누리당 인사나 지지 세력)는 포기하고 집토끼(민주당 인사나 전통지지세력)부터 잡으려 한다”면서 “결국 민주당을 깨기 위한 것 아니냐”고 위기의식을 불러일으켰다. 한편 김한길 대표는 설 명절 전후 본격적으로 전국을 누비며 ‘민주당 자강론’을 강조하고 나섰다. 김 대표는 당초 설명절을 맞이해 4박5일로 세배투어를 나섰지만 미처 방문하지 못한 지역인 강원과 경북 포항, 울산, 부산를 추가로 일정을 잡는 등 바쁘게 전국을 누볐다.

김 대표는 버스 한 대를 전세해 부인인 탤런트 최명길씨와 함께 세배 투어를 서울에서부터 시작해 충북 청주, 전남 광주, 여수, 광양을 거쳐 충남 대전을 누비며 설 민심을 잡기 위한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했다. 김 대표는 2월2일 대전 국립현충원을 끝으로 1차 세배투어를 마쳤다. 이후 3일 김 대표는 바로 민주당 개혁안을 발표했다. 1차 쇄신안은 국회의원 기득권 포기를 중점적으로 다룬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불신을 풀어주는 데 중점을 두었다.

김 대표는 ▲ 김영란법의 제정 ▲ 국회의원 국민 소환제 도입 ▲ 국회의원 윤리감독위원회 신설 및 독립적 조사권 부여 ▲ 국회의원 출판기념회 회계투명성 강화 ▲ 국회의원 선물과 향응 경도금품에 대한 규제 강화 등을 내놓았다. 국민들이 ‘국회의원=특권 집단’이라는 비판을 불식시키는 데 방점을 찍었다.

특히 김 대표는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관련 “국내 공항 및 역사의 귀빈실 이용 등을 금지해 국회의원의 권한 외 특권을 내려놓도록 했다”며 “특히 의원회관의 활동 비용을 모두 공개해서 투명성을 강화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회의원이 높은 월급를 받는다는 일반 국민들의 비판 을 감안해 국회 내 세비 심사위원회를 설치해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세비를 책정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김 대표는 5일 당 대표 연설을 통해 2차 제도 정비를 통한 국회 개혁안을 발표했다. 대표적인 것으로 ▲ 상시국회.상시국감.상시예결위 추진 ▲ 만18세 미만 선거연령 조정 ▲ 부정.부패로 재보궐 선거 발생시 원인제공자의 소속 정당 공천 금지 ▲ 비례대표 국회의원 부정부패 의원직 상실시 의원승계 금지 등 파격적인 안도 내놓았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자강론’과 연이은 ‘쇄신안’ 발표에 대해서 정치권은 안 신당의 명분과 세력 다툼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안, 명분과 세에서 민주당에 안돼”

민주당 한 관계자는 “안철수 신당이 성공하기 위해선 두 가지 조건이 있다”면서 “하나는 명분이고 하나는 세력이다. 안철수 신당 창당 명분은 새정치다. 이를 잘 하는 민주당에서 새정치 관련 명분을 선점해 지지율을 빠지게 만들어 창당 동력을 약화시키려는 의도”라고 내다봤다. 기성 정치권을 ‘낡은 정치’로 규정해야 하는데 민주당이 먼저 새정치를 들고 나올 경우 안 신당으로선 더 센 쇄신안을 내놓아야 하는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또한 ‘사람 전쟁’에 있어서도 민주당에서는 아직 ‘미비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현재 안철수 측에 합류한 민주당 출신 인사로 김효석 새정치 공동위원장, 강봉균 전 의원 정도가 눈에 띈다. 윤여준 의장이나 김성식 전 진심캠프 본부장은 새누리당 출신에 기존 거론됐던 멤버이고 부산 시장 출마가 점쳐지는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아직까지 분명한 ‘합류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반면 안 신당 창당시 합류할 것으로 예상됐던 ‘6인회’ 소속 멤버인 정태근 전 의원, 김부겸 전 의원, 김영춘 전 의원, 원희룡 전 의원, 정장선 전 의원 등은 부정적인 입장이다. ‘6인회’ 멤버는 아니지만 이들과 친분이 깊은 새누리당 홍정욱 전 의원 역시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한때 경기도지사 후보로 안철수 의원 측에서 접촉한 것으로 알려진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 역시 거리를 두고 있는 형편이다.

이처럼 안 신당이 ‘새정치’와 ‘세’에서 민주당에게 밀리고 있지만 안철수 의원 측에서는 비관적이지만은 않다. 일단 안 의원은 2월11일 새정치 혁신안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효석 공동위원장은 “정직한 정치, 삶의 정치도 새정치중 하나다”며 “민주당처럼 뜬금없는 기득권 내려놓기 그런 차원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구체적으로 결선투표제(출마한 후보가 과반이 안될 경우 1, 2등만 놓고 재투표를 하는 제도로 헌법 개정사안), 중대선거구제로 개편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또한 2012년 대선당시 안철수 진심캠프에서 팀장을 맡았던 K씨는 “내용을 보면 신선하기보다는 정치권에서 개혁을 논할때마다 나왔던 사안”이라며 “문제는 내용이 아니라 실천의 문제”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 인사는 “민주당이 발표한 안은 바로 실천할 수 있는 게 없다. 모두 선언적 의미”라며 “대중들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서조차 실천 의지에 대해 의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민주vs안 정면대결 “대안세력 안이 승리”

그러면서 이 인사는 “과거 안철수 대선후보가 새정치를 발표하자 일반인들과 정치권에 영향을 준 것은 새로운 사람이 나타나 신선한 이미지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열광한 것”이라며 “그러나 민주당은 국회 개혁을 한 두 번 얘기한 게 아니라 이젠 국민들이 식상해하고 있다”고 평가절하했다.

또한 안철수 신당에 ‘세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k팀장은 “정치권이나 외부에서 신당에 거물급 인사를 자꾸 요구하는데 그것은 새정치를 하는 신당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런 거물급 인사가 없다”며 “안철수 의원 역시 ‘안철수=새정치=인물’을 어거지로 맞추다보니 자꾸 인물 영입에 삑사리가 나고 있다. 새정치 컨셉에 맞는 청년, 협동조합, 시민단체로 거물이 아니더라도 컨셉이 있게 인사를 영입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인사는 “안철수 신당이 민주당과 정면 대결을 할 경우 민주당보다 강점인 것은 바로 대안세력이라는 점이다”며 “안 신당이 박근혜 정권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세력이라는 인식만 넓게 퍼지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안 신당이 민주당에게 승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mariocap@ilyoseoul.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