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성녀의 모노드라마 '벽속의 요정'이 이달 4일부터 16일까지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른다.
'벽속의 요정'은 한국근대사의 절절한 순간을 그리면서도 아버지와 딸, 남편과 아내의 이야기 속에서 희망과 가족애를 담은 작품이다. 특히 1인 32역을 맡은 김성녀의 호연과 한국적 음색이 돋보인다.
원작은 스페인 내전 당시 정권을 잡은 프랑코 장군 체제 하에서 30년 동안 벽 속에 몸을 숨기고 살아야 했던 남자의 생애를 그의 아내와 딸의 이야기로 그려냈다. 스페인 내전은 1936년 인민전선 정부가 수립된 데 대하여 군부를 주축으로 하는 파시즘 진영이 일으킨 군사반란이며 이 내란으로 30년 간 프랑코 장군의 독재가 이어진다.
하지만 각색된 '벽속의 요정'은 일제말기에서 90년대에 시대와 권력에 저항했던 한 남자의 이야기로 새롭게 탄생했다.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네 모습이 강조되어, 삶과 죽음에 대한 인류보편적 정서를 건드리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의 ‘벽속의 요정’은 원작자로부터 ‘또 다른 하나의 작품’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원작에는 이념갈등, 투쟁으로 인한 사회분열 등이 전면에 드러나 있는 반면, 한국 버전 ‘벽속의 요정’은 한국근대사의 절절한 순간을 그리면서도 아버지와 딸, 남편과 아내의 이야기 속에서 희망과 가족애를 발견할 수 있다.
<조아라 기자> chocho621@ilyoseoul.co.kr
조아라 기자 chocho62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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