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올림픽 숙명의 라이벌전…후회없는 승부 펼쳐라
소치올림픽 숙명의 라이벌전…후회없는 승부 펼쳐라
  • 김종현 기자
  • 입력 2014-01-27 13:24
  • 승인 2014.01.27 13:24
  • 호수 1030
  • 6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김연아 선수<뉴시스>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소치동계올림픽 선수단이 결단식을 갖고 금메달 4개 이상 종합 10위권에 들기 위해 결의를 다졌다. 특히 소치올림픽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둔 대회로 빙상종목 뿐만 아니라 비인기종목까지 선수 64명과 임원 49명 등 모두 113명의 사상 최대 규모로 참가한다. 선수생활의 마지막을 장식할 김연아 선수와 아사다 마오를 비롯해 금빛 메달을 놓고 벌일 치열한 라이벌 열전이 예상돼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한민국선수단은 지난 23일 태릉선수촌 내 챔피언하우스에서 2014 소치동계올림픽 대한민국선수단 결단식 행사를 갖고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특히 올해는 목도리 수여식을 진행하고 선수들의 가족, 친구 등이 일일이 국가대표 선수 이름을 부르며 응원하는 영상이 이어져 선수들과 선수 가족들에게 뜻 깊은 행사가 펼쳐졌다.

김정행 대한체육회장은 “역대 최대 규모의 선수단이 참가하는 만큼 자부심을 갖고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해달라”면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최국의 선수로서 매 경기에 열과 성을 다해 대한민국을 알리는 민간 외교관의 역할을 수행해달라”고 당부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결전의 날이 마침내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세계는 소치에서 수많은 스포츠영웅이 탄생하길 주목하고 있다”며 “바로 여러분이 주인공이 될 것”이라고 선수단에 힘을 실어줬다.

김재열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은 “여러분은 진정한 대한민국의 보석과도 같은 존재들”이라며 “누구보다 앞서 달리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며 올림픽정신에 따라 당당하고 멋진 승부를 펼쳐달라고”고 부탁했다.
또 그는 “빙상은 항상 성적이 좋았지만 이번에는 빙상 외 종목들도 선전할 것”이라며 굳은 각오를 전했다.
이처럼 소치올림픽 개막이 다가오면서 각국 선수단들은 승리를 위한 결의를 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금메달을 향한 열띤 경쟁을 예고하면서 그 열기는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선의의 경쟁으로 상승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라이벌 간의 대결은 올림픽의 또 다른 재미로 떠올랐다.

피겨스케이팅, 김연아 vs 아사다 마오와 떠오르는 신예선수

이번 소치올림픽의 하이라이트로 평가 받는 피겨스케이팅은 피겨여왕 김연아의 올림픽 2연패에 관심이 쏠려 있다. 특히 이번 대회를 끝으로 선수생활을 마감하게 되는 김연아(24)와 아사다 마오(24·일본)의 악연의 끝이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1990년생 동갑내기인 이들은 “상대가 없었으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것”이라며 주니어대회부터 성인무대까지 끊임없이 라이벌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지금까지 상대 전적은 김연아가 8승4패로 앞서있다. 더욱이 김연아는 밴쿠버올림픽에서 여자 싱글 역대최고점수 인 228.56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반면 아사다 마오는 자신의 최고점(205.50점)을 기록했지만 김연아의 벽을 뛰어 넘지 못했다.

소치 올림픽을 앞두고도 아사다 마오가 분발하고 있지만 김연아와는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아사다 마오가 주춤한 사이 김연아의 라이벌로 신예선수들이 거론되고 있다. 전미선수권대회에서 211.69점으로 1위를 차지한 그레이시 골드(18)와 유럽선수권 대회에서 209.72점으로 정상에 오른 리프니츠카야(15·러시아)가 떠오르는 샛별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외신들은 김연아의 라이벌은 4년 전 밴쿠버 대회의 김연아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 8일 AP통신은 “미국 선수 중 김연아에게 도전할 이는 없다. 다른 국가에서도 김연아를 위협할 만한 선수는 보이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남자스피드스케이팅 500m·1000m 모태범  vs 샤니 데이비스

▲ 모태범 선수<뉴시스>
남자스피드스케이팅 1인자인 ‘흑색탄환’ 샤니 데이비스(32·미국)는 2006 토리노에서 흑인최초 동계올림픽 개인종목 금메달을 딴 이후 소치에서 사상 첫 올림픽 남자 1000m 3연패 달성에 도전한다.

이에 남자 500m 올림픽 2연패를 노리는 모태범(25)이 승부수를 던졌다.

모태범은 “밴쿠버 1000m에서 데이비스에 밀려 은메달에 그친 한을 풀겠다”며 “내가 잘할 수 있는 초반 200m 구간을 빠르게 통과한 뒤 600m에서 앞선 채 마지막 바퀴만 버티면 승산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그 체력을 만들기 위한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각오를 전했다.

더욱이 모탬범은 지난달 8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월드컵 4차 대회 1000m에서 1분09초50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1~3차 대회 우승자인 데이비스를 2위로 밀어내며 메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여자스피드스케이팅 500m 이상화 vs 예니 볼프

▲ 이상화 선수<뉴시스>
지난해 세계신기록을 4번이나 갈아치우며 7연속 월드컵 금메달을 따낸 빙속여제 이상화(25)는 사실상 맞수를 찾기 힘들다.

대다수의 관계자들은 이미 이상화가 금메달을 이미 따 놓은 당상이라는 전망을 내놓을 정도다. 하지만 이상화는 원조 세계기록 제조기였던 예니 볼프(35·독일)에 대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이들의 악연은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여자 500m는 볼프의 독무대로 점쳐질 정도였다. 볼프는 2010-2011시즌까지 6년 연속 여자 500m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으며 절대 강자로 군림했다.

그러나 밴쿠버 올림픽에서는 처지가 뒤바뀌었다. 이상화가 폭발적인 질주로 생애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것. 당시 전 세계 모든 언론이 ‘이상화의 깜짝 금메달’이라고 평가한 반면 ‘볼프의 은메달은 그야말로 층격’이라고 전했다.

이후 이상화는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반면 도전자로 입장이 바뀐 볼프는 선수 생활의 황혼기를 보내고 있지만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저력을 과시하며 치열한 맞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볼프 특유의 치고 나가는 능력은 지금도 이상화에게 밀리지 않는다.

남자스피드스케이팅 5000m 이승훈 VS 스벤 크라머

▲ 이승훈 선수<뉴시스>
이승훈(26)은 밴쿠버 대회에서 첫 메달을 선사한 만큼 소치에서도 개막 다음날 5000m 경기에 출전해 메달을 노리고 있다.

경계대상 1호는 4년 전 5000m에서 코치의 사인 실수로 교차 규정을 위반해 금메달을 놓친 스벤 크라머(28·네덜란드)로 실수를 하지 않는 이상 크라머의 독주에 제동을 걸기는 힘들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에 대해 이승훈은 기록을 가파르게 단축시키며 메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소치로 이동하기에 앞서 프랑스 고지대인 퐁트 로뮤에서 훈련을 시작해 체력 단련에 집중하고 있다.

이승흔은 “고지에서 훈련하는 만큼 저지대로 내려갔을 때 수월한 스케이팅을 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 부분을 집중해서 훈련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크마러는 올 시즌 출전한 모든 월드컵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소치올림픽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그는 “밴쿠버에서 경험 덕에 우리는 소치에서 잘할 수 있을 것”이라며 “5000m와 1만m, 팀추월에서 금메달을 노리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여자쇼프트랙 심석희 왕멍의 불참으로  독주 예고

▲ 심석희 선수<뉴시스>
한국 여자쇼트트랙의 기대주로 떠오른 심석희(17)는 대표팀의 막내지만 명실상부한 에이스로 평가받고 있다. 소치올림픽을 앞두고 전세계의 이목은 심석희와 최대 금메달리스트인 중국의 왕멍의 대결에 쏠렸다.

하지만 왕멍이 부상으로 출전을 포기하면서 심석희의 독주가 예상돼 다소 긴장감이 떨어졌다.

왕멍이 빠지면서 단거리에 대한 메달권 진입도 가능성을 높이고 있어 500m를 시작으로 1000m, 1500m, 3000m 계주에 나서는 심석희가 한국 여자쇼트트랙 팀의 자존심을 세울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대해 심석희는 “계주에선 우리 팀에 유리해진 게 사실이다. 같은 선수로서는 안타깝지만 (왕멍 부상에) 신경 쓰지 않고 어떤 상황에서든 잘 할 수 있도록 준비 하겠다”고 밝혔다.

또 그는 “난 아직 (단거리는) 부족하다. 다른 스프린트 선수들에게 유리할 것 같다”고 겸손함으로 보였다. 하지만 전지훈련지인 프랑스 퐁트 로뮤로 떠나기에 앞서 “기술적으로나 체력적으로 모두 좋아져야 한다”며 “단거리 스타트가 느려서 그 부분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혀 단거리에 대한 욕심을 보이기도 했다.

남자쇼트트랙 빅토르 안 vs 찰스 해믈린

▲ 빅토르안 선수<뉴시스>
한국 남자쇼트트랙이 부진을 면하지 못하는 사이 러시아 귀화를 선택했던 안현수, 빅토르 안(29)이 제2의 신화를 준비하고 있다.

2006 토리노 대회에서 3관왕을 달성한 빅토르 안은 서른의 나이에 다시 전성기를 구가하며 남자쇼트트랙 정상을 노리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그의 경쟁자는 캐나다의 찰스 해믈린으로 단거리 주자로 알려졌지만 2013-2014시즌 남자 1000m와 1500m에서 세계랭킹 1위에 오르며 파란을 일으켰다. 또 남자 500m에선 빅토르 안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해믈린이 속한 캐나타대표팀도 메달가능성을 높여 조심스럽게 전관왕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반면 빅토르 안은 최근 끝난 유럽선수권에서 4관왕에 오르며 쇼트트랙 황제의 귀환을 알렸다. 특히 스케이팅 기술과 노련한 경기 운영 능력이 강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todida@ilyoseoul.co.kr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