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시대 핵심역량 어떻게 해석하나?
올해는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대한민국 증시를 대표하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7% 이상 큰 폭으로 밀렸다. 대한민국 경제의 아이콘인데다가 지난 4분기 실적 발표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의 급락이라 국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시가총액 2위인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상위 종목들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때문에 투자자들의 마음에는 한국 경제에 대한 짙은 불안감이 드리웠고 이는 올해 내내 투심을 짓누르는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등 주가 하락…투심 악화될 듯
기업들의 자세·태도 분석한 뒤 투자해야
새 정부는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국제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창조경제를 화두로 제시한 바 있다. 그 정확한 개념에 대해서는 여전히 갑론을박이 있으나 결국은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맞닥뜨린 문제에 대한 해법과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바로 창조성에 바탕한 핵심역량의 강화 혹은 새로운 성장동력의 확보가 될 것이다.
여기서 방점은 핵심역량의 강화나 성장동력의 확보가 아니라 ‘창조성에 바탕한’에 찍혀있다.
산업시대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가장 유효한 수단이 낮은 임금과 다량의 노동시간 투입이었다면 현재의 후기산업사회 혹은 정보 및 콘텐츠 시대의 핵심역량은 보다 더 창조적이고 유효한 정보의 제공이다.
과거 우리 기업들이 핵심사업과 별다른 연관도 없는 기업을 인수한 것은 당시의 시대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일면 타당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정보시대의 글로벌 우량기업들은 몸집불리기식 기업인수가 아니라 핵심역량을 강화하는 목적으로 기업을 인수한다.
애플이 아이튠즈를 통해 온라인 음원생태계를 평정하고 구글이 글로벌 차원의 인포메이션 서비스를 제공해 인터넷을 석권한 이후 이들 기업이 걸어간 자취를 보면 더욱 명확하다.
인터넷 검색의 강자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한 것은 일반인의 눈에는 의아하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통신시장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고자 하는 구글의 전략과 의지가 녹아있고 그 중심에는 안드로이드라는 모바일 운영체제, 즉 소프트웨어가 자리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노키아 인수 역시 구글과 동일한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이 길은 이미 애플에 의해 성공적으로 다져진 길인 것이다.
이미 진부한 이야기지만 위기는 위험인 동시에 기회이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그로 인한 자산디플레이션은 새해에도 꾸준히 이어질 것이고 천문학적 규모로 확대된 가계부채로 말미암아 내수 역시 위축된 상태로 경제는 정부의 기대만큼 활력을 보이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그간 글로벌 유동성의 최대 공급처였던 미국의 출구전략 실시는 대한민국을 비롯한 신흥국에 몰려들었던 유동성의 환류로 이어지고 이것은 다시 신흥국 금융시장의 혼란을 불러올 것이다.
지극히 유동적이고 위태로운 글로벌 경제 환경 아래 올 한해 우리 기업들의 전략적 선택에 따라 대한민국의 경제는 위험에 처할 수도 있고 도약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그 선택의 중심에 창조성을 기반 으로 하는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그리고 고객지향의 경영철학이 있어야만 함은 명확하다. 창조성이 결여된 기업, 고객눈높이에 맞추지 못하는 기업은 간단없는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고 그렇지 않은 기업은 부러움 속에 우뚝 서게 될 것이다.
올해 주식투자 전략은 앞서 열거한 위험에 대응하는 기업들의 자세와 태도를 분석한 뒤 그 자료를 바탕으로 세워져야 한다.
보다 창조적이고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기업들 위주로 포트폴리오가 재구성돼야만 한다. 자잘한 부침은 있겠지만 주식투자는 결국 시대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리는 대단히 전략적인 게임이기 때문이다.
전진오 굿세이닷컴 대표
전진오 굿세이닷컴 대표 ily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