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박시은 기자] 현대엠코(사장 손효원)가 시공한 ‘상봉 프레미어스 엠코’의 안전 문제가 여전히 매듭짓지 못한 것으로 [일요서울] 취재 결과 확인됐다. 앞서 지난해 말 ‘상봉 프레미어스 엠코’는 12㎏에 달하는 천장 마감재가 떨어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인명피해까지 발생할 뻔한 이 사고에 입주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고,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더욱이 당시 현대엠코는 ‘타일’이 떨어진 것이라 해명한 것과 다르게 천장이 떨어진 것으로 드러나 비난을 키운 바 있다. 현재 현대엠코와 주민들은 사태 해결을 위한 논의를 거듭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사태가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다는 불안감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신중한 협상 진행…불안감 여전
분양 홍보 적극…관리자는 따로
[일요서울]이 찾아간 상봉 프레미어스 엠코는 흥분이 가라앉은 모습이었다. 입주민들은 천장 마감재 추락 사고로 인한 강경 농성에 이은 협상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해당 아파트 입주예정자협의회(이하 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 입주민이 아이를 데리고 집에 들어가기 직전 신발장 위 천장마감재가 떨어졌다. 사방으로 유리파편이 튀었고 집에 있던 노모는 놀라 그 자리에서 엉덩방아를 찧었다. 다행히 간발의 차이로 큰 사고는 피했지만 총 3가구의 천장에서 마감재가 떨어지는 동일한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입주민들은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육안검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또다시 집 천장이 쉽게 떨어지는 문제점이 발생했지만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떨어진 마감재를 치우는 등 사건을 덮기에 급급했다고 주장한다.
이후 입주민들은 강성 농성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떨어진 자재가 마감재인지 타일인지를 두고 현대엠코 측과 공방전을 펼쳤다.

현대엠코 측에서 “현관 입구의 천장 쪽 타일 등이 떨어졌을 뿐이다”고 해명했다는 설이 제기된 것이다. 협의회에 따르면 현대엠코는 마감재 추락사건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떨어진 것은 마감재가 아닌 타일이라고 강력 항의를 했다.
마감재를 타일이라고 해명했다는 얘기가 들리자마자 입주민들은 떨어진 마감재 사진을 유명 포털사이트에 직접 올리면서 “이것이 타일로 보이냐”고 반문하면서 현대엠코의 거짓해명 의혹을 제기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떨어진 마감재는 유리로 코팅돼 있으며 무게가 무려 12㎏에 달한다. 길이 역시 어른의 키를 훌쩍 뛰어넘고 폭도 상당히 넓어 타일로 볼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이같은 추락 가능성이 엘리베이터, 주차장 등 건물 내부 곳곳에 있다는 점이다.
비상대책회의에 참석하러 가던 입주민 중 한 명은 50여 분 동안 엘리베이터에 갇히는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해당 입주민은 “6층 버튼을 누른 후 취소하고 다시 1층 버튼을 누르는 순간 엘리베이터가 멈췄고, 휴대전화는 통화권 이탈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 “비상벨을 눌러 경비실을 호출했지만 5~10분이면 온다던 관계자는 50여 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주차장은 외벽이 뚫려 있어 날씨가 추우면 쉽게 바닥이 얼어버린다. 어른 가슴팍까지만 올라온 외벽에는 유리막 등이 설치돼 있지 않아 외부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비나 눈이 온다면 그대로 새어들어 오는 구조인 것이다. 결국 최근에는 상봉 프레미어스 엠코에 거주하고 있는 딸네 부부 집을 방문한 노부부가 주차장 빙판길에서 넘어져 허리를 크게 다쳤다.
이밖에도 보일러 실외기실에 물방울이 맺히는 결로현상, 실외기실 문턱 안쪽 마감처리가 돼 있지 않고 구멍이 뚫려 있는 부실처리 등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상봉 프레미어스 엠코는 이미 입주 전부터 ‘허위분양 논란’에 휩싸인 바 있어 이번 안전사고와 관련해 더욱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입주민들은 “안전사고도 문제지만 현대엠코 측의 대처가 더 문제다”며 “지난해 건설업 윤리경영 대상에서 대기업부분 ‘대상’을 받았다면서 어떻게 이런 공사를 할 수 있나 싶다. 큰 실망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현재 입주민들은 입주민이 만족할 때까지 안전점검과 함께 재시공을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상황이 악화되자 현대엠코는 “타일이라 했던 부분은 우리가 발표한 내용이 아니다”고 해명했지만 아직까지 입주민이 올린 거짓해명 의혹 글이 게시돼 있어 석연치 않은 부분이 남았다.

상가건물 입점 두고
상인들과 갈등까지
이처럼 상봉 프레미어스 엠코 건물이 내부적으로 입주민들과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외부적으로는 주변 상인들과의 갈등에도 휩싸여 있다. 상봉 프레미어스 엠코 건물이 현대엠코의 애물단지가 된 셈이다.
상봉 프레미어스 엠코는 지하 7층, 지상 43~48층짜리 3개동의 전용면적 기준 497가구로 구성된 주상복합 아파트다. 상가건물 내에는 홈플러스가 입점해 오픈 이후 일일 1만여 명의 방문객이 다녀간다.
문제는 홈플러스 입점에 따른 주변의 우림시장 상인들의 반발이다. 근처에 위치한 우림시장은 1967년부터 시장형태를 갖춘 전통시장 12곳 중 하나다. 등록 점포의 수는 180여 곳이며 상인 수는 380명에 이른다.
이들은 이미 입점해 있던 코스트코, 이마트에 이어 홈플러스까지 들어서자 전통시장 상생을 외면했다는 주장을 제기하며 홈플러스 입점을 반대했다. 상인들은 홈플러스 개장에 반대하며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협상을 시도했다. 홈플러스 역시 상인들과의 갈등을 협상으로 해결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개장된 현재까지 양 측의 갈등은 명확하게 해결 되지 않은 상태다.
또 아파트 내부에서 발생한 안전문제는 상가건물에서도 동일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지만 오히려 분양 관계자들은 태연한 모습이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주변 상인들과 마찰도 없고 문제도 없다”며 “건물 역시 안전하다”고 안심시키기는 모습이었다.
현대엠코의 관계자는 “직접 분양에 나서고 있지 않다”며 분양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고 답변했지만 ‘선임대후분양’조건의 상가임대 분양 홍보활동은 현대엠코의 이름으로 다뤄지고 있다. 또 입주민들과의 갈등에 대해서는 “입주민과 서로 원만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며 “입주민 측에서 진행되는 사항이 확실해질 때까지 내용이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꺼리고 있어서 밝힐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입주민들 역시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확답할 수 있는 사항은 없다”며 조심스러워했다. 양측 모두 행여라도 협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결국 현대엠코와 분양사들이 벌여놓은 문제에 입주민들의 골머리만 썩고 있는 모양새였다.
박시은 기자 seun897@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