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붕 세가족? 새누리 지방선거 사령탑 시나리오
한지붕 세가족? 새누리 지방선거 사령탑 시나리오
  • 박형남 기자
  • 입력 2014-01-20 10:55
  • 승인 2014.01.20 10:55
  • 호수 1029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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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대표로는 안된다” 차라리 외부 인사로!

현지도부 임기 연장…‘황우여-최경환-홍문종’꼼수정치

[일요서울ㅣ박형남 기자] 새누리당이 지방선거 사령탑, 즉 ‘얼굴마담’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당내 일각의 조기 전대 실시 주장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비상대책위원회+선거대책위원회’의 양대 체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비대위 체제가 가시화되면서 5월 선출되는 차기 원내대표가 위원장을 맡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를 두고 친박-비박 간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잡음이 새어나오고 있다.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와, 영입을 통해 비대위원장으로 앉혀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해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한 당직자는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지방선거를 치르는 데는 한계가 있다. 누구를 지방선거의 얼굴마담으로 앉혀야 할지 좀처럼 갈피를 못 잡고 있다”며 골머리를 앓고 있다. 친박-비박 간의 보이지 않는 다툼으로 인해 섣불리 결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비대위원장 사령탑을 놓고 새누리당 내에서 다양한 시나리오가 가동되고 있다. 그 내막을 살펴봤다. 

새누리당 내부에선 지방선거 얼굴마담 선정을 놓고 세 가지 시나리오를 두고 옥신각신하고 있다. 조기전당대회가 불가능한 이상 현 지도부 임기를 연장해 최경환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을 맡느냐, 5월 원내대표 경선을 통해 신임 원내대표가 비대위윈장이 되느냐, 비대위원장을 영입하느냐. 이 중 계파간의 보이지 않는 알력이 일고 있는지라 어떤 시나리오를 가동할 지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최경환 바턴터치 홍문종

현 지도부 임기를 연장해 최경환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이 경우 친박계 위주로 공천이 편중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최경환 체제에 대한 당내 목소리는 현실성이 없다는 분위기다. 6월 임시국회에서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이 국회의장과 국회 상임위원회를 재구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임기가 끝난 원내대표가 실권을 행사한다”는 불만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반면 안정적 선거를 치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 새누리당 한 당직자는 이렇게 말했다. “황우여 대표는 국회의장을 하려고 한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당권도전을 선언했다. 홍문종 사무총장은 원내대표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황-최-홍 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이런 얘기가 나온 것이다. 최 원내대표는 지방선거에서 성과를 보여준 뒤 당권도전에 유리한 구도를 만들겠다는 계산이다. 홍 사무총장은 원내대표 경선이 뒤로 미뤄지면 경선에 참여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친박계가 지방선거 공천권과 재보궐 선거 공천권을 장악하기 위한 시나리오다.”

최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결론적으로 지도부를 새로 선출하느라 시간을 허비할 때가 아니라 현 지도부 임기를 연장하자는 것이다. 이럴 경우 지방선거와 7월 재보궐 선거에서 친박계가 공천권을 안전하게 행사할 수 있다. 

당내에선 현실성이 부족한 안을 주장하는 배후로 최 원내대표를 지목하고 있다. 서청원-김무성 의원 등 당권주자들이 건재한 이상 최 원내대표가 당권을 장악하는 것은 어림없는 소리라는 것이다. 따라서 최 원내대표 자신으로선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당권 도전에 유리하다. 지방선거 판세도 새누리당에 불리하지 않기 때문이다.

친박-비박 한판 붙자!

일각에선 신임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현실론도 나온다. 비박계 중심으로 “당헌·당규를 준수해야 한다”며 5월 원내대표 선거를 설파하고 있다. 친박이 공천권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견제하겠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비박계에서는 원내대표 선거를 기점으로 전면에 나서겠다는 얘기가 들린다. 지난 원내대표 경선에서 최경환 의원이 이주영 의원에게 신승을 한 전례가 있다. 7월 재보선 공천권을 친박에게 고스란히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비주류의 남경필 의원과 친박의 홍문종·이주영 의원 간의 대결 구도가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친박 내에서 홍 사무총장 카드는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다. 그는 지방선거 중진 차출설을 흘려 도마에 올랐다. 기초의원ㆍ단체장 정당공천 폐지 문제를 정치개혁특위까지 만들어 논의 중인 가운데 느닷없이 ‘기초의회 폐지’ 논란을 일으켜 당내 분란만 가중시켰다. 이로 인해 당내 일부 인사들은 “홍 사무총장이 원내대표를 접고, 선당후사의 자세로 경기도지사에 나가라”, “원내대표 가능성 없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친박 내 인사들조차 일부 외면했단 얘기도 나온다.

결국 비주류 남경필 vs 친박 이주영 간의 계파 대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비박계에서는 남 의원, 청와대와 친박에선 이 의원을 밀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돈다. 친박에선 이 의원이 대들지 않고 다루기 쉽고, 얼굴마담으로 적합하다. 또 막후에서 공천권을 행사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지방선거에서 이주영, 남경필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내세우기에는 무리가 있다.

서청원부터 이회창까지

원내대표가 선대위원장을 맡아 지방선거를 치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비대위원장 영입설’이 나온다. 지난 19대 총선에서는 비대위 체제를 박근혜 대통령이 이어받았다. 결과적으로 총선 승리와 함께 대권 도전에 성공했다. 새누리당으로선 그때의 추억을 떠올리고 있다.

이 때문에 여권 인사들은 “외부수혈을 하거나 당내 중진급을 비대위원장으로 내세워야 한다”고 말한다. 서울시장 차출설이 나오는 정몽준 의원, 부산시장에 출마하는 서병수 의원 등 당내 중진 인사들이 지방선거 후보로 거론됨에 따라 이를 컨트롤 할 수 있는 중진급 인사들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당내 인사로는 김무성, 정몽준, 서청원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당내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분위기다.

그 대안으로 이회창 전 총재가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한 당직자는 “‘부패 정치인’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그를 비대위원장으로 앉힌다면 ‘새누리당=부패정당’으로 다시 낙인된다”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반면, 외부인사로는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 안대희 전 대법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 역시 당에서는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그들은 당을 좌지우지 흔들려 하기 때문이다. 당사자들도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요소로 인해 당내 인사와 외부 인사를 각각 내세워 공동 비대위원장을 앉히자는 얘기도 나온다. 이 외에도 당 상임고문들이 중심이 돼 지방선거를 치르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7122love@ilyoseoul.co.kr

 

박형남 기자 7122lov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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