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수도권 김원태 기자] 경기 포천 소재 대진대학교가 냉난방 시스템 설치공사(약 30억 원 규모) 업체선정 과정에서 입찰 참가자격을 과도하게 제한, 특정업체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18일 관련업계와 대진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경 대진대는 'ESCO(Energy Service Company) 자금을 활용한 GHP(가스히트펌프) 냉난방시스템 설치공사 업체 선정' 입찰공고를 내면서 일본 업체인 얀마, 도요다, 산요, 미쓰비시와 국내 업체인 S사 등 5개사 제품으로 국한한다는 단서 조항을 달았다.
이에 국내에서 유일하게 GHP제품 자체 생산능력을 갖췄다는 L사는 기술력은 제쳐둔 채 특정업체를 밀어주기 위한 입찰 공고라며, 대진대측에 '입찰 참여 배제'에 대한 부당성을 제기하는 질의 공문을 발송했다.
L사는 공문을 통해 입찰공고 조항에 일본산 제품으로 사양을 제한한 것은 형평에 어긋나고, 국내 S사 제품도 사실상의 일본산이라며 유감을 표시했다.
또한 L사는 '당사 제품이 일본산 제품에 비해 우수한 성능 및 저렴한 가격', '품질에 대한 인증을 통해 조달청 납품실적 우수' 등을 들어 공정한 입찰참가 기회 부여를 요청했다.
그러자 대진대측은 '냉난방 시스템 구축을 위해 2013년 초부터 시장조사를 벌여 지난 6월 내부 위원회를 구성해 최종 GHP방식을 결정하고, 이를 토대로 GHP방식의 제품군 중 6월 현재 시장에서 많이 점유되고 있는 제품을 입찰 공고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회신했다.
대진대 측은 이어 '귀사 제품의 입찰 참여 기회 제공 요청은 입찰공고 전에는 검토할 수 있는 사항이었지만, 현재로서는 불가하니 양해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입찰 자격을 일본기업 4개사와 국내기업 1개사를 특정한 것은 납득이 안간다"며 "순수한 경쟁체제를 벗어난 것으로 특정업체를 겨냥한 처사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L사 관계자는 "자사의 GHP 냉난방기는 NEP(New Excellent Productㆍ신기술제품) 인증을 획득했다"며 "NEP 인증은 국내에서 최초로 개발된 기술이나 이에 준하는 대체기술을 적용한 제품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 기술표준원에서 부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 유일의 국산 GHP 제품이자 국내 최고 수준의 냉방 효율을 자랑하는데도 응찰 자체가 원천 배제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푸념했다.
이에 대해 대진대측은 "타 대학 등 수요조사와 전문가 의견 수렴 결과, L사 제품에 대한 검증을 할 수 없었다"며 "입찰 전에도 L사측에 자료를 요청해 확인했으나 실적이 미비한 것으로 판단돼 배제했다"고 말했다.
한편, 대진대는 지난 9일 일본 얀마 제품의 수입·시공을 맡고 있는 삼천리ES를 공사업체로 최종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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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김원태 기자 kwt4050@ilyoseoul.co.kr